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은 '선배' 김원웅을 모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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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은 '선배' 김원웅을 모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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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제주도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은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광복회 제주지부장이 대독한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가 문제가 되었다.

기념사 내용은 좌익들의 단골메뉴인 '친일' 문제였다. 김원웅은 김일성의 주장을 대변하듯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동안 보수 색깔이 전혀 없었던 원희룡 도지사가 발끈하고 나섰다. 원희룡은 준비해 온 경축사 대신에 즉설 연설로 김원웅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보수우파와는 담쌓고 살았던 원희룡으로서는 기특한 일이었다. 그러나 원희룡의 주장이 과연 원희룡의 본색인지는 원희룡도 모를 일이었다. 원희룡은 정치 평생을 마른 자리만 골라밟던 기회주의자였기 때문이다.

이번에 원희룡이가 튀어 나선 것은 대선 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그의 더듬이가 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은 다가오고 우파 주자는 보이지 않고 조선일보는 원희룡을 띄우고, 이런 상황에서 광복절날 원희룡은 그의 자유우파 본능이 발현된 게 아니라, 그의 기회주의 눈치가 잽싸게 돌아갔다고 판단한다.

나는 제주도에서 원희룡을 많이 겪었기에 내릴 수 있는 결론이었다.

원희룡은 보수우파가 될 수 없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아예 자유우파 내지는 보수주의라는 DNA가 아예 없다. 털끝만큼도 없다. 원희룡의 육체는 오른쪽에 있었지만 그의 정신은 항상 왼쪽에 있었다. 그를 대선주자로 생각했다면 조선일보는 헛다리를 짚었다. 만약에 원희룡이 대권을 먹는다면 조선일보 사세 확장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자유우파 확장에는 일절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 원희룡이다.

제주도에서 제주4.3의 왜곡을 바로잡고 진실 알리기 운동을 하는 우파 단체들이 있다. 제주4.3정립연구유족회와 제주4.3진실규명도민연대라는 단체다. 이 단체들은 좌익득세의 제주도에서 고군분투하는 자유우파의 단 두 개의 단체였다. 이 단체들이 제주도에 사회단체 등록 신청을 했을 때 원희룡은 매정하게도 단칼에 거부했다.

원희룡의 거부 이유는 황당했다. 이 단체들이 '화해와 상생을 저해하는 단체'라는 이유였다. 명목은 그랬지만 실상은 제주4.3희생자유족회라는 좌파단체의 눈치를 본 것이었다. 괜히 싸울 필요 없고, 표 떨어질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원희룡의 주판알이 이런 황당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한편으로 보면 황당한 것도 아니다. 그게 원희룡의 본색이었다.

원희룡은 4.3불량위패 척결을 좌절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제주4.3평화공원에는 4.3폭동의 주범자들이 무고한 희생자로 둔갑하여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4.3폭동을 진압했던 군경들은 학살자로 몰린 반면에 공산폭도들은 항쟁투사나 희생자로 둔갑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왜곡을 바로잡고자 제주의 우파인사들과 제주4.3정립연구유족회가 오랜 분투 끝에 4.3 가짜위패들을 척결하자는 결정을 끌어내었다.

수많은 고난의 산을 넘어, 천신만고 끝에 얻어낸 4.3불량위패 척결이라는 제주우파의 목표는 그러나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원희룡이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원희룡은 좌파득세의 제주도에서 좌파의 표를 의식했고 그들과 싸우기 싫었다. 서로 좋은 게 좋은 거였다. 이런 원희룡에게 보수재건의 기대를 걸고 있는 일부 우파들과 조선일보는 냉수 먹고 정신 차리기 바란다.

2018년은 제주4.3 70주년의 해였다. 제주4.3 70주년을 맞이하여 모두 총 147억 원의 예산이 4.3에 쏟아 부어졌다. 이 147억 중에 보수단체에 배정된 예산은 "0원"이었다. 반면에 좌익단체들은 돈 잔치가 벌어졌다. 147억 대 0, 이것은 원희룡이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의 이정표였다. 이런 원희룡이가 광복절 날에 보수성 발언을 한 것은 그의 정체성과 어긋나는 것이었다.

광복회가 좌파단체로 변질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이미 노무현 정권 때부터 우파성 단체이던 광복회와 제주경우회는 좌파로 말을 갈아탔다. 그 옛날부터 김진태 의원과 박사모도 광복회와 갈등을 빚고 있었다. 원희룡은 보수를 꼴통 시각으로 보면서 잘난 체 하고 진보연할 때였다. 차라리 원희룡은 보수단체가 아니라 광복회를 향해 화해와 상생을 저해하는 단체는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 말라고 해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보수우파가 침몰할 때 제일 먼저 난파선에서 탈출한 것은 원희룡이었다. 새누리당, 바른미래당, 무소속, 이제 또 보수, 그가 가진 최첨단 더듬이가 지시하는 대로, 원희룡을 지배하는 것은 구할 팔푼이 기회주의였다. 그런 원희룡이가 이제 무주공산의 보수우파 운동장에서 김원웅을 질타하고 나섰다. 그러나 기뻐하지 말라, 그건 순전히 원희룡의 더듬이 때문이지 그의 본능 때문이 아니다.

원희룡은 김원웅을 탓할 필요도 없다. 이승만을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주장하는 김원웅이도 한 때는 보수우파 정당에서 전두환에게 밥 먹던 사람이다. 다만 김원웅도 그의 더듬이에 부는 바람 위에 그의 가벼운 정신을 의탁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희룡과 김원웅은 '같은 꽈' 출신이다.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는 대로, 김원웅은 원희룡의 어엿한 선배였으며 원희룡은 김원웅이 걸었던 길을 걷는 똑똑한 후배였다.

원희룡이가 김원웅을 질타했다고 했을 때, 나는 원희룡이가 잠이 덜 깼거나, 아니면 낮술을 했을 거라고 처음에 생각했다. 그러나 원희룡은 밑지는 장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의 주판알은 냉혹하고 그의 더듬이는 강력하다.

문재인의 실정 때문에 보수우파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모양이다. 원희룡의 레이더가 울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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