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를 통해 미국에 협상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미국의 전직 관리들이 평가했다.
14일 VOA에 따르면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김정은은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며,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밝혔다”고 평가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김정은이 다양한 무기를 언급한 것은 개발을 원한다는 포부를 밝힌 것으로, 미국과의 협상의 문을 닫은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미사일과 핵실험 재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당대회는 국내용이지만, 미국에 보낸 메세지가 있다면 ‘북한은 무시당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만나서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힐 전 차관보는 다만 김정은의 당대회 발언을 통해 협상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읽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이번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미국을 ‘최대 주적’으로 꼽으며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1만5,000km 사정권 안의 명중률을 개선한 전략핵무기와 핵잠수함, 다탄두 미사일, 초대형 핵탄두 등 최첨단 무기 개발 계획을 공개하면서도 “강력한 국가방위력은 결코 외교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김정은의 당대회 연설이 주로 북한 주민들을 향한 것이지만, “나와 대화하자, 협상하자”는 미국에 대한 메시지도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외교를 원한다고 직접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새롭고 강력한 무기를 개발한다는 발언 자체에 내포된 메시지는 “우리와 협상하자, 우리에게 양보하지 않으면 무기 개발을 완성할 것이다”라는 것이다.
피츠패트릭 부차관보는 김정은이 여러 무기를 언급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관심을 받기 위해 역량을 과장하는 듯 보였다고 덧붙였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김정은은 비핵화와 경제 지원을 맞바꾸는 외교를 재개하는데 있어 바이든 정부의 제안이 무엇인지 들어볼 준비가 됐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대행은 김정은이 “미국과의 외교에 준비가 돼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주적”이라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은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조선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 발언이 긍정적인 신호라며 “김정은은 누가 미국 대통령이든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디트리니 전 차석대사는 미국이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김정은이 말한 데 대해 실망한다며, 그런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사는 “미국과 북한이 합의를 맺고 궁극적으로 관계 정상화와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하면, 소위 ‘적대 정책’으로 해석될 부분들은 즉각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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