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으로 의식불명에 빠졌다고 BBC가 21일 전했다.
키라 야르믜슈 대변인은 “그가 공항에서 마신 차에 섞인 어떤 독성 물질에 중독된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게 나발니가 아침에 마신 유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나발니가 독극물로 인해 의식을 잃은 것이 확실치는 않다고 했다.
병원 측은 타스통신을 통해 의사들이 나발니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러시아의 대표적 반부패 운동가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정적이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가 “빠르게 회복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올해 만 44살의 나발니는 21일 오전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던 중 기내에서 의식을 잃었다.
비행기는 시베리아 중남부 도시 옴스크에 비상착륙했고, 나발니는 근처 한 응급 병원에서 산소호흡기를 낀 채 치료를 받고 있다.
야르믜슈 대변인은 그가 공항 카페에서 마신 차에 독극물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의료진이 뜨거운 액체를 통해 독이 빨리 흡수됐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다만 야르믜슈는 의료진이 처음에는 어떤 정보도 공유해주겠다는 자세였지만 지금은 독극물 검사 결과가 연기됐다며 “아는 것을 말하지 않고 분명 시간을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병원에 경찰관들이 가득하며 나발니의 부인이 ‘환자 본인의 동의`가 없었다며 면회를 거절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도미니크 랍 외무장관은 나발니가 독극물에 중독됐을 가능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그의 가족들에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나발니의 주치의인 내과 의사 아나스타샤 바실리예바는 그를 유럽 중앙의 독극물 중독 전문 병동으로 옮기고자 했지만, 옴스크 병원 의료진이 그의 상태에 대한 기록을 제공하기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나발니는 SNS 등을 통해 푸틴 정권의 부패와 정경유착을 폭로하며 유명해진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정부 인사다.
그는 2011년에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 통합러시아당을 “사기꾼과 도둑놈들의 정당”이라고 꼬집으며 투표 조작 혐의를 제기했다가 15일간 구금되기도 했다.
또 지난달 푸틴의 종신 집권을 가능하게 한 개헌 국민투표도 “위헌이자 헌정 쿠데타”라며 비난 성명을 쏟아냈다.
2013년에는 횡령 혐의로 징역형을 살고, 2018년에는 푸틴을 상대로 대선에 나섰다가 사기 혐의로 낙마했는데, 이 둘 다 ‘정치적 음해`라고 항변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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