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군부 의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라는 분석과, 섣부른 결론은 이르다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고 VOA가 7일 전했다.
6일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는 5년 전 열린 7차 대회에 비해 전국 각 조직 당 대표자 내 군인 대표는 719석에서 절반 가까이 준 408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핵심 당원 대표는 기존 786석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1,455석이었고, 행정경제 부문 대표도 423석에서 801석으로 늘었다.
당 정치 부문 대표의 경우 5년 전 1,545석보다 소폭 늘어난 1,959석에 달했다.
특히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직제를 폐지하고, 내수를 담당하는 민간 출신 박봉주 내각총리가 중앙군사위원으로 선출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통일부는 김정은의 군 장악력 강화 차원으로 평가하면서 “군 역할 축소와 함께 당의 역할이 강화됐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전우회(KDVA)회장은 6일 “군부 의석 감소는 김정은의 최우선 정책목표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같은 변화가 김정은의 권력구조 재편과 밀접히 연계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며, 당과 국가정책 시행에서 군부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자신은 핵 개발 추진 와중에도 김정은의 궁극적 목표는 처음부터 경제발전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당 대회에서 경제에 방점을 둔 발언과 인선 변화는 김정은이 새로운 길로 방향을 틀었음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말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또 김정은이 한정된 자원을 군부에 지나치게 투자해서는 더 이상 경제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 내 군부의 반대 목소리를 약화시키기 위해 영향력 축소를 단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아버지 김정일의 `선군정책’으로부터 이미 멀리 떨어져 나온 새로운 접근법이며,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노선과도 다른 접근법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브룩스 전 사령관은 밝혔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이번 당 내 인선 변화는 심각한 경제난 극복을 강조하고 있는 김정은의 발언과 연동해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군부보다는 경제관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군부에 힘을 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핵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핵 협상에서 쟁점은 항상 김 위원장이 제재 완화를 대가로 핵 동결 또는 감축을 받아들일지 여부였다고 말했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도 북한 내 군부 입지 축소에 따른 시사점에 대해 “김정은이 심각한 경제 압박에 놓여 있는 점은 자명하지만, 어떤 결론을 내리기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특히 당 내 군부의 입지축소는 선군정치에서 경제우선 정책으로 재조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지만, 북한의 핵정책을 포함해 현 시점에서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당 내 구성 변화가 반드시 군부의 입지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결론 짓기는 이르다며, 당 대회 직후 개최될 가능성이 있는 열병식 준비 상황을 사례로 들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현 단계에서 군부의 역할을 축소한 것은 미국의 새 행정부에 대화 의지를 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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