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을 짝 찢어 불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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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밤을 짝 찢어 불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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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뜨거울 때, 잠시 쉬어가는 정자나무 쉼터

커피를 아주 좋아 하니 한 달이면 한통이 휘딱이다. 그리하여 커피와 프림을 아예 한 서너 통 사올 요량을 하고 있다가 저녁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양동 이 마트에 들렀다.

밤 12시까지 오픈한다고 하니 참으로 편한 세상이 되었다. 커피와 프림을 사고 난 뒤에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눈요기를 하고 있는데 일하는 분 몇이 모여서 호들갑을 떨고 있으렷다.

"아야 야가 이 밤을 짝 찢어 불란다고 하는디 이 밤을 짝 찢어 분다는게 뭔 말이다냐?"

"아따 형님은 그것도 모른당가? 이 밤을 짝 찢어 분다는 소리는 이 밤을 재미지게 놀아 분다는 소리아닌가벼, 형님은 그것도 모르시요'

"뭐다냐 그럼 이 밤을 재미지게 놀다고 해야지 뭐시가 겁나게 이 밤을 짝 찢어 분다고 하냐"

"참말로 환장한당게. 형님은 이 밤을 확실하니 재미지게 놀겄다고 하는 소리도 못 알아 듣소?"

"아따 그래도 그렇지 겁나게 말하니까 그라제, 이 밤을 짝 찢어 부러야. 상당하니 겁나는 아여"

"그란디 형님 그 말은 누가 했소?"

"응 굴비가 그 야그를 해서 뭔 말인가 해서 나가 안 와 부렀냐. 나는 당췌 못 알아 먹겄응게 갈비 자네가 아나 하고 말이여"

"이히히히, 인자 들어온지 3일 되는 것이 그리 말해 부렀소?"

"긍게 말이여, 가가 좀 논다니로 논 모양이여, 말하는 폼새로 보니께"

"그렇구만이라, 하긴 남도말이 좀 걸지라"

"남도 말이 걸어도 그렇차 뭔 말을 그리 겁나게 한다냐, 이 밤을 짝 찢어 분다니..."

"형님 그란디 뭔 말 끝에 그 말이 나왔소?"

"응 갸 굴비가 영등포로 갈라믄 어쩌게 가냐고 묻길래 이리저리 가라고 갈쳐 주면서 뭣땀시 거그 갈라냐? 하고 물응께 이 밤을 짝 찢어 불란다고 그러더라니께"

"영등포야? 뭔 영등포에 가서 이 밤을 짝 찢어 불것이 있다냐, 속을 모르겠구먼"

"자네도 속을 모르것쟈? 나도 그란디, 어쩐다냐 겁나는 물건이 들어온 모양이여"

"재미지구먼 형님, 굴비가 그랬단 말이제? 굴비 갸한티 가 봐야 쓰것네, 굴비는 뭐 한다요?"

"굴비가 굴비를 팔고 있쟈, 뭐시를 하고 있겄냐, 꺄르르륵 이 밤을 짝 찢어 불고 있것냐"

나는 그네들과 보조를 맞추어 어슬렁 거리며 굴비를 파는 곳으로 이동했는데 거기에는 어깨가 딱 벌어지고 100kg 정도로 넉넉한 풍채의 쌍꺼풀이 없는 한국형 미인이 "굴비삿시오" 하고 외치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물어 보고 싶었다.

"어때요? 그래 그 밤을 확실하니 짝 찢어 버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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