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그리고 정치와 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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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 그리고 정치와 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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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의 영역을 정치와 이념이 오염시켜선 안 돼
- 지구촌 건강을 위해선 백신에 대한 오해와 편견 버려야
- 백신외교라는 영향력 확대 중심, ‘나 먼저’ 의식 폐기해야
정치지도자들이 만일 백신 접종 노력을 방해하기 위해 숨겨진 이념과 소셜 미디어 오보 캠페인을 계속 허용한다면, 그들은 자국민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건강과 복지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정치지도자들이 만일 백신 접종 노력을 방해하기 위해 숨겨진 이념과 소셜 미디어 오보 캠페인을 계속 허용한다면, 그들은 자국민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건강과 복지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세계 각국 정부는 코로나19의 폭풍을 견뎌내고 있는 중이다. 그 치명적인 바이러스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시행할 수 없거나 실행하기를 꺼려온 수많은 정부들이 대유행 1년이 넘도록 여전히 재임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곧 바뀔 수 있다. 국가들이 이제 시민들에게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집단 면역에 도달하고, 마지막으로, 전례 없는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뒤로 밀쳐내고 있다.

전 세계의 정부들은 이 전염병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은 광범위한 백신 접종을 통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들은 202011월에 첫 번째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발표된 이후 가능한 한 빨리 자국의 국민들을 면역시켜야 한다는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빠른 대량 백신 접종은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국가에서 이뤄지지 어렵다는 것이 판명됐다. 그 중 많은 국가는 실용적이기보다는 정치적 또는 이념적으로 백신 접종 문제를 다루고 있다.

백신 생산과 유통을 둘러싼 부정행위로 인해 많은 나라들은 자국 국민들의 가장 취약한 부분조차도 면역할 충분한 백신 수량을 확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른바 백신 외교(vaccine diplomacy)’를 펼치며 자신들이 생산하거나 취득한 백신을 소프트파워 도구로 활용하려는 일부 국가의 노력은 백신을 접하는 사람과 접하지 못하는 사람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백신외교를 자국 발전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국가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다투며 세계적 영향력을 신장시키려 온갖 노력들을 쏟고 있다. 나아가 일부 사람들은 과학자들과 정치 엘리트들에 대한 불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으며, 특히 서양에서, 백신 거절의 물결(wave of vaccine refusal)이 증가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만약 광범위한 백신 접종에 대한 이러한 장애물들이 빠르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변종 바이라스들이 계속해서 출현하고, 신종 바이러스로 이미 270만 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갔고, 세계 경제를 황폐화시키면서 건강 위기를 연장하게 될 것이다.

만일 집단 면역(herd immunity)에 도달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면, 광범위한 정치적 불안정과 많은 실정으로 몇몇 정부들은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부자 나라와 백신 생산국들이 취하는 나 먼저(Me-first)’ 접근법은 단순히 백신 접종을 지연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백신의 효과가 거의 없는 변종 출현을 위한 넓은 길을 열어주는 일이 될 것이다.

영국에서 캐나다까지, 몇몇 부유한 국가들은 그들의 전체 인구를 몇 번이나 백신 접종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을 축적해 왔다. 지금까지 투여된 225백만 개의 백신 투여량 중 대다수가 소수의 부유한 국가에서 투여된 반면, 대부분의 저소득 및 중산층 국가들은 지켜보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Tedros Adhanom Ghebreyesus)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 접근 방식은 백신에 접근할 수 없는 지역에서 바이러스가 퍼지고, 변이하는 것을 허용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모든 곳에서 기존 백신의 효능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약회사와 서방 정부는 백신에 대한 특허를 포기하자는 제안을 차단하고 있어, 많은 저소득 및 중산층 국가들이 자국민에게 면역력을 주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부국들이 잉여백신 을 활용해 자국의 대외정책 어젠다를 강화하려는 경향도 백신 접종을 통해 글로벌 집단 면역에 도달하려는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

충분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고서도 세계 최초라는 명예와 그로 인한 영향력 확대를 꾀하려는 러시아의 백신, 역시 서방국가들이 자국민 우선방침으로 백신의 해외 유출을 방지한 틈새를 비집고 파고드는 중국, 아스트라제네카 등에서 백신을 생산하는 영국, 화이자, 모더나 등의 미국의 백신은 고고할 정도로 빈곤국 배포에 인색하다.

예를 들어, 최근에야 팔레스타인 점령 하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국제사회가 예루살렘을 수도로 인정하려는 현재의 시도를 지지하는 나라들에게만 수천 개의 투약량을 보냈다.

이른바 백신외교라고 불리는 매우 바람직하지 않는 행위는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그 대신 지구상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연관성이 낮고 취약한 국가들은 그들 스스로 방어하든지 말든지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남미의 브라질은 그 많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신종 코로나 자체를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듯 국민들의 건강은 국민 스스로 지키든 말든 하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행보를 하고 있다.

또 많은 나라에서 백신에 대한 망설임이 증가하고 있다. 면역력에 대한 심각한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 문제는 서양에서 특히 심각하다. 물론 한국에서도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의문이 많아 접종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서구의 논란에 비하면 매우 얌전한 편이다.

20211월 여론조사 기관인 칸타 퍼블릭(Kantar Public)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인구 40%, 미국 인구의 25% 이상, 독일 인구의 23%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확실히 혹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영국은 14%, 네덜란드 17%, 이탈리아는 12%로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그렇게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프랑스 시민들이 얼마나 백신에 대한 불신이 큰지를 알 수 있는 수치다.

이런 백신에 대한 불신이라든가 근거 없는 의혹 제기 등 소셜미디어(SNS)가 초래한 문화적 역행은 물론 정치와 과학 엘리트들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낮아져 온 결과이다.

소셜 미디어는 많은 사람들을 속여 권위와 정당성의 전통적인 벡터가 더 이상 사실을 해석하는 데 유용하지 않다고 믿게 했다. 역설적으로 정치인들과 정치적 과학자들의 일부는 자신들의 권위와 기득권 유지를 위해 소셜미디어를 십분 활용한 측면도 권위와 신뢰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정보는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전에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중재 필터(trusted filters of mediation)를 통과하지 않고, 대신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에게 즉시 서비스되고 있다.

해석이 필요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이념적 의제가 숨어 있다고 믿는 엘리트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사람들은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음모론, 가짜 뉴스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이러한 기술들이 제공하는 이념적 투명성에 대한 환상들이 정부 보건기관과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승인된 백신의 효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불신을 부추겨왔다. 그리고 예방접종 반대운동은 오랫동안 정치사회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대유행으로 인해 거대 제약사들과 정치 엘리트들의 행동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이 고조되면서 오랫동안 소셜 미디어를 사용해 메시지를 전파해온 단체들은 대유행을 종식시키기 위한 전 세계적인 싸움에서 중요한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서양국가에서 개발된 백신에 대한 편견은 세계적인 백신 접종 노력 앞에서 또 하나의 큰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 특히 서양에서는 서구 국가/기업이 개발하지 않은 백신은 어떤 것도 거부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편견은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바와 같이 이들 정부의 권위주의적 성격뿐만 아니라 여전히 지배적인 서구 우월주의(Western superiority) 이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국과 유럽 시민들은 단지 과학적인 증거에 상관없이 서양 백신을 우월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서양 백신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비록 중국과 러시아가 3단계 임상시험의 효능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2020년에 자국민에게 접종을 시작했기 때문에 정당한 우려가 제기되었지만, 이 백신들은 그 이후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것으로 입증됐다.

지난 2월 발간된 의학전문지 랜싯은 러시아 백신인 스푸트니크 V의 효능률이 91.6%에 달한다는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한편, 적어도 전 세계 25개국이 중국 백신 중 하나인 시노팜을 승인하고 투여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결과를 얻고 있다. 서양의 과학기술적 우위에 대한 이러한 신념은 너무 확고해서 더 이상 이념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서양 국가들은 그들의 인지된 우월성 인식으로, 백신 개발에서 비서구적인 성공을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수세기 동안의 식민주의와 냉전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 근거 없는 관념은 또 일부 비서구 국가들의 대중적 태도에 영향을 미쳤고, 현재 그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백신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만약 우리가 이 유행병을 끝내려면, 우리는 서구 우위의 숨겨진 이데올로기를 대량 백신 접종에 대한 중요한 장애물로 인식해야 한다. 확증 편향이 백신에 대해서도 적용된다면 대유행 차단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 비주류 정치 행위자들에 의해 마비된 정보에 대한 해석이 어떻게 대중을 안전하고 효율적인 백신에 대항하도록 만들고 있는지 인정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의 글로벌 프로그램인 코백스(COVAX)와 같은 이니셔티브는 국제 사회가 이러한 문제를 무시하거나 해결하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만약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빠른 속도로 세계 구석구석 백신을 접종한다면, 이 유행병을 넘어 더 이상의 인명 손실과 경제적 파괴를 피할 수 있다. 정치 지도자들, 특히 부유한 나라와 백신 생산국 출신들은 이러한 상식적인 사실들을 인식하고 실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치지도자들이 만일 백신 접종 노력을 방해하기 위해 숨겨진 이념과 소셜 미디어 오보 캠페인을 계속 허용한다면, 그들은 자국민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건강과 복지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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