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물러서면 역사의 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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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수, 물러서면 역사의 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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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 [손상대의 5분 논평]

“새로 임명된 민정수석 신현수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소임을 맡게 됐습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 민정수석으로서 임명된 신현수 민정수석은 국민에게 이렇게 첫인사를 했다.

이때만 해도 신현수 민정수석과 같은 시기 발탁된 유영민 비서실장은 문재인 정권의 마지막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판단은 인사권자인 문재인은 물론 민주당, 심지어는 조국이나 추미애도 그렇게 생각했을 거라 본다.

그런데 이런 예측이 한 달 반 만에 뒤집어졌다. 예상치 못한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표파동으로 이 문제가 이 정권의 뇌관이자 아킬레스건처럼 핵폭탄이 됐으니 문재인도 골치 아플 것이다.

내가 왜 문재인이 머리가 아플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누구보다 이 문재의 중심에 문재인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주연이 계속 바뀌고는 있지만, 누구보다 민정수석의 업무를 잘 알고 있는 문재인으로서는 이미 이 문제의 가두리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신현수 민정수석이 모든 것을 함구하고, 다시 그 자리에서 근무를 한다면 모를까 문재인으로서는 이 상태로의 신현수는 그야말로 핵폭탄인 것이다.

그러니까 곤혹스런 입장에 빠진 문재인에서 이 딱지를 떼어 내기 위해 청와대가 지금 안절부절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는가.

계속 스무고개를 한다. 신현수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다. 박범계가 신현수를 패싱하고 문재인에 직보했다. 아니다 이광철 비서관이 신현수를 패싱하고 문재인이 보고했다.

아니다. 박범계가 문재인까지 패싱했다. 박범계가 먼저 발표하고 사후에 문재인이 결재했다.

문재인이 사표를 반려했다, 그러나 신현수 수석이 사의를 굽히지 않고 휴가를 갔다, 휴가에서 돌아오면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다, 매일같이 아리송한 말들만 판을 친다.

왜 이렇게 여진이 오래가겠는가. 무슨 총리나 대통령도 아니고 청와대 수석비서관인데 말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한 사람의 거취에 관한 기사가 계속 이어지고, 이렇게 자세히 나오는 경우 나는 잘 보지 못했다.

일단 22일 어떤 식으로건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간부 인사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뒤 휴가를 떠나 ‘거취 숙고’에 들어간 신현수 수석이 현재까지는 22일 출근해 사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이 시간까지 신현수 수석은 아무 말이 없는 상태여서 문재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의를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가 판단해도 이런 엉터리를 보고도 신현수 수석은 사표 철회는 안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사표반려를 받아들이면 검사로서 자존심이 망가지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이 정권이 끝나는 날 신현수도 절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잘 아다시피 청와대 민정수석은 왕수석이다. 문재인과는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사람이다. 나중에 감옥을 가건 처벌을 받건 셋트로 운명을 같이 해야 한다.

더욱이 이 정권은 박근혜 대통령을 불법 탄핵시키고 적폐청산의 미명 아래 그야말로 숙청을 단행했다.

그런데 그런 잣대로 라면 이 정권은 몽땅 적폐의 칼을 맞아야 할 사람들이다.

울산시장 부정선거 의혹, 라임옵티머스 사태, 신라젠 사태,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김학의 전 차관 관련 문건 조작, 우리들병원 1400억대 불법 대출건, 남북평화쇼, 전방 허물기와 북한 퍼주기에 이르기까지 정권이 바뀌면 모조리 감옥 갈 사건들이 아닌가.

이걸 잘 알고 있는 신현수 수석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휴가를 끝내고 청와대로 돌아와 다시 업무를 본다는 것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그렇게 하겠는가.

일련의 과정을 보면 신현수 수석 사의가 촉발된 사건은 지난 7일 박범계가 자신과의 조율 없이 발표한 검찰인사가 핵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신현수는 민정수석 자리에 앉으면서 이 정권의 온갖 형편없는 짓들을 보게 됐고, 그러한 불만들이 차곡차곡 쌓여오다 폭발했다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신현수 수석에 그동안 보아 왔던 문재인에 대한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전 방송에서도 전해드렸듯이 문재인은 신현수 수석이 주장한 특별감찰관의 조속한 임명도 거부했고 공수처 개정안 관련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명박 정권의 사찰 문제까지도 만류했지만 안 들어 주었다는 것 아닌가.

결국 이런 불만들이 내제돼 있는 상황에서 박범계가 자신은 물론 문재인의 재가 없이 기습적으로 검찰 인사를 발표했고 문재인이 사후 재가했다는 일부 언론보도까지 나왔으니 열 안 받겠는가.

그런데 자세히 보면 청와대가 ‘신 수석과 조국 측 인사로 알려진 이광철 민정비서관과의 갈등설’도 부인하고 ‘대통령 재가없이 법무부 인사가 발표되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한다.

그렇다면 청와대 해명대로 해석을 해보자면 결국 뭔가는 ‘쌓여 온 불만’이 이 시점에서 폭발했다는 것 아니겠는가.

솔직히 인간관계만을 따진다면 신 수석과 문재인은 서로 간에 신뢰가 상당히 깊은 관계였다고 한다. 그런데 바로 이 신뢰가 신현수가 민정수석 자리에 앉으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신 수석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하면서 문재인과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문재인 정권에서는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을 했다. 대한민국 고급정보는 다 아는 자리가 국정원 기조실장 아닌가.

모르긴 해도 문재인은 언젠가 신현수를 민정수석에 앉히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성품상 정권 마지막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직접 전화를 걸어 수락을 받은 것이 아니겠는냐 이거다.

그것은 조국이 민정수석 자리에서 물러난 뒤 여러 차례 신현수가 민정수석 하마평에 올랐던 일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으로 봐서는 시기가 안 좋은데다 그동안 신뢰했던 신현수 수석이 이 정도로까지 나올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미 공직사회서는 신 수석이 뛰어난 업무 역량과, 합리적이고 겸손한 인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터라 큰 문제가 아니면 대체적으로 문재인의 말을 들어 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착각이었다. 문재인은 꼼수와 비합리적인 문제들이 오히려 신 수석이 모른 척 해주기를 바랬는데 그것이 쌓이고 쌓여 폭발해버린 것이다.

민정수석 출신의 문재인은 민정수석 복도 지지리 없다. 초기 조국을 시작으로 김조원에 이어 지난해 12월 31일 추미애-윤석열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종호까지, 이런 폐단을 막고 쇼이긴 해도 검찰과의 관계까지 개선해 볼 생각으로 김종호의 뒤를 이어 네 번째 민정수석 신현수를 임명했지만 불과 한달 반 만에 이런 사단이 났으니 자신이 봐도 한심할 것이다.

문제는 이게 한심함을 넘어 정권에 치명상을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도 성질 같으면 그냥 사표처리 해버리고 조국을 다시 데려오던지 아니면,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사람들 앉히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민정수석 한 사람 때문에 문재인까지 나서 만류하고 청와대와 법무부, 심지어 민주당까지 안절부절 하는 이유는 무엇이겠나.

문재인은 민정수석으로서 노무현을 보좌한 경험이 있고, 반대로 민정수석을 써본 경험도 있기에 누구보다 민정수석을 잘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럴까.

아무리 뜯어봐도 문재인 정권이 책잡힐 일이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것은 신현수 수석의 지난 이력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신현수는 2012년 문재인의 대선캠프에 몸담았고, 2017년 대선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리고 이 정권 출범 후에는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한데 이어 정권 말기기는 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한 것이다.

즉 신현수 수석은 누구보다 문재인의 가족사는 물론 이 정권의 속속들이를 가장 잘 아는 요직자리를 두러 거쳤다는 것이다.

국정원 기조실장 자리는 국내외 정보를 총 취합하는 자리고, 민정수석 자리는 국민 여론 및 민심 동향 파악, 공직·사회기강 관련 업무 보좌, 법률문제 보좌,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 핵심 요직이다.

특히 대통령 친인척 관리와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도 맡고 있을뿐더러, 수석 아래에 민정비서관, 사정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 법무비서관을 두고 있다. 막강한 자리 아닌가.

그런데 왜 이런 좋은 자리를 신현수 수석이 내치며 사표를 내겠는가. 한동훈 검사장 말다나 눈한번 찍 감으면 꽃길인데, 안 그런가까.

하지만 신현수 수석은 좀 달랐.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했고, 불의를 보고는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정권 사람들 모두가 문재인의 간신배가 되고 딸랑이가 되고, 욕받이가 됐지만 신현수를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나는 신현수 수석은 자신이 던진 사의를 되돌리지 않을 것이라 본다. 문재인도 돌려세우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신현수 수석이 노무현 정권에서 사정비서관으로 활동을 한 후 물러서면서 검찰로 가지 않고 변호사의 길을 택했던 것을 보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만 해도 변호사가 아닌 검찰로 복귀하면 승승장구가 예고된 상황 임에도 불구하고 신 수석은 전례를 따르지 않았던 것이다.

내 개인적인 판단이긴 하지만 지난 행동들을 볼 때 이번에도 이런 신념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 정권은 모르겠지만 우리가 보는 신현수라는 인물은 국민과 국가로 볼 때는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지금 보다시피 법무장관이 바뀌고,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했음에도 검찰 인사를 둘러싼 불협화음이 여전하다. 그기에 여권까지 검찰을 압박한다.

이미 이런 일련의 행동들은 이 정권과 민주당이 월성 1호기 원전수사 등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서, 검찰을 장악하려는 의도라는 것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데 이를 막아 줄 사람이 신현수 수석이기 때문이다.

보라, 민정수석도 반발하는 인사를 해놓고, 검찰에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고 하는 이 정권과 민주당, 그리고 법무부가 제정신이 맞는가.

나는 이러다 큰 사고가 터질 것만 같다. 자꾸만 노회찬, 박원순이 오버랩 됩니다. 이 정권에 맞서고 있는 인사들 진짜 신변보호 좀 해야 안 될까 싶다.

이게 단순 권력투쟁도 아니고, 자존심 싸움도 아니다. 바로 통치기구 안에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이 정권이 날아 갈 수 있는 모든 문제를 검찰을 공중분해 해서 막아 보겠자는 그야말로 이 정권의 명운이 걸린 전투인 것이다.

문재인이 가장 답답할 것이다. 문재인이 내막을 모른 채 검사장 인사안을 재가했다면 임기 후반기 권력누수(레임덕)가 심각하다는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그동안 문재인이 신현수 수석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여준 신임은 모두가 쑈를 위한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내 판단은 이번 사태는 조국 라인과 신현수 수석의 ‘권력암투’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을 보라, 검찰과 법무부와 전투가 언제부터 시작됐는가. 바로 조국사태 아닌가?

그러니까 ‘조국과 뜻을 같이하는 검찰개혁 강성파들이 자기들의 줄을 서지 않고 온건한 입장을 취한 신현수 수석이 보기 싫었을 것이기에 이번 검찰 인사를 빌미로 신현수 수석을 패싱하고 몰아내려는 작전을 구사한 것이 아니가 의구심이 든다.

이것은 박범계의 “왜 우리 편에 안서나”발언과, 친조국 성향의 민주당 김남국이 난데없이 이 일에 또 끼어들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태산 같은 모습으로 민정수석의 자리를 지켜주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당부한 것을 보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좌파들의 말 속에는 항상 프레임이 작동하고, 뒤통수를 치는 꼼수가 내제돼 있기 때문이다.

신현수 수석은 돌아오지 말고 밖에서 양심선언으로 싸워야 한다. 어차피 문재인은 쇼가 들통났기 때문에 당신 쳐낼 것이다.

만약에 그래도 돌아온다면 윤석열 총장, 최재현 감사원장 등과 함께 힘을 모아 이 정권의 거짓과 목숨 걸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

물러서면 바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엉터리를 보고도 비겁하게 피해버린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다. 국민들이 두눈 뜨고 똑바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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