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에서는 ‘치우치지 말라’는 요구를 당당히 하던 이 후보가 김종필 전 총재의 편향과 환대, ‘부려먹어 달라’는 가슴 찡한 요구에는 어떻게 정중히 사과했는지 궁금하다.
원로는 무조건 함구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나, 그 원로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거나, 국민들이 듣고 싶은 말은 영 풀어놓지 않는 사람이라면 얘기는 다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가 작위라도 하나 얻으려는 듯한 범여권의 인사들도 그렇지만 굳이 한국 현대사의 가장 우울한 장면의 주인공들인 3공, 5공 세력을 부활시켜 그 적자임을 과시하는 것은 또 뭔가.
이명박 후보가 직접 나서서 강조하지 않아도 이 후보가 ‘개발독재’ ‘군부독재’의 유전자를 그대로 타고난 3공과 5공의 적자라는 것은 만인이 아는 바다.
한나라당의 아수라장 같은 경선을 보면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보았다’고 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나, ‘부려먹어달라’는 읍소로 황홀한 낙조는커녕 ‘타다 남은 나무토막’ 같은 처지를 스스로 드러낸 김종필 전 총재나, 여전히 ‘광주항쟁’은 ‘사태’이고, 경부고속도로가 나라를 살렸다는 믿음에 사는 이명박 후보나, 어쩌면 그렇게 똑 같은 수준인지 경탄이 절로 나온다.
분명한 것은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이라는 정당은 결국 지난 독재시대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그 궤를 같이하게 될 운명이라는 것이다.
2007년 8월 31일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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