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망명이 북한 특권층에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분석했다고 VOA가 8일 전했다.
북한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대사대리의 지난해 7월 한국 망명이 확인된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특히 북한 특권층에게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북한 특권층에게 한국에서 대안적인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016년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공사에 이어 조성길 대사가 탈북했고 앞으로 고위급 탈북이 계속 이어지면, 특권층의 지지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 정권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테리 연구원은 분석했다.
특히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이후 북한 특권층이 장기적으로 안전하지도 못하고 자식들에게 혜택도 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망명을 고려하는 다른 특권층이 더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이번 조성길 대사 건과 같은 고위급 탈북은 일반 북한 주민들보다 국제 소식에 접근할 수 있고 북한 사회의 모순을 파악할 수 있는 특권층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6년 동안 외교관 생활을 한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 외교관들의 갈등이 클 것이라며, 자신이 영국에서 지내던 동안 북한 외교관들과 교류했던 때를 떠올렸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 외교관들은 자신들의 발언이 단지 선전선동이며 거짓임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라며 “물론 모든 외교관들은 정부가 시키는 데로 말해야 하지만, 북한의 선전선동은 너무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다만 이미 조성길 대리대사가 2년 전에 자취를 감췄기 때문에, 북한 정권에 대한 충격파는 지금보다 그 때가 훨씬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로마의 북한대사관 입구.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지난해 11월 초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후, 미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외교관 출신인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조성길 대리대사의 탈북으로 인한 “충격”은 이미 북한 당국이 소화했을 것이며, 최종 목적지도 꽤 오래전에 파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소식이 당창건 75주년 기념에 앞서 특별히 새로운 문제나 압박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다만 남북 관계 개선을 추진하던 한국 정부가 “지금 시점에 이 소식이 알려진 것이 언짢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 외교관들이 느끼는 체제 모순과 관련해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특히 북한 외교관들은 해외에서 직면하는 현실과 정권의 주장을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정권의 거짓말도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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