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해 얼마나 심각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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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해 얼마나 심각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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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 중·상류 집중호우로 평양 침수…수재민 30만명

^^^▲ 폭우로 인해 무너져 내린 가옥
ⓒ Reuters ^^^
지난 7일부터 북한 중부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복구를 위해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10월 초로 연기되면서 북한의 심각한 호우 피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지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 언론이 밝힌 내용과 북측이 세계식량계획(WFP)이나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등 국제기구에 밝힌 수치를 종합하면 이번 수해 피해는 303명 사망·실종, 이재민 8만8000여 가구 30여 만명, 농경지 11% 이상 침수 등이다. 그러나 이 피해 통계도 아직 최종 집계된 것이 아니어서 인적·물적 피해는 더 커질 수도 있다.

지난 7∼11일 대동강 중·상류에 내린 비의 양은 524㎜로 북한 ‘최악의 홍수’였던 1967년 8월 25∼29일의 472㎜를 넘어서 관측사상 최고 수치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평양시와 양덕군에는 각각 378㎜, 553㎜의 비가 내려 40년 전에 비해 각각 224㎜와 214㎜나 더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북한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이 비로 평양시 저지대는 2m까지 침수됐고 평양시 도로 2만3000㎡와 주택 6400 가구가 파괴됐으며 교통마비, 전력공급·통신망 두절 등 도시 외관과 기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특히 집중호우가 열흘가량 이어지면서 피해복구와 방제 작업이 더디게 진행돼 수인성 전염병 발생이나 농작물 흉작 등 ‘2차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최근 평양을 방문했던 인사들의 말을 인용, “평양의 도로들이 진흙탕 속에 묻혔고 보통강이 범람해 주변 가옥들도 침수됐으며, 청류관, 창광원, 안산각과 일부 아파트는 1층까지 잠겼고 동평양은 허리까지 물이 찼다”고 전했다.
국제적십자연맹 “북한 수해로 300여명 사망·실종”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의 평양주재 대표대행인 테리예 리스홀름은 17일 AP통신에 이번 수해로 221명이 사망하고 82명이 실종됐다고 북한 당국과 구호 협의 과정에서 들은 말을 전했다.

북한의 조선적십자회와 함께 가장 먼저 구호활동에 착수한 IFRC는 이번 집중호우로 14일 현재 최소한 20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잠정 추산했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이번 비로 8만8000여 가구 30여 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북한 당국이 집계한 “종합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14일 현재 평양시와 황해남북도, 평안남북도, 강원도, 함경남도 등에서 4만6580여 동에 8만8400여 가구의 살림집이 파괴되거나 침수돼 30여 만명의 주민이 피해를 입었다”며 피해 규모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농업성 “농경지 11% 이상 침수·매몰”

북한 농업성은 이번 비에 따른 농경지의 침수·매몰·유실 규모를 14일 현재 '논과 옥수수밭의 11% 이상'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집중 호우에도 침수 1만6194정보(약 9917.4㎡에 해당되는 땅 넓이), 매몰 4250정보, 유실 3530정보 등 총 2만3974정보의 농경지가 피해를 입었었다. 올해는 총 피해 농지가 10만정보 이상 될 것으로 추산돼 지난해의 5배 가까이 된다.

중앙통신은 기본 곡창지대인 평남에선 2만6000여 정보의 논밭이, 황해남도에선 2만여 정보의 논밭이 침수됐고 황해북도에도 3만7000여 정보의 논밭이 침수되거나 매몰·유실됐다며 “다른 부문에 비해 농업부문 피해가 제일 크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200여 채의 양수장, 1600개소의 물길, 480여 개소의 농업구조물, 800여 개소의 하천이 파괴되고, 수백대의 양수기와 전동기, 변압기들이 침수·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WFP는 “북한에서 올해 곡물 수확이 40만t 가량 줄고 침수 농지에서는 향후 1~2년간 농작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선중앙통신 “교통 마비되고 전력공급·통신망 끊겨”

도로·철도·통신망 등 사회기반시설 피해도 심각하다. 중앙통신은 17일 “나라의 전반적 지역에서 100여 개소, 7만8000여㎥의 철길 노반이 유실되고 200여 개소의 철길이 끊어졌으며 4개의 차굴(터널)이 침수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또 “57개소의 3만 6000㎥의 철도 옹벽과 280여m의 철다리보(교량)가 파괴되고 13개의 철도변전소가 침수됐으며 1160여 개의 철도 통신전주와 120여 개의 콘크리트 전주가 파괴되거나 넘어져 여객 및 화물수송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또 황해북도 평산-정봉역 구간에서는 흙사태로 120여 개의 구조물이 파괴되고 지수-석탕온천역, 기탄-정봉역 등 구간에서도 수천㎥의 노반이 유실되고 산사태로 1만㎥의 돌과 흙이 쌓였다고 소개했다.

최근 방북했던 남측 대북지원 단체 관계자는 “평양-개성간 고속도로 일부가 지난 13일 현재 유실돼 차량들이 특정 구간을 우회했으며 운행시간도 기존의 2배가 넘는 6시간 가량 걸렸다”고 전했다.

수력발전소 일부 시설이 파괴되거나 탄광이 침수하는 등 산업 기반에도 상당한 타격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통신은 북한 전역에서 14만4000t 이상의 석탄이 유실되고 300여 개의 갱이 무너졌으며 총면적 1만1400㎡에 이르는 건물 70여 채, 4만500㎡의 저탄장 30여 곳이 완전 또는 부분 파괴됐다고 전했다.

"구호물품 외에 철근 시멘트 등 복구 자재 필요"

비가 열흘 가량 이어지면서 복구 작업이 더뎌지는 데다, 북한의 수해복구는 중장비 부족 등으로 인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복구기간이 늘어질 가능성이 높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북한 수해 피해가 생각보다 상당히 심각한 것 같다”며 “북측의 전통문도 수해 피해로 인해 어렵다는 것을 절실한 어조로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 연기에는 전혀 다른 의도가 없어 보인다”며 “말 그대로 수해가 심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7일 브리핑에서 북측의 호우 피해와 관련, “벼·옥수수 재배지 10만여㏊가 피해를 입어 곡물 감소량이 15만t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금년 피해 지역이 지난해 수해를 당한 지역과 상당부분 겹치고 있어 주민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정부의 북측 수해 지원활동과 관련 "긴급 구호품을 육로를 통해 개성으로 보내기로 했으며 추후 수재 복구 물품은 남북간 논의할 것"이라며 "북측은 침수된 가옥 수리 등을 위한 철근, 시멘트와 도로 복구를 위한 피치 등이 필요하다고 연락해왔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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