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우) 부시 미국 대통령 | ||
아프간 인질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들도 해법들도 참 다양한 것 같다.
노무현 정부는 의외로 침착하게 대응 하고는 있으나 구체적인 해법과 전략은 없는 것 같고, 군사작전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미국과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여 요구를 들어주게 하자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는 생뚱맞게도 미국을 비난하며 미국이 도와주지 않으면 반미 할 것이라는 식의 어거지로, 미국까지 끌어들여 교묘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족속들도 있다. 미국을 압박하며 단식까지 하겠다는 어리석은 사람마저 나오고 있으니....참으로 기가 찬 현실들이다.
상황을 인식 못하고 미국에게 어거지 부리는 사람들은 먼저 상황 판단부터 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가 미국 때문에 생겼는가? 사태의 원인은 첫째가 무고한 사람을 납치한 탈레반의 흉폭함에 있고, 둘째는 정부의 만류를 무시하고 위험지로 보낸 샘물교회 측에 있다. 그런데, 난데 없이 미국은 왜 끌어들이는가? 더군다나 우리는 미국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으면서도, 갖은 방법으로 미국의 자존심을 긁고 온갖 모욕들을 주지 않았었는가? 그랬던 사람들이 이제 도와 달라면서 하는 소리가 생뚱맞은 미국 책임론과 어거지 협박이다. 이게 대체 뭐하자는 것인가?
입장 바꾸어서, 우리가 범죄 조직의 테러리스트들을 수감 하고 있는데, 범죄 조직에서 엉뚱한 사람을 인질을 인질로 잡고 그들과 맞교환을 요구하면 들어 줄 수 있겠는가? 그런 식으로 원칙을 무너뜨리고 굴복한다면 그 인질들은 구출 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제2 제3의 더 큰 인질 사태가 계속 재발될 수 있는데, 그 엄청난 사태를 어찌 감당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아프간 정부와 미국의 입장을 이해해야만 한다. 법과 원칙을 쉽게 무너뜨릴 수 없는 이유는 그보다 더 큰 사태의 재발을 막고자 함이다. 즉, 더 큰 불특정 다수의 희생을 막기 위함이다.
문제의 해법을 생각 하기 위해, 먼저 각국의 입장에 서 보자. 미국의 입장에 서 보면, 그들로서는 강력하게 대응하고 싶지만 인질들의 안전 문제가 있어서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면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더 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계속 원칙만 지키려니 한국 내의 반미감정 확산이 우려 될 것이다. 허수아비에 가까운 나약한 아프간 정부도 입장은 비슷하다.
그런데, 탈레반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도 인질 협상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얻기 위한 목적이 있다. 만약 인질들을 다 살해한다면, 결국 그들은 아무 것도 얻은 게 없게 되고 전 세계로부터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군사작전을 또다시 유발하는 빌미만 제공한 게 되므로, 그들은 인질을 계속 살해하는 모험을 선택 하기 어렵다.
이 문제에 대해 명심해야 할 사항은, 일은 이미 벌어졌고, 최대한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인질의 목숨에만 집착 한다면,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 시킬 수 있다. 일단은 운명에 맡기고, 상호 이해관계를 이용해 구출 확률을 높이는 순리적인 접근을 시도 해야만 할 것이다.
▲ 오열하는 故 심성민씨의 유가족 | ||
필자가 문제의 해법을 제안하자면, 원칙을 지키면서 국제 공조와 비밀작전을 벌이는 복합전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적절한 수단으로 어느 정도 시간은 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사이에 전 세계의 여론을 움직이는 것이다. 자국민 출신 유엔총장 뒀다 무엇에 쓰는가? 우선 미국과 반총장을 통해 유엔을 움직이고 세계를 움직이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원칙에 배치되지도 않으므로 미국의 협조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더이상 살해 한다면, 국제 사회가 공조하여 그들에게 치명적 응징을 할 수 밖에 없음을 전세계의 목소리로 그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어느 한두 나라만 그런 입장을 보인다면 그 나라만 집중 보복 대상이 될 수 있으나, 동시다발적으로 세계 각국이 움직인다면, 저들로서도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전세계의 여론을 움직이는 방법은, 그들의 이해관계도 동일함을 깨닫게 하는 것이며, 미국의 파워를 이용하는 것이다. 만약 테러 조직의 협박에 밀린다면, 세계 어느 나라건 똑같은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결국 이 문제가 자신들의 안전 문제도 관련된 일임을 유엔 차원에서 각국에 이해 시키고, 수십개의 나라들로 하여금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파워는 바로 이런 곳에서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종교 문제는 부각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지 선량한 봉사자들이 인질로 잡혀 죽어가고 있음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아무리 흉폭한 사람이라도, 온동네 사람들에게 욕 얻어먹는게 좋을 턱이 없다.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나서서 비난한다면, 그것은 아무리 테러 집단이라 해도 견디기 어려운 법이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미국과 아프간 정권과의 긴밀한 협조 하에 비밀 작전으로 탈레반 병사 수십 명을 생포하여 협상하는 방법을 병행 할 수도 있다. 어차피 그들은 법과 원칙이 통하는 자들이 아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명분이 아무리 옳다고 치더라도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범죄조직의 행태 그 자체일 뿐이다. 따라서 눈에는 눈 방식으로 대응하더라도 별 무리는 없을 것이며, 나름대로 명분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복합 전술은, 기본 원칙을 지키는 범위 내에 있어 미국이나 아프간 정부도 별 부담이 없는 방식이다. 만약 이러한 전술이 성공하여 인질을 구출하는 목표를 완수 하건 못하건 간에, 상황 종료 후에 필히 빠뜨려선 안되는 일 한가지는, 그들과의 어떠한 약속도 무시하고 일단 강력한 응징을 한번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자국민을 납치하여 살해한 테러집단에 대해, 대한민국의 강력한 태도와 원칙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또다시 전 세계 어느 곳에서 동일한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것이 저들의 재범 의지에 부담을 주고, 제2 제3의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아 해외 동포들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다.
국내 민법이나 국제 관례에서도 협박에 의한 계약은 효력도 타당성도 없는 게 상식이다. 따라서 인질범의 협박에 의한 협상은 일단 상황이 종료 되고 나면, 그 협상 내용은 무시해도 된다는 것이다. 인질범과의 모든 약속을 무시하고, 강력한 응징을 함으로써 주권국가의 강력한 메시지를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위험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국민들들 지키는 길이 될 것이다.
끝으로 인질로 잡혀 하루하루 두려운 나날을 지새고 있는 분들의 무사 송환을 간절히 기원하는 바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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