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 설명한 몇 줄의 이야기가 바로 진화이다. 진화는 목적성을 가진 것이 아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일 뿐이다. 환경에 따라 진화의 방향은 역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종의 능력을 퇴화시키기도 하고, 종을 더욱 연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진화에 대한 관념과는 달리, 진화는 목적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시시때때로 변화는 환경의 크고 작은 변화에 대한 종의 생존 경쟁일 뿐이다. 그래서 인간이 오늘의 문명을 이룩하는 동안 침팬지나 오랑우탄은 아직도 유인원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인간에게 가해진 진화의 압력이 인간을 도구의 사용과 직립으로 내몰았고, 그 결과 인간의 특정소인이 환경적 압력을 이겨낼 만큼 강해진 것이다.
직립과 도구의 사용. 이것은 우연한 돌연변이에 의해 이루어진 무작위적인 선택의 결과일 뿐이지만, 이 혁명적인 진화적 선택은 다른 많은 환경적 압력을 물리칠 수 있는 능력을 인간이란 종에게 제공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인간에게 가해지는 환경적 선택의 압력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인간은 지금도 끊임없이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같은 고산지대에 사는 인간들 중에서도, 티벳 고원에 사는 이들은 안데스고원에 사는 사람들보다 고지대에 더 잘 적응하고 있다. 티벳 고원에 인간이 정착한 기간이 안데스 고원에 인간이 정착한 기간보다 훨씬 길기 때문이다. 따라서 티벳고원에 사는 인간들 사이에 고지대란 환경적 압력에 알맞은 돌연변이가 더 많이 축적된 때문이다.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비율은 일정하다. 돌연변이는 목적성이 없다. 무작위로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비율의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따라서 종의 숫자가 많은 종이 같은 환경적 변화에서 살아남는데 유리하다. 인간은 60억이 존재하고 있다. 적은 수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종에 축적되는 돌연변이는 크고 작은 무수한 환경적 압력에 적응하기에는 충분한 크기가 아니다.
오늘날 인간의 삶의 결과로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은 인간에게 더 많은 적응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의 변화속도와는 무관하게 인간이란 종 내부에 축적되는 돌연변이는 일정하다. 그러면 앞으로 인간은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필자가 던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필자의 답은 이것이다. 돌연변이의 비율은 일정하다. 그러나 오늘날 인간은 빠른 속도로 서로 유전자를 교환하고 있다. 세계화에 따른 결과이다. 인류의 역사상 가장 빠른 비율로 혼혈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 인간의 눈으로 볼 때는 미미한 수준일지 모르지만, 인류의 역사라는 긴 안목에서 바라볼 때 오늘날만큼 빠른 유전자 교환은 있어본 적이 없다.
이 신속한 유전자 교환이 인간으로 하여금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히 적응할 능력을 부여해 줄 것이란 것이다. 돌연변이는 일정하게 발생하지만, 서로 떨어진 종들이 각자 축적한 돌연변이가 인류사이의 유전자를 통한 돌연변이의 공유에 의해 훨씬 빠른 속도로 환경에 대한 적응을 높여줄 것이다.
인류 중 많은 종류가 사멸할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유전자 교환을 통해 획득된 일부 돌연변이를 가진 인간의 종류는 급격한 환경의 변화에도 살아남을 것이다. 그것이 진화의 미래. 인류의 미래일 것이다.
그리고 인류의 종 내부에 축적된 모든 돌연변이를 다 동원하여도 적응할 수 없는 환경의 변화가 오면? 그때는 인류란 종도 사멸하고야 말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환경을 지켜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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