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이 뱅크 런(예금 대량인출) 사태에 대해 “헛소문에 선동당하지 말라”며 금융지식이 부족한 예금자들을 탓했다고 에포크타임스가 22일 전했다.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은보감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지역에서 금융 지식이 취약한 주민들이 헛소문을 듣거나 선동당해 불필요하게 예금을 인출하고 있다”며 “안심하라”고 발표했다.
은보감회 소비자 권익보호국은 “경제적으로 발달하지 않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며 예금 인출자들은 대부분 노년층”이라고 콕 집어 지적했다.
은보감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중국에서는 총 5개 은행에서 뱅크 런 사태가 발생했다. 간쑤은행, 산시성 양취안시 상업은행, 허베이성 바오딩은행과 헝수은행, 랴오닝성 후루다오은행 등이다.
뱅크 런 사태 전에는 불안감을 자극하는 뉴스가 전해지거나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지난 4월 1일 간쑤성 최대규모인 간쑤은행은 주가가 하루 만에 43.48% 급락했다. 며칠 뒤 은행 앞에는 예금을 되찾으려는 예금주들이 몰렸고 은행 창구에는 “넣어 둔 돈은 안전하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중국은 최대 50만 위안까지 예금을 보호해주지만,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신탁투자 상품 등은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중국에서는 정부의 보호만 믿고 앉아 있을 수 없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소문이 흉흉한 것도 예금주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요소다. 6월에는 산시성 상업은행이 위험하다는 소문이 돌았고, 바오딩시의 소형 지방은행인 바오딩 은행이 부실 대출로 잔고가 텅 비어 은행장이 달아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로 인해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자 바오딩 경찰 당국은 해당 루머를 퍼뜨려 예금주를 공포에 빠뜨린 2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산시성 양취안시 정부와 경찰도 유사한 조처를 내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7월 11일에는 허베이성 헝수이 은행 예금주들이 돈을 찾으러 은행으로 돌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은행 측이 지방정부 정책에 따라 ‘대규모 인출 시 사전 보고제’를 실시한 게 원인이었다.
사전 보고제는 개인·소상공인 30만 위안(약 5천만원) 이하, 기업 50만 위안(약 8천만원) 이상 거래 시 사용처와 금액을 당국에 보고하도록 한 제도다. 예금주들 사이에서는 “은행에 돈이 바닥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결국 지방 공안당국에서 예금주들을 해산시키고 소문을 유포한 사람을 체포했다는 내용을 공지하면서 일단락됐다.
중국 예금주들이 소문에 취약해진 것은 그만큼 당국과 은행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소문에 대한 해명 대신 유포자 처벌 쪽으로 대응하는 것도 불신을 키우는 부분이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전국 3천 곳에 이르는 은행의 전폭적인 대출에 힘입었지만,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무분별한 대출로 인한 부작용도 크게 돌아오고 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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