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정권의 조직원들이 가짜 무기거래에 속아 넘어가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려는 모습을 담은 새로운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고 미국의 뉴욕포스트가 지난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기사는 CBS뉴스, 영국의 BBC, 일본의 산케이 신문 등도날짜를 달리하며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11일 영국 BBC와 북유럽 TV 채널에서 방영된 “더 몰(The Mole, 스파이라는 뜻)”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덴마크의 영화제작자 매즈 브뤼거(Mads Brügger)가 3년 동안 은둔의 왕국 북한이 국제법을 어기는 방법을 밝혀냈다고 폭로한 작품이다.
배역에는 명목상의 스파이 역할을 하는 독재자에 집착하는 실직한 요리사 울리히 라르센(Ulrich Larsen), 전직 외인부대의 부대원 출신이자 코카인 딜러 혐의를 받은 짐 라트라체 큐보트럽(Jim Latrache-Qvortrup), ‘북한의 문지기’로 일려진 스페인 귀족인 알레한드로 데 베노스(Alejandro Cao de Benós) 등이 출연했다.
브뤼거의 도움으로 라르센은 스페인에 있는 한국우호협회(Korean Friendship Association)에 침투하기 위한 음모를 꾸며, 이곳에서 그는 북한이라는 비밀정권의 반열에 올라 평양 관계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카오 데 베누스(Cao de Benós) 그룹 회장은 이 영화에서 가끔 북한 군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 영화에서 그는 평양의 상류층 집단에 접근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반면 라트라체 큐보트럽은 코믹영화에서 미스터리하고 음습한 무기거래상의 국제적인 남자 역을 맡았는데, 그의 줄거리는 좀 믿기 어렵다고 BBC는 전했다.
브뤼거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나는 센세이션을 갈망하는 영화제작자"라고 인정하면서 그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한 전직 유엔 관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다큐멘터리가 “매우 믿을 만하다(highly credible)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4~2019년 유엔 북한 전문가 패널의 코디네이터를 맡았던 휴 그리피스(Hugh Griffiths)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우리가 지금까지 본 김정은 위원장에게 가장 심한 당혹감을 주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추어로 보인다고 해서 외화수입을 팔고 얻으려는 의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요소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정말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핵 야망 때문에 지난 2006년부터 유엔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관리들이 무기 수출을 위해 이 국제적인 대북 제재조치를 피하는 방법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서 공개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더 몰'의 핵심 장면에서 라르센은 '미스터 제임스'로 불리는 ‘라트라체 큐보트럽’으로, 다양한 정부 관리들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 무기 공장과 계약을 맺는다. 라트라체-큐보트럽은 나중에 관리들 중 한 명이 회사 이름을 조작해야 했다고 말했다. 서명된 문서에는 김룡철(Kim Ryong-chol) 나래무역기구(Narae Trading Organization) 회장의 서명이 있다.
지난 8월 28일 유엔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한국나래무역공사(Korea Narae Trading Corp.)라고 불리는 한 회사가 말한다. BBC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금지된 활동을 뒷받침하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재 회피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휴 그리피스(Hugh Griffiths)는 “북한이 아는 것이 없는 사업가와 거래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면서 “유엔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은 분명히 무기를 팔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말했다.
이 다큐멘터리의 또 다른 순서는 라트라체-큐보트럽이 우간다의 북한 무기상으로부터 시리아에 무기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라르센은 이후 스톡홀름 주재 북한 대사관을 방문, 한 외교관이 그에게 북한이 무기와 마약을 제조할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진 우간다 빅토리아 호수에 있는 섬 구입 계획서 봉투를 건네준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논의된 어떤 거래도 실현되지 않았으며, 영화제작자들은 자신들의 증거가 스톡홀름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 제시되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이 다큐멘터리의 폭로에 대해 유엔과 유럽연합에 경고하겠다고 밝혔다고 CBS뉴스가 보도했다. 양국 외무장관은 “북한과 관련된 여러 활동을 우려하는 다큐멘터리 '더 몰(The Mole)'의 내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자 측은 "이런 우려에 대응하여, 우리는 유엔 제재 위원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유엔에 우리의 임무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EU에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 다큐멘터리 영화와 관련, “스웨덴 주재 북한 대사관은 지난 15일 덴마크 신문사에 송부한 편지에서 ‘더 몰’은 우리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날조라고 항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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