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장 밑에서 전 직원을 지휘하고 영업계약을 담당하는 중간 관리책임자로서 직원들을 좋은 쪽으로 설득하며 그동한 열심히 지내 왔다. 사장은 며칠 전부터 직원들의 이상기류를 눈치 챘는지 뭔가 노심초사 하는 모습이었다.
직원들에게는 짜기로 소문난 사장이었다. 다른곳에는 아낌없이 돈을 써도 직원들 급료는 이상하리 만치 올려 주지 않는, 해도 너무하는 분이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나도 제대로 따져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드디어 어제 일이 터지고 말았다. 급료에 불만은 항상 있어도 일에는 열심인 나의 업무 스타일은 어제도 변함없이 발휘되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업체를 방문하고 사무실에서 연락이 와서 잠간 서류를 가지러 본사사무실에 들렸을 때였다. 사장은 조용히 나를 자기 책상 옆으로 오라고 했다. 이상히 생각한 나는 사장님의 옆자리에 않았다.
작은 목소리로 한층 목소리를 깐 사장은 근로계약을 다시 해야 하겠다며(참고로 나는 그때가지 정식근로계약을 사장이 해 주지 않았다) 내가 잘 보이지 않는 사장의 책상 오른쪽 상단 끝에 근로계약서를 놓고서는 장황하게 회사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굉장히 회사가 어렵다는 것을 피력할려고 애쓰며 말씀이 이어졌다.
참고로 우리회사는 수입이 항상 향상 되며 제법 안정적인 회사이다. 절대 어렵지 않은 회사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사장은 교회장로로서 교회에는 100만원씩 헌금도 하는 아주 신실(?)한 신자이다.
한참을 이야기하는 도중에 손님이 왔다. 그래서 저는 나중에 계약서를 보고 사인을 하겠다 하니 지금 바로 자기 책상에서 하라는 이야기였다. 황당하기도 하고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일단 손님이 가기를 기다렸다. 손님이 돌아간 후 나는 근로계약서를 자세히 쳐다 봤다.
내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비겁한 숫자 장난이 펼쳐지고 있었다. 급료가 적다 하니 상여금, 퇴직금을 다 포함해서 연봉제라 하여 얼렁뚱당 계산 해 놓고 반 강제로 사인을 하라는 거였다. 초등학생도 바로 알아 챌 수 있는 얄팍한 수작이었다. 오히려 급료가 오른 것이 아니고 내린 결과였다.
기분이 나빴지만 바로 이어 들어온 사모님의 눈도 있고 하여 나는 우선 급한 일부터 하고 내일 아침 이야기를 하자고 사장님께 말씀을 드렸다. 그 순간 사장은 바로 인상이 달라지더니 화를 내며 당장 사인을 하라는 것이었다. 이해를 못하겠다 하며 내일 읽어 보고 사인을 하겠다 하니 또 버럭 화를 내며 그렇지 않을려면 그만 두라는 것이었다.
참으로 황당하고 뭔가 뜨거운 것이 가슴을 디밀고 올라 왔으나 그렇게 하겠다 하고 사무실을 나오며 치미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 무시 당하고 인권을 유린 당하는 나의 모습이 초라하고 내 자신이 싫고 미웠다.
내가 회사에서 하는 일을 참으로 많고도 중요한 일들이다. 바로 사장의 후회하는 모습이 머리속에 그려 진다. 오늘은 크게 후회하며 직원들에게 나를 회유하려고 또 잔머리를 쓰며 직원을 통해 회사에 나오라고 연락이 왔다.
이미 상처를 받을대로 받은 나이다. 나갈 일이 없다. 절대 나가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죽음을 택한다 할지라도, 비겁하고 추한 그런 추잡한 마음을 가진 오너에게는 더 이상 충성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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