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북한 인권운동가 박지현 씨(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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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북한 인권운동가 박지현 씨(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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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뉴스타운에서는 북한 인권운동가 박지현 씨와 인터뷰를 통해 북한 여성의 인권 침해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이번 인터뷰 4부에서는 탈북단체의 현황을 과거와 비교해보고, 대북전단으로 인해 국내 탈북인 단체들이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알아본다. 나아가 박지현 씨가 생각하는 대북전단의 견해도 들어보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감안해 박지현 북한 인권운동가와 비대면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음은 박지현 북한 인권운동가와 이메일 인터뷰 내용이다.

Q. 현 정부가 탈북민들을 위해 어떤 지원을 했으며, 정부 측에서 제공하는 복지 제도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상황인가?

영국에는 탈북민들을 위한 정책이 따로 없습니다. 영국에 있는 탈북민들은 난민으로 분류됩니다. 또한 난민인 경우에는 영주권을 취득해야 하며, 시민권자인 경우는 그대로 영국 정책에 따라 지원을 받습니다.

탈북 난민이라고 해서 영국정부가 특별하게 대우를 해주는 것은 없습니다.

Q. 현재 우리나라 탈북단체 현황을 과거와 비교해서 어떻게 보나?

제가 인권활동을 시작한 것은 7년이 됐지만, 이전에는 저도 ‘인권’에 대해 몰랐습니다. 하지만 강제북송이 된 후 중국에 남겨진 5살 아들이 어느 날 나에게 “엄마, 그때 왜 나를 버렸어요?”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이때 자식의 아픔조차 모르고 살았던 것에 대한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또한 그 질문은 ‘인권’을 위해 나서게 해준 원동력이 됐습니다. 저의 침묵은 저와 같은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묻어버림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인권 단체들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내세우며, 다른 한쪽으로는 북한 인권에 대해 침묵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인권이란 보편적이며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것을 한국인들이 더 잘 알 텐데 말이죠. 북한 인권은 오직 '정치'에 의해 달라집니다.

또한 한국에 탈북민들이 북한 인권에 대해 알리는 것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탈북민들은 인터뷰에만 참여하게 하고, 나머지 활동은 배제시키는 것이 많았습니다. 영국에도 한국인 단체들이 몇 번 다녀갔었습니다. 하지만 실무적인 것보다는 보여주기식의 성격에 가까운 행사이라 안타까웠고, 최근에는 이와 같은 행사도 열리지 못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강연을 하며 탈북민 문제에 대해 토론했다.

얼마 전 유명한 검찰 출신 분이 독일에서 탈북자 운동가들에게 “왜 북한 인권을 알리는가?”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에겐 아주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이 문제는 여전히 탈북민에게 숙제로 남아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깨달은 점은 생존자로서 북한문제에 대해 침묵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북한 인권을 외쳐달라고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님을 느끼게 됐습니다.

Q. 대북 전단으로 국내 탈북인 단체들이 조사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북한 정권은 지구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가장 억압적인 나라이며, 인터넷을 쓸 수 없는 나라입니다. 라디오와 TV 등 미디어도 마음대로 볼 수 없습니다. 거짓된 역사에 세뇌가 되어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갑니다. 북한인들에게 미디어의 정보는 한줄기의 빛과 같고 사막에서 발견 물과 같이 소중한 자산인 셈입니다. 한국정부는 정작 핍박받는 탈북민들에게는 관심이 없으며, 거짓된 평화라는 가치관을 들고 나와 독재자와의 평화를 외치고 있습니다.

대북전단이 우리의 평화를 반대한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대북전단을 보내는 단체들은 비폭력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비폭력 운동으로 세상을 바꾼 사례들은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인도가 그러하고, 1986년 필리핀 국민은 거리로 나와 평화시위를 하면서 독재정권을 무너뜨렸습니다. 또한 수단과 알제리도 같은 사례입니다.

비록 현재 탈북민은 2% 미만이지만, 한 사람 한사람에게 진실한 역사를 알려주고 그들을 일깨운다면 우리는 전쟁 없이 북한 독재정권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 힘의 원천은 바로 '정보'입니다. 1980년대 이후 사회주의가 붕괴된 동유럽의 사례를 살펴보면, 일부 주민들의 단결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저항에 의해 독재정권이 오래 버틸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홍콩과 중국, 미얀마, 티베트에서도 일어나는 강압적인 정치에서는 잔인성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독재정권 중에서도 가장 잔인한 독재정권은 북한입니다. 저는 통일이 되고 민주주의가 실현된다고 해도 독재자의 뿌리는 오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통치자에 대한 맹목적 주입과정이 오랫동안 진행됐으며, 북한인들은 그동안의 세뇌교육과 공포정치로 인해 저항할 능력을 모두 상실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저항을 할 경우 돌아오는 대답은 무차별 폭행과 죽음입니다.

북한의 사례를 보면 폭력적 폭동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비폭력 폭동을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폭력은 무기 사용만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사례도 있습니다. 중국은 아직 공산정권이 끝난 나라는 아지만, 전 세계에서 중국의 억압정치와 인권유린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홍콩입니다.

북한에서 비폭력 폭동의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는 크게 두 가지로 보면 첫째, 탈북민의 숫자는 이제 3만 명을 넘어섰으며 제3국에도 많은 탈북 난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둘째, 북한은 공식적으로 외부와 정보를 차단하고 있지만, 현재 내부에서는 해외 미디어를 접하고 있습니다. 즉, 북한은 모든 북한인들이 김정은만을 위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거와 다르게 북한인들 사이에서도 정부를 믿지 못하는 시선들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서는 미디어의 힘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대북전단이나 미디어를 북한으로 들여보내는 단체들은 북한인의 노예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전사들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탈북민들이 인권을 되찾고 자유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세계에 탈북민들의 상황을 알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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