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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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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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기, 정대철, 문희상, 정동영, 김근태의 쇼!

^^^▲ 좌로부터 정대철 전 의원, 김원기 의원, 문희상, 김근태, 정동영 전 열린 우리당 의장^^^
‘쇼를 하라 쇼!'

요새 자주 등장하는 한 통신회사의 광고 카피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이 광고가 영 거슬린다. 별 듣기 좋지 않은 주파수의 여자목소리로 ‘쇼를 하라 쇼!’라고 외치는 품새가 사려던 물건마저 도로 놓아버리게 만드는 것 같다.

원래 광고의 속성이 소비자의 가슴에 다가가 결국 자사제품을 사게 만드는 것인 만큼 ‘광고의 쓰나미 시대’라고 할 수 있는 현대에서는 무조건 튀고 보는 게 장땡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왕 같은 소비자’의 정서를 역린하는 희한한 광고도 막 나온다. 그런 광고를 듣다 보면 기분이 씁쓸해진다.

오늘 아침신문 정치면에 나온 ‘민주 分黨 주역 5人 , 4년 만에 “죄송” 한마디’라는 제목아래 실린 사진을 보는 순간 바로 이 ‘쇼를 하라 쇼!’라는 광고 카피가 떠올랐다. 하고 많은 광고 카피 중에 이게 떠올랐다는 건 어찌 보면 그 광고가 ‘역효과’를 거두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잖아도 어젯밤 텔레비전 뉴스 시간에 ‘김원기·문희상·정동영·김근태·정대철’씨가 국회식당에 모여 ‘민주당 분당한 건’에 대해 ‘사과 비슷한 발언들’을 하면서 서로의 손을 잡고 어색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도 이 ‘쇼를 하라, 쇼’의 문구가 스쳐지나 갔다.

그러니까 어쩌면 이 ‘쇼!’ 카피는 광고장이들이 우리가 흔히 ‘역겨운 꼴’을 봤을 때 ‘쇼하고 있네’라고 빈정거리는 감정 상태를 ‘차용’해서 쓴 건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오늘 조간의 그 기사를 찬찬히 읽어보니 다시한번 ‘쇼하고 있네!’라는 기분 나쁜 느낌이 선명해졌다.

물론 그들이야 이런 소릴 들으면 펄쩍 뛰겠지만. 하지만 우리 국민 중 대다수는 그들의 그런 모습에 호감보다는 비호감을 가졌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기사에 따르면, 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이라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 분당 과정이야 어떠했든 간에 지난 날 분당의 결과를 가져온 데 대해, 또 이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

2003년 11월 민주당 분당 당시 열린우리당 창당준비위원장이었던 그는 “오늘부터 우리가 가는 길은 그대로 대한민국 정치사에 기록될 것이다. 지역주의의 망국적 사슬을 끊어내고 정치 부패의 구조를 깨부수는데 생명을 걸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생명까지! 걸겠다고 말했던 그 기개는 어디에다 버리고 이제 와서 지난날 상처 입은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는 건 ‘쇼’가 아니라면 뭔지 잘 상상이 안 간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별일을 다 겪는다. 그 와중에 남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상처를 입을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하지만 인생사에는 ‘사과를 해서 될 일’이 있고 ‘사과를 해도 소용없는 일’이 있다는 것쯤은 이제 나이 70이 넘은 김원기 씨가 누구보다 더 잘 알 텐데...

게다가 보도에 따르면 이런 회동을 갖기 하루 전 그는 동교동으로 DJ를 찾아가 ‘밀담’인지 ‘상담’인지를 했다고 한다. 분당할 때도 동교동에 물어보고 했는지 궁금하다.(그러지는 않았겠지)

어제 ‘5인 회동’에선 며칠 전 열린우리당을 ‘드디어’ 탈당한 정동영씨도 참석했다. 창당 주역인 그는 “열린우리당을 100년가는 정당”이라고 했었다. 물론 그는 열린우리당 의장까지 지내던 04년 총선 때 그 유명한 ‘노인들은 투표하시지 말고 집에서 쉬라’는 발언을 했다가 본의 아니게 ‘낙마’를 한 전력의 인물이다.

그런 그는 요 근래 노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더니 급기야는 탈당한 뒤 ‘대권’을 노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 지지율은 2%대를 오락가락하는 미미한 수준이다. MBC TV의 ‘미남 앵커’로 있던 그가 권노갑씨와 DJ의 후원으로 정계에 안착했다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우선 정동영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사건이 있다.

지난해 봄인가, 실업계 고등학교를 찾아가 그 어린 학생들에게 느닷없이 “못사는 집 아이들,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라는 상처를 안고, 성실하게 지내고 있는 이들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게 서민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것”이라는 생뚱맞은 소리를 했다는 사실이다.

그 자신은 아들을 학비 비싸기로 소문난 미국 사립고교에 유학시켜놓고는 뭐 그런 식으로 ‘민중의 편’인양 발언한다는 게 솔직히 좀 역겨웠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도 “김정일은 통 큰 지도자”라는 둥 요상한 소리만 골라 하더니 ‘남북 장관급 회담’때는 제주도에서 1박에 500만원 가까이하는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 룸에 태연히 투숙해, 우리네 서민들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적을 보였던 것도 떠오른다.

정치인의 덕목의 첫째는 ‘한결같은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편리할 때 이 말 하고 저 말 하는 지도자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100년 가는 정당’운운 하더니 불과 4년만에 탈당까지 하는 그 행태는 뭔가! 바로 ‘쇼 하고 있네!’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질 않는가. 어제 그 ‘5인 회동’의 주역들은 모두 이 정권 탄생에 지대한 공신들이고, 어쨌거나 ‘영화’를 누렸던 장본인들이다. 국민들은 그들의 그런 행태를 다 기억하고 있기에 지금 화가 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이제 와서 ‘사과’운운 하면서 억지웃음을 흩날리고 있다는 건 바로 ‘쇼를 하라 쇼!’ ‘쇼 하고 있네!’라는 빈정거림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을 반증하는 상황일 것이다.

이들 ‘5인의 사나이’들이 이렇게 구차스런 미소를 날리는 배경은 다름아닌 27일로 예정된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의 합당선언을 어떡해서든 막아보려는 심산이라는 분석기사도 나왔다.

이 중도개혁통합신당의 대표가 바로 김한길이다. 그는 “열린우리당 당적을 가진 사람과는 통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도 좀 우습다. 김한길 역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까지 지냈고 한때는 정동영과 함께 실업계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그 어린 학생들에게 ‘양극화가 어떻고 귀족계급이 어떻고’하면서 이상한 ‘의식화’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는 작년 3월 한 실업계 고교를 찾아가서는 이런 말을 했다. “부자부모를 만난 아이들은 비싼 과외로 공부해서 좋은 학교에 가고,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기회가 많아지고 부자부모를 못 만난 아이들은 비싼 과외를 못해서 좋은 학교에 못 가고 계속 못 삵 되는 현상이 양극화다. 이대로 가면 옛날처럼 귀족계급이 생기고 아무리 노력해도 기회를 가질 수 없는 사람이 생기게 된다. 잘 사는 사람은 계속 자기들끼리 잘 살고 못 사는 사람은 점점 어려워 질 수밖에 없는 사회는 잘 못된 것이고 결국 망하게 된다.”

다른 건 몰라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기를 펴지 못하는 어린 학생들 앞에서 요런 이상한 소리만 했던 사람이 자신이 원내대표까지 지내며 몸담고 있던 열린우리당이 ‘세불리’해지자 어느 새 ‘탈당’하더니 무슨 중도 어쩌구 하는 당 비슷한 것을 만들고 거기에 대표라고 하는 것까진 좋은데 글쎄 그가 “열린 우리당 당적을 가진 사람과는 통합할 수 없다”는 소릴 한다는 건 그야말로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 아닌가!

김근태씨나 정대철씨도 오십보백보다. 정씨는 ‘노무현대통령 만들기’에 ‘1등공신’이었지만 결국 ‘영어의 몸’까지 되었었고, 참여정부에선 이렇다 할 ‘포스트’를 맡진 못했지만 자신의 표현대로 오늘날 국정의 혼란상에 책임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입장일 것이다.

불출마선언으로 ‘프리한 몸’이 된 김근태씨도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무수한 정치적 발언을 헤아려보면 큰 소리 칠 입장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모두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5인의 남자들’이 어울리지도 않는 ‘사과’ 비슷한 발언을 하면서 다시 뭘 좀 해보겠다며 ‘대통합’운운하는 건 정말 아니올시다! 이다.

이러니 민주당 인사들로부터 ‘진정성 없는 대통합 술책’ ‘개인들의 사견에 불과하므로 논평할 가치가 없다’ ‘개가 길가다 일 보듯이 하는 게 사과냐. 하려면 절차와 형식을 갖춰 제대로 하라’라는 냉소적인 비아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인생사에는 사과를 해서 될 일이 있고, 사과를 해도 소용이 없는 일이 있는 것이다. 사과를 해봤자 소용없는 일에는 결국 응분의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 ‘대통합’이란 ‘쇼’같은 화두에 매달려 자신들의 지난날의 과오를 은근슬쩍 숨기려는 전·현직 열린우리당 책임자급 인사들 특히 어제 ‘5인 회동’을 한 다섯 남자들은 더 이상 사과운운 하지 말고 깨끗이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 것이 최상의 길이라는 걸 충고하고 싶다.

물론 어렵사리 잡은 ‘정권’을 놓치고 싶진 않겠지. 하지만 이런 식으로 ‘사과’운운으로 ‘저지른 죄들’을 ‘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얕은 술책을 쓰기엔 우리 국민이 이젠 정치적으로 선진화했다는 걸 ‘5인의 남자’와 기타 집권여당의 책임자급 인사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그들이 5년 전 ‘노무현신화’를 탄생시켰던 ‘국민 오픈 프라이머리경선대회’를 통해서 ‘꿈이여 다시한번’을 노리고 있다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바람’을 일으켜 국민을 현혹시킨 뒤 어떻게 하면 될 것도 같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엄청난 ‘국민저항’의 역풍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번 대선은 한나라당이 따논당상이라는 말도 천만에 말씀이라는 걸 미리 경고한다. 한나라당의 요즘 하는 작태를 보면 그야말로 가소롭기 짝이 없다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는 걸 한나라당 책임자들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사즉생(死卽生)’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 정치인들에게 무엇보다도 절실한 정신자세라고 할 수 있다. 절실해야 통한다는 옛말도 있질 않는가! 모든 걸 버리고 그야말로 ‘석고대죄’한다는 심정으로 국민 앞에 사죄를 빌어도 결과에 대해선 아무도 장담을 못하는 실정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한데 무슨 민주당과 대통합이네 소통합이네 이러면서 우왕좌왕하는 현 정치권 인사들 보면 참 딱한 느낌이 든다. 오늘 조간에 나온 ‘5인 회동’기사를 보면서 하도 한심한 생각이 들어 몇 자 적어 보았다. 이제 더 이상 무슨 ‘술수’를 써서 혹은 ‘바람’을 일으켜서 국민의 혼을 빼놓은 채, ‘대권’을 잡아보겠다는 야바위꾼 수작은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야 대권후보 지망생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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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하쇼 2007-07-03 21:31:07
쇼하는것 맞네요 쇼 쇼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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