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1일 KBS 9시뉴스에서는 중증장애인들이 이동권을 요구하는 시위를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이 시위로 인해 1시간 동안 열차운행이 중단되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의 목소리 등을 전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다음은 9월 11일 KBS 9시 뉴스에 방송된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를 보면 아시겠지만 기사 말미에 높은 음성으로 외치는 한 여성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위에 옮긴 기사에서 붉은 색으로 강조된 부분입니다. 이 방송으로 그 여성은 인터넷상에서 상당한 비난을 받게 됩니다. 이 기사를 보도한 오마이뉴스 게시판의 쪽글로 올라온 글들만을 봐도 그녀에 대한 네티즌의 평가가 어떠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글은 오마이뉴스 쪽글 게시판에 올라온 네티즌의 글 가운데 하나입니다.
상당히 양호한(논리적이고 인신공격은 지양하는) 글 중 하나입니다. 인터넷상의 언어폭력에 대한 인식이 있는 분이라면 짤막한 욕설로 된 글들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되리라 여겨져 옮기지 않습니다. 여성운동가와 연계하여 비난하는가 하면 특정 여자대학과 관련한 비난도 나타납니다. 결국 논리는 걷잡을 수 없이 비약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보도가 오보 내지는 조작된 점이라는 사실입니다. (오보임은 입증되었으며, 조작 여부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기중인 상태라고 합니다.)
그 여성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비판적인 요구를 있는 상대는 시위하는 장애인이 아니라 그들을 끌어내는 경찰이었고(저 역시 그 방송을 보면서 "시민도 인권이 있어요"란 말은 "시민도 이동권이 있어요" - 결국 시민의 발인 지하철 운행을 막았으므로 - 를 잘못 말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냥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 여성이 말한 '시민'이란 바로 그 시위 장애인들이었던 것입니다.
이 사실은 방송에 그 여성이 직접 글을 인터넷에 띄움으로서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그 여성이 올린 글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시각 현재 KBS측에선 아무런 언급이 없는 상태입니다. 언론중재위원회의 결과가 나온다면 뭐 간단한 사과 및 정정보도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런다고 해서 모든 피해가 사라지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어쨌든 그 후 게시판에는 문제의 여성이 제기한 문제와 일치되는 당시의 상황에 관한 제보가 올라오면서 우호적인 글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여성을 마녀사냥하던 게시판은 어떨까요?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필명이든 실명이든 자신이 쓴 글에 대해 누구 하나 나서 사과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것이 네티즌의 생리이고 인심인가요? 이러고도 기성언론에 질타를 퍼부을 수 있는 걸까요?
저는 이 문제가 결국은 같은 문제라고 봅니다. KBS가 오보 내지는 조작을 통해 한 시민의 진의를 왜곡하고 그 사과에 대해 인색한 것이 잘못이라면, 자신이 잘못 알게된 사실에 근거하여 한 시민을 매도하고 인신공격을 일삼았으면서도 거기에 대해 일언반구 사과할 줄 모르는 네티즌의 행동방식 또한 잘못된 것입니다.
특히 이 건으로 네티즌이 보여주고 있는 저 행동방식은 네티즌들이 문제의 바른 인식이나 해결보다는 오직 군중심리의 의거한 냄비근성의 발로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KBS의 이 오보 사건이 네티즌의 냄비근성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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