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수업 확대에 몽골족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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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수업 확대에 몽골족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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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말살”…30만명 이상이 시위 참여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주민 반발이 심상치 않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중국어 교육 강화조치에 몽골족 학생과 학부모들의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고 에포크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학교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몽골 인권단체 ‘남몽골인권정보센터'(SMHRIC·이하 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현재까지 3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트위터에는 후허하오터(呼和浩特)를 비롯한 각지에서 몽골 민족학교 학생들이 중국어 수업을 거부하며 학교에서 탈출하거나 교정에서 시위를 벌이며 항의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다수 게재됐다.

츠펑시(赤峰市)에서는 아침 등교시간에 텅 빈 스쿨버스가 학교로 되돌아가는 영상도 촬영됐다.

네이멍구 자치구에서는 몽골어로 수업하는 민족학교와 중국어로 수업하는 일반학교가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어느 학교에 보낼지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달 네이멍구 교육당국은 이번 새 학기(9월 1일)부터 몽골어 수업 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가르치던 ‘중국어’ 과목을 ‘어문(語文)’ 과목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어문수업은 몽골어 대신 중국어로 진행한다는 내용도 밝혔다.

어문은 국어라는 뜻이다. 몽골인들에게 중국어를 ‘중국어’가 아닌 ‘국어’라는 이름으로 가르치겠다는 교육당국의 발표에 몽골인들은 크게 반발했다.

네이멍구 교육당국은 또한 내년 이후부터는 중국어 수업 과목을 정치와 역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교과서 역시 중공 당국이 펴낸 통합교과서로 바뀐다.

몽골인들은 이러한 교육 정책이 서서히 언어와 문화를 말살해 민족 정체성을 무너뜨리려는 시도이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몽골족 학부모들은 지난달 SNS와 메신저를 통해 이번 학기 수업을 거부하자는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이는 9월 1일부터 시작된 단체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공산당(중공) 당국은 격렬한 주민 반응에 정면 대결 대신 온라인 검열과 압박으로 대응하고 있다.

당국은 몽골족 학부모들의 단체 행동을 차단하기 위해 단체 채팅방과 SNS를 폐쇄·삭제하며 온라인 통제를 강화했다.

또한 네이멍구 각 지부에 ‘사상 작업’을 지시하고, 몽골족 학교에 다니는 당 간부에게는 자녀들을 반드시 학교에 보내도록 하고, 따르지 않을 경우 엄중한 당규 위반으로 처분한다고 경고했다.

당국이 몽골족 통제에 현지 공산당원을 동원하면서, 지역 내에 몽골족과 공산당원 사이에 대결 구도가 형성되는 상황이다.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네이멍구 자치구의 몽골족은 중국 소수민족 중에서도 공산당원의 비율이 가장 적다고 알려졌다. 공산당에 대한 거부감이 큰 지역이다.

시린궈러맹(林郭勒盟) 지역의 몽골 민족중학교 교사 바이얼(白乙尔·가명)씨는 “몽골어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모두 수업에 나오지 않고 있다.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방목지로 데리고 떠났다”고 말했다.

바이씨는 “자녀를 둔 공무원과 교사들은 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새로운 교육 제도에 동의 서명을 하라는 식”이라며 “처음에는 기관 책임자들이 통지만 하고 강요하진 않았는데 지금은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업무에서 배제하는 식으로 압박한다”고 전했다.

그녀는 “우리가 바라는 건 지금까지 하던 대로 이중언어교육을 유지해달라는 것”이라며 “큰 충돌은 원하지 않는다. 충돌이 일어나면 우리만 다친다. 그냥 이 수준에서 투쟁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공 관영 CCTV는 최근 몽골 지역에서 개학 소식을 뉴스로 내보냈다. 학부모들이 등교 거부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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