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모르는 그리너스만의 색깔 만들어 나갈 것”
“포기 모르는 그리너스만의 색깔 만들어 나갈 것”
  • 이향근 기자
  • 승인 2020.10.13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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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식 안산 그리너스 감독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 계보를 잇는 박지성 선수가 꿈의 클럽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연일 활약을 펼치며 우리네 주말 밤을 잠 못 이루게 하던 그 시절, 유럽의 반대편 루마니아에 진출해 유럽대항전까지 출전했던 안산 출신의 선수가 있었던 것을 또렷이 기억한다. 2007년으로 기억되는 당시, 안산 시내 곳곳에는 그 선수의 유럽진출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렸으며, 그 선수는 단순히 유럽에 진출한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종횡무진 활약했다.

위 스토리의 주인공이자 현 안산 그리너스의 수장 김길식 감독을 지난 8일 와 스타디움에서 만났다. 안산 출신으로 지역의 프로축구팀을 맡아 녹록치 않은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그에게서 팀의 방향성과 앞으로의 계획 등 그만의 축구 철학을 들을 수 있었다.

Q. 한창 시즌을 치르고 계신 상황에서 경기 준비에 바쁘실텐데 이렇게 인터뷰 요청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A. 아직 팀 훈련까지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괜찮습니다. 지역 언론을 통해 제가 갖고 있는 생각과 저희 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저로서도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Q. 안산 출신으로 안산의 프로팀을 맡아 시즌을 치르고 계십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도 어린 시절 안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축구선수로서 꿈을 키워 온 사람으로써 안산의 프로축구팀을 이끌고 있는 지금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윤화섭 시장님과 김복식 단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팀을 이끌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Q. 안산 그리너스를 맡기 전에는 지도자로서 어떤 경험들을 쌓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은퇴 후 잠깐 프로팀의 코치 생활을 한 이후 주로 대한축구연맹에서 유소년들을 전담하는 지도자 생활을 해 왔습니다. U-15부터 U-17까지 선수로서 성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시기의 청소년들을 가르치며 축구선수에게 기본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과거 해외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나름 실력을 인정받았던 선수생활이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감독님의 선수시절을 되돌아보신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A. 유럽에 진출해 뛰어봤다는 사실, 게다가 유럽대항전(당시 UEFA)까지 경험했다는 것은 제 축구 인생의 정점이자 지금도 자부심을 갖는 부분입니다. 유럽 진출은 하고 싶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우리 나이로 30대에 접어들면서 유럽에 진출하며 오랜 기간 유럽 생활을 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프로축구 선수로 나름 인정받으면서 선수생활을 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축구선수로서 아무나 누릴 수 없는 괜찮은 커리어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Q. 아직 만 42세에 불과한, 프로 감독으로서 첫 해를 보내고 계십니다. 감독님만의 축구 철학, ‘김길식 호가 추구하는 팀의 방향은 어떤 것 인가요?

A. 안산 그리너스에 부임하고 터키에 전지훈련을 다녀오며 스쿼드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파악했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프로무대에 진출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술적으로는 이미 일정 수준 이상 완성된 상태로, 성인이 된 이후 손을 대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가지고 있는 재료를 이용해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은 결국 감독의 몫인 것 같습니다. 저는 선수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어찌 보면 너무 추상적이고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자세이며,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안산의 팬들과 시민 여러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안산의 순위는 비록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하위권 팀들의 승점차가 불과 1~2점에 불과해 스플릿B 한 경기만으로 순위가 요동치는 상황입니다. 남은 시즌을 임하는 각오 부탁드립니다.

A. 말씀하신대로 저희의 현재 순위는 비록 10위이지만 저희를 포함한 하위권 4개팀이 승점1~2점 차이로 맞대결 한 경기로 순위가 뒤바뀔 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프로는 어느 정도의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남은 5경기를 보다 전략적으로 치르려고 합니다. 잡아야 할 경기를 반드시 잡을 수 있다면 시즌이 끝나는 시점에서 저희의 순위는 지금보다 높은 위치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Q. 이번에는 조금 무거운 주제의 질문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안산 그리너스가 시민구단으로서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유명 선수를 영입하는 것 보다 선수를 키워내야 하는 셀링 클럽의 한계를 분명 느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에 대한 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부임하고 바로 다녀온 터키 전지훈련에서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스쿼드에 대한 전반적인 능력을 확인했습니다. 비단 전문가가 아닌 시각으로 보더라도 저희 팀에는 누구나 인정할 만한 월등한 기량을 가진 선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외국인 선수 역시 큰 돈을 들일 수 없기에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발굴해야 하는 입장이구요.

다만 제가 추구하는 포기하지 않는 축구를 팀으로서 거듭해 가며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이 보여 선수들에게 무척이나 고맙습니다. 저희 뿐 아니라 예산이 넉넉지 않은 모든 시민구단들이 마찬가지 고민을 하겠지만, 가진 재료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최대한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감독님 역시 안산 출신으로서, 안산 출신의 선수들이 안산 그리너스에서 지역에 대한 애향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모양새는 매우 좋아 보입니다. 이에 대한 감독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A. 저의 기본적인 입장은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것입니다. 안산 출신이고 아니고를 떠나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저희는 언제든 환영입니다. 다만 안산 출신 선수들이 안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팀에서 뛸 수 있다면 아무래도 다른 선수들보다는 팀에 대한 애정이나 충성심이 높아질 수 있는 장점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Q. 마지막으로 안산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과 앞으로 팀의 장기적인 플랜에 대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시민 여러분들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저희에게 응원과 성원을 보내주고 계심을 잘 알고 있고 저희에게 주시는 사랑에 감사드린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기에 장기적인 플랜을 언급하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내년 시즌에는 올해 선수들과 공유한 방향성을 이어가며 조직력을 극대화시킨다면 올해보다 나은 내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약속은 드립니다.

그리고 시에 부탁드리는 부분은, 선수들이 홈 경기 시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경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환경 개선을 위한 관심을 조금만 더 가져주신다면 선수들의 사기도 높이고 좀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안산 시민여러분들게 감사드리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이후 급히 주말 제주 원정을 대비한 훈련을 위해 훈련장으로 떠난 김길식 감독. 남은 기간 좀 더 나은 성적을 거두고 시즌을 마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도 기어코 리그 선두를 달리던 제주 원정에서 갚진 승점 1점을 가져왔다. 앞으로 남은 4경기 안산 그리너스의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기대하며 김길식 호의 순항을 염원한다.

사진설명 메인 - 안산 출신으로 안산 연고 프로팀을 맡아 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길식 감독.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나름의 방향성과 철학을 유지하며 팀을 이끌고 있는 김 감독이 8일 오후 와 스타디움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설명 1 - 김 감독이 부임 직후 떠난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에서 외국팀과의 연습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설명 2 - 시흥시민축구단과의 FA컵 경기에서 승리한 후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김길식 감독. 선수들과 전혀 어색하지 않게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은 젊은 감독만의 특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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