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휴대전화 통화시간을 현금처럼 사용하는 ‘전화돈’이 주민들 사이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18일 전했다.
주민의 4분의 1 정도가 휴대전화, 즉 손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서, 외국에서는 이미 일상화돼 있는 휴대전화 결제체계의 바로 전 단계의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는 16일, ‘북한 전화돈: 이동 결제체계로 이용되는 통화시간’이란 제목의 특별보고서에서 최근 북한에서 이뤄지고 있는 새로운 방식의 결제시스템을 소개했다.
보고서 저자인 미국 조지워싱턴대학(GMU) 한국학연구소의 김연호 부소장은 “현재 북한에서는 통화시간을 현금 대신 주고 받으면서, 그 주고 받은 통화시간으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고 팔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경우 북한돈 3천원을 내면 200분 정도의 통화시간을 이용할 수 있으며, 200분을 다 사용하면 통신회사에서 보너스로 150원 어치의 통화시간을 더 주는데 보너스 통화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휴대전화로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고 받은 통화시간은 당장 사용하지 않고 모을 수 있으며, 이렇게 모아 놓은 통화시간을 갖고 원하는 상점이나 개인에게 가서 협상을 한 다음 합의가 이뤄지면 그 통화시간만큼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전화돈’이라고 불리는 통화시간을 사들인 다음, 수수료 명목으로 일정부분 떼어낸 뒤 다른 사람에게 현금으로 바꿔주는 업자까지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김연호 부소장은 “전화돈은 북한 당국이 아닌 휴대전화 사용자인 북한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낸 결제체계”라며 “이같은 현상은 자본주의사회에서 보편화돼 있는 전자결제의 전단계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부소장은 외국에서 이용되고 있는 휴대전화 결제시스템은 기반시설 확보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당국 입장에서 아직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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