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의 큰 물결 '도하'를 도하할 묘수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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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의 큰 물결 '도하'를 도하할 묘수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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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영진 농림부 장관님 전상서

김영진 농림부 장관님!

무엇보다 장관님의 어깨를 짓누르는 과제는 내년 말로 바짝 다가선 '도하 개발 아젠다(DDA)' 일테지요.

2001년 11월 14일, 카타르의 수도 도하. 1995년 WTO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다자간 무역협상인 뉴라운드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지요.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 회원국은 2004년 말까지 세부협상을 거쳐 이른바 '새로운 세계무역 질서'를 창출하는 새 규범을 확정짓기로 돼 있습니다. 물론 적용일은 2005년 1월 초고요.

지금 국내 농·수·축산 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개방속도에 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특히 농업분야의 경우, 우리측 입장이 묵살돼 쌀을 비롯한 농산물 개방폭이 크게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농심은 노심초사하고 있지요.

당초 우리나라는 완전한 시장 개방을 막을 수 있는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시장접근 및 국내 보조금 항목에서 '실질적(substantial)'이라는 문구 대신에 '점진적(progressive)'이라는 표현을 넣어달라고 요구했지만 관철시키지 못했다지요.

게다가 중국이 WTO에 가입하는 바람에 국내 시장은 이래저래 운신하기가 힘겹게 된 상황입니다. 여기서 한 닭고기 전문업체 관계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십시오.

"정부는 축산업 가운데 계육(닭고기)산업이 그나마 국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중점 육성하고 있죠. 하지만 이 분야마저도 이미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 의 닭고기 수출국으로 부상해 국내 시장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가 살길은 무엇입니까?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겠지요. 미국 계육업체 '타이슨(Tyson)'처럼 덩치를 최대한 불려서 말입니다. 이 업체는 육류회사인 IBP를 인수·합병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축산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 않습니까.

김영진 장관님!

이제 긴장감이 맴도는 '요주의 지역'으로 발길을 옮겨보겠습니다. 여기는 쌀과 마늘, 고추, 참기름 등이 애물단지로 바뀌어버린 농가입니다. 현재 농산물의 평균 관세율은 67%입니다. 우루과이라운드(1986∼94)에 따라 2004년까지 62.4%로 감축하기로 돼 있는 터에 뉴라운드 선언문이 채택돼 더 좁혀질 운명입니다.

고율 관세품목인 마늘(372%)과 고추(279%), 참기름(651%) 등을 재배하는 농가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쌀은 어떻습니까? 재고누적으로 농가에 시름을 안겨주더니 얼마 안 되는 보조금마저도 제대로 못 챙겨주고 있습니다. 2001년 당시 1조7200억원이던 것이 2004년엔 1조4900억원으로 내려앉게 생겼잖아요?

그야말로 무한경쟁체제에 '내던져진' 형국입니다. 역대 정부 가운데 '농촌 경제 살리기'에 제대로 나선 정부가 있었나요? 그러니 국내 쌀 시장의 국제경쟁력은 취약 그 자체일 수밖에요. 그저 추곡수매 등으로 가격을 지지하는 정책으로 일관해왔으니 말입니다. 그 결과 우리 쌀은 태국이나 미국 쌀보다 최대 9배나 비싸고, 아이로니컬하게도 창고엔 재고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수산 보조금도 감축 리스트에 오르기는 마찬가집니다. 어민의 소득 증가를 위해 제공하던 보조금이나 면세유 등이 감축 대상이잖습니까.

장관님!

이제 농촌 정책을 대대적으로 전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언제까지 원시적인 농정으로 '우는 아이 달래기'에 급급해 할 것인가 말입니다. 가격지지 정책보다는 논농업 직불제 등 소득지지 정책을 과감히 펴고, 농촌환경 개발 등 적극적인 농정을 시행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불행 중 다행으로 이직 본 게임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효과적인 협상전략을 마련해 주십시오. 그리고 유럽연합과 일본, 노르웨이 등 동병상련 국가와 공조방안도 강구하십시오. 이것이야말로 김영진 장관님의 '십자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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