강릉, 택시 '총파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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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택시 '총파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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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노동 15시간, 한달노동 300시간, 월 급여 60만원,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어

 
   
  ^^^▲ 총파업 기자회견지난 7일 낮 2시 전국민주택시노조 강릉분회는 강릉시청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었다.
ⓒ 김경목^^^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위원장 구수영, 이하 전국민택노조) 강릉분회가 7일 밤 12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국민택노조 강원지역본부(본부장 이상규)는 총파업에 앞서 낮 2시 강릉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납금철폐 △생활임금보장 △월급제임금협정을 사측에 요구했다.

이들은 또 오는 20일까지 3가지 요구사항이 묵살될 경우 △한국노총 산하 택시노조와 연대파업 △고속도로 점거 △준법운행 등을 불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심기섭 강릉시장은 "변해야 할 때가 됐다면 응당 변해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한 뒤 "금주 중에 택시 노동자들의 요구를 사용자측에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심 시장은 또 사측의 불성실 교섭과 관련 "사용자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나서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지시했다.

한편, 사용자측 노사협상 실무자 박형순(52, 창영운수)업무부장은 "시장 발언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박 부장은 또 "노조의 요구 수용하면 회사 도산할 수 있어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부장은 "지금 감정의 골이 깊어 당분간 냉각기를 보낸 뒤에 다시 협상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의 재정상태가 서로 다른데, 민주노총이 개입된 4개 노조와 공동교섭 한다는 자체가 모순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강릉 민주택시노조 '총파업'은 오는 9일 밤 12시로 예정됐다. 그러나 3차에 걸친 노동쟁의 조정이 7일 최종 결렬돼 파업이 앞당겨졌다.

'죽을 순 있어도 물러설 순 없다' '사업주와 맞장뜨자!'

이날 '총파업' 출정식에 앞서 구수영(45,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위원장은 "법에 보장된 우리들의 권리를 찾아 힘들고 지친 택시 노동자들의 생활고를 해결해야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구 위원장은 또 "택시 사업자의 불법행위를 묵인하는 것은 토착비리의 전형이라"며"강릉시청 공무원들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택시 사업자의 불법경영을 막기 위해 시민단체가 포함된 노사정 위원회를 구성해 현안을 해결하자"고 덧붙였다.

서성신(43) 파업대책본부장도 "십 수년간 빼앗긴 우리의 권익을 찾아 생존권을 보장받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본부장은 또 "더 이상 빼앗길 것, 물러날 곳 없다. 깡다구밖에 남지 않았다"고 피를 토하듯 발언했다.

한편, 민주택시 4개 노조 220여명의 노동자들은 낮 4시 시청을 출발 도심집회를 통해 강릉시민들에게 '총파업' 사실을 알렸다.

 

 
   
  ^^^▲ 한달임금 60만원 택시가 다 죽는다!
ⓒ 김경목^^^
 
 


13년 전 총파업 이후 처음 … 사랑 받는 아빠가 되고 싶다.

이날 도심집회 선두는 택시 노동자들의 생명줄인 '택시'가 220여명의 노동자들을 인도했다. 시청을 출발해 도심을 돌아 이곳까지 되돌아오는 시간은 약 2시간 가량. 기자는 잽싸게 택시에 올라탔고, 자연스레 오간 대화는 인터뷰가 돼 버렸다.

우연히 마련된 택시 안 인터뷰. 그들의 사연은 상식을 초월할 정도였다. 인터뷰에 응해준 노동자들은 창영운수 삼총사 이상도(39), 남철수(44), 김찬학(36)씨.

- 이전에도 총파업 있었나?
(김) 13년 전 총파업 이후 처음이다.

- 파업하게 되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지 않겠나?
(이) 시민들에게 우리가 파업한다고 말하면 대다수 시민들은 노조의 입장에 동의하는 등 반응이 좋았다. 우리는 거의 18시간 동안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어려운 현실 시민들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동감하고 지지를 보내준다.
반면 안하무인격 손님들도 있다. 그들은 우리가 한 달에 200∼300만원 벌어들이는 줄 알고 있다.
너무나 모르는 것이다. 우리가 하루 80∼90명 정도 태워야 사납금(창영경우12만3천원)을 채우는데, 16개회사 택시가 하루 700여대가 운행되는 현실에서 그 만큼의 손님을 태운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 택시 불친절하다고 하는데 왜 그런 것인가?
(이) 택시 불친절의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사납금 때문이다.
시에서 일년에 한 번 친절교육 하고 있지만, 1일 사납금 12만3천원을 다음날 새벽1시까지 회사에 입금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또 회사가 LPG지원을 38리터 해주는데, 이것만으론 턱없이 모자란다. 최소 50리터는 지급해줘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해 다들 자기 돈 만원을 들여 연료를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 모든 돈을 벌어야 하니 장시간 일하게되고, 그 만큼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데 어디 친절할 수가 있겠나! 그래도 아침엔 손님들에게 인사하며 친절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 임금은 어떻게 되나?
(이) 실제 봉급 50만원 채 안 된다. 요즘 같이 교통체증 심하고 자가용 증가로 인해 손님 줄어, 수입도 줄게 됐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택시요금 인상됐으니 사납금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젠 그게(사용자의 회유) 아니라는 여론 형성, 절벽까지 온 것이다. 50만원 정도 가져가는 사람 120명 노동자 중 60명(50%)도 안 된다. 그로 인해, 가정불화, 이혼 등의 가정파탄으로 이어지게 된다. 4인 가족 기준으로 50여만원으로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란 말인가!
아이들은 무능력 아빠로, 아내는 무능력 남편으로 바라보는 시선 너무나 속상한 일이다. 우리도 저녁에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

- 노동조건은 어떻게 되나?
(이) 이틀 일하고 하루 쉰다. 주44시간 노동 법적으로 보장됐지만, 우린 주 95시간 이상 노동하고 있다. 아침7∼새벽2시까지, 새벽5∼다음 날 2시까지. 그러나 이것 같고 먹고살기 힘들다. 1시간에 만원 벌면 많이 버는 것이다. 보통 8∼9천원 벌어들인다. 사납금도 못 채운 사람들 태반이다. 그럴 경우, 자기 돈으로 채운다. 그 돈도 없으면 다음달 봉급에서 자동 가불 조치된다. 이틀 일하는 것 '한파스'라 불린다. 몸이 아파도 차는 운행해야 한다. 사실상 쉬지만 차 운행했기에 사측에 사납금 지급해야 한다. 지금의 택시 관련법 30∼40년전 만들어져 현실과 동떨어진 점 많다. 노동자의 권리를 표명하는 법은 하나도 없다. 사납금 줄이던가, 혜택을 주던가.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 죽을 지경이다.
어제(6일)는 낮2∼밤10시까지 20시간동안 한번도 차에서 내려본 적이 없었다. 9만3천원을 벌었다. 결국 3만원은 내 지갑에서 채워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합승을 안 할 수 있겠는가! 우리의 이런 현실 잘 아시는 손님들은 잔돈을 받지 않는다. 그럴 땐 너무 고맙다.

- 장시간 운전석에 앉아 있으면 여러 가지 병도 있을 것 같다.
(남)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 허리디스크, 변비, 위장병,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 요구하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김) 우린 전액관리제에 의한 '월급제'를 요구한다. 한달 246만원 입금하면 회사는 61만5천원(25%)을 임금으로 준다. 이것도 의료보험, 조합비. 조비(3개조 운영비), 단체보험 등을 제하고 나면 50여만원 정도 집으로 가져간다. 우리는 이 중 1백1십만7천원(45%)을 요구하는 것이다.

- 오래된 차도 있지 않나? 안전엔 문제없나?
(이) 차가 노후 돼 생명의 위협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다 시동 꺼진 일은 다반사다.
시민의 안전까지 위협받는 것이다. 택시는 5년까지 운행하도록 돼 있는데, 4년만 지나면 가스가 많이 나와 취하기도 한다.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김) 불안하다. 심적으로도… 10일날 월급날이지만 제대로 줄지 의문이다. 가장 급한 것은 '생활임금' 현실화이다.

 

 
   
  ^^^▲ 직무유기 강릉시청 사납금제 철폐하라!
ⓒ 김경목^^^
 
 

 

 
   
  ^^^▲ 총파업 출정식지난 7일 낮 2시 강릉시청 앞에서 민주택시연맹 강릉 4개 분회 노동자들이 생활임금개선을 요구하는 총파업 출정식을 치르고 있다.
ⓒ 김경목^^^
 
 

 

 
   
  ^^^▲ 현대판 노예제도 택시제도 개선하라!지난 7일 민주택시 4개 분회 220여명의 노동자들이 총파업 출정식을 마치고 도심집회를 나서고 있다.
ⓒ 김경목^^^
 
 

 

 
   
  ^^^▲ 부당노동 부당해고 노조탄압 중단하라!지난 7일 민주택시 4개 분회 220여명의 노동자들이 총파업 출정식을 마치고 도심집회를 나서고 있다.
ⓒ 김경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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