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바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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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바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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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편지쓰기 공모전에서 당진군 최성재 씨의 편지가 대상 받아

^^^▲ 당진 여성주간을 맞아 사랑의 가족편지쓰기 공모전에 입상한 수상자들^^^
여성주간을 맞아 사랑의 가족편지쓰기 공모전에서 당진군 최성재 씨의 ‘아내에게 바치는 글’이 대상을 받았다.

이번 행사는 <맑고 푸른 당진21> 실천협의회(회장 장 동환)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2개월간의 전 군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결과 총 350통의 편지가 접수가 되어 전문가 등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했다.

또한, ▲ <다정상> 윤혜숙(당진읍 원당리)씨의 ‘우리 가족의 웃음꽃 유진에게’, ▲ <화목상> 심기택(송악면 기지시리) ‘병상에서 아내에게’, 이초롱(당진고등학교 3년) 학생의 ‘그리움은 더 큰 그리움으로 남아’, ▲ <진솔상> 조혜경(당진읍 원당리)씨의 ‘나의 분신 같은 동서에게’와 최은비(순성초 6년) 학생의 ‘기둥이 되어주시는 아빠께’, ▲ <장려상> 김상희(우강면 창리)씨의 ‘결혼이라는 행복!’, 박채림(순성초 6년) 학생의 ‘저에게 늘 큰 힘이 되어 주시는 할아버지께’, 레티지에우(송악면 복운리)씨의 ‘할머니께’가 각각 받았다.

특히, 대상을 받은 최성재 씨의 ‘아내에게 바치는 글’은 아내의 회갑 때 아내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편지로 써서 낭독하여 참석한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또한 심사위원들도 결혼생활 내내 가정을 꾸리며 가족을 위해 헌신한 아내의 인생역정을 한편의 시처럼, 영화처럼 표현하여 크게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 ‘아내에게 바치는 글’ 로 대상을 받은 최성재씨^^^
아내에게 바치는 글

사랑하는 여보!
경치가 아름답고 공원 같은 곳, 영화롭던 곳,
당미 처갓집 고대면 진관2리.
볕을 쥐고 솟아난 나무 그 향기를 가득안고
1935년 최성재의 아내가 되리라 굳게 마음먹고
존경하는 손낙성씨의 셋째 딸로 태어났으니

시대는 어두운 일제시대 세계대전,
그리고 6.25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푸르디푸른 꿈을 익히며 잘 자랐지요.
더불어 잘 사는 길을 찾는 그 여자
참, 예뻤어!
그러나 말 한마디 건네 보지 못했어. 난 바보였어.

어느덧 열여덟 살! 18세의 순정,
우리는 성당사 사찰에서 백년가약을 맺고
행복의 길을 출발하였지.
성황당 고개를 넘어 나루터의 고장
넓은 바다를 가슴에 품은 복음자리
그곳이 고대면 옥현리 구로지 뒷골,
우리들에게는 행복의 복음자리였다.

때는 6.25전쟁 막바지,
그의 남편도 군대의 부름을 받고
결혼한 지 3일만에 전쟁터로 떠났다.
신혼의 재미도 접어둔 채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불안한 마음,
가는 사람도 울고 보내는 사람도 울고

독수공방 날마다 눈물로 지새웠던 당신,
남편의 앞길에 지장이 있을까봐, 눈물을 멈추고
속을 태우고 계신 시부모님께 누가 될까봐
눈물을 멈추었고,
남편을 생각하고 가정을 위하여 그저 열정만이 넘쳤다.
그 열정의 감동! 천지신명의 보살핌,

전쟁은 막바지, 군대로 떠난 지 2개월 만에
생각지도 못한 열흘간의 휴가 (늑막염으로)
휴가라는 말조차 없던 전쟁 중의 일,
군인의 경찰 제55헌병대의 헌병,
완전복장에 총을 메고 밤중에 부르던 소리,
당신은 맨발로 뛰어 나왔지?

한달만에 또 휴가, 그것도 보름간의 거짓말 같은 휴가,
군대생활 6개월만에 제대라니(의병 제대),
제대복을 입고 돌연히 나타났다.
그리고 며칠만에 당진초등학교로 복직 발령,
모두가 눈물을 멈추고 고난의 역경을 넘어
일어선 그대의 열정의 보람이었다.

여보!
우리 부부는 행복했었지.
서로가 함께 다독이며
넘고 넘어온 55년간의 고갯길,
고생도 하였지만 행복하였어.
그 행복의 복음자리에서는

딸 낳고 아들 낳고 딸 낳고 딸 낳고 딸 낳고
아들 낳고 여섯 번,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고,

행복한 사랑은
며느리 얻고 사위보고 6번,
할머니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고 12번,
24개의 촛불이 행복의 앞길을 환히 비추고 있네요.

불면의 긴 밤에 고뇌가 스며들어도
자식들만 바라보면 흡족하였고,
모진 애간장 태우다가도
자식들만 바라보면 만족하였고,
손가락 마디마디에 땀과 노고가 맺혀도
자식들 성공함을 바로 보며 행복해 했고,
훌륭하게 잘 자라온 자손들이
자랑스럽고 행복만이 가득할 뿐.

엄마! 나 상 탔어!
엄마! 나 합격했어!
이 얼마나 행복한 소리인가?
이 말을 들을 때마다 행복만이 가득,
모든 자식들이 기쁨만을 안겨주고 있네.
바라만 보아도 오직 행복에 행복일 뿐.

오늘도 자랑스러운 자손들을 바라보며 생각하며
이제까지 살아온 삶이
진정 떳떳하고 보람찬 삶이였다.

고마운 당신 여보!
당신이 보릿고개의 가난을 물리치고
더불어 잘 사는 길을 찾아
넉넉한 가정경제를 일으킨 고마운 아내요,
10남매중 장남인 남편,
내 자식들은 6남매,
가진 것은 없었고 참 힘들었지요?

처갓집에서 논 다섯 마지기를 주셨으니
큰 힘이 되었어요.
장인 장모님 참말로 고마워요.
딸 낳아 주신 것도 황송한데 논까지,
큰 보탬이 되었어요.
우리들 행복하게 잘 살겠어요.

고마운 당신,
비가 내리고 천둥이 내리쳐도
호미 들고 삽 들고 밀차 끌고 논으로 밭으로
산에는 계단식 개간하여 2천평의 뽕밭을 만들고,
집에는 잠실 짓고 규모가 큰 양잠사업가
생산되는 누에고치는 트럭에 의하여 팔려나가고
그 돈은 논이 되고 밭이 되고 집이 되고,
그는 바쁘게 뛰었다. 아! 청청히 살아 왔다.

여보! 당신은
눈보라가 몰아치고 물이 꽁꽁 얼어도
수백 마리의 닭들을 길렀던 고생길,
길이 없어 등너머로 가서 사료를 날라 왔고,
등너머로 달걀 나르고 닭 나르고,
산 넘기 힘들었던 양계업.

여보! 미안해요.
남편은 날마다 술에 취해 새벽에 귀가하고,
술주정에 짜증을 받아가며,
자식들 생각에 나날을 보내며 돼지도 길렀던 양돈가.

물이 없는 천수답 논에 연못을 파
물을 대고 농사짓고
좁은 논길 넓혀 농로 만들어 농기계 드나들고
넓고 넓은 문전옥답은 해마다 넓어져 갔다.
이제 세월의 회환 속에 그윽한 솔잎향기 되어
모두의 가슴 속으로 스며들고 있네.

당신은 의욕도 많은 훌륭한 여자,
옥현리 부녀회장, 종합운동장 입구 비석에 손영순,
읍내리 부녀회장, 옥돌고개 비석에 손영순,

남편은 참전유공자 나라사랑공원 비석에 최성재.

부녀회장, 여성교회 회장. 사모님 친목회장,
하나속 속장, 청룡리 반장, 여성의용소방대,
신성대학 여성대학, 평생대학, 주부대학,
노인대학, 노래교실 상장도 많고 졸업장도 많고,
헤아릴 수 없이 바쁘다.
집안 살림 전부 맡아 고민하며 가계부 쓰며,
전화 걸며 바쁘게만 산다.

한 동안 속을 썩여주던 남편을 다독이며
백수가 가까운 시어머니를 모시고
부모 없는 손자 둘을 키우며 고생하던 시절들,
여보 미안해요. 고마워요.
고생했던 시절도, 즐거웠던 시절도,
열정의 시절도 이제 아롱거리고 있네.

우리 늙어도 간병인이 필요 없는 삶을 살다가 갑시다.
문득 모든 이들 사랑 속에
조용히 웃으며 가는 것을 소망해 본다.

여보!
인생은 60부터란 속설은 옛말,
인생은 70부터! 아니 80부터래요.
인생이란 올 때는 울어가며 왔지만
갈 때는 웃어가며 가야한다는 속설 따라
여보 갈 때는 웃으며 갑시다.
행복하게 즐거웁게 갑시다.
잘 자라주는 자손들을 바라보며
건강의 행복과 즐거움의 행복, 배움의 행복,
모두를 가득안고 희망봉을 향하여 웃으며 갑시다.

올 때는 순서가 있어 순서대로 왔지만
갈 때는 순서가 없어. 꼴지도 좋아, 늦어도 좋아,
남편보다 늦게 반드시 늦게 가야해요.

나이는 숫자일 뿐, 가는 길과는 무관하니
당당히 어깨를 펴고 새로운 생명의 불꽃을 피우며
편안한 마음과 건강한 몸으로 만수무강을 기원합니다.

환희의 물결이 출렁이도록
사랑의 메시지를 소리높이 외칩니다.
“여보 사랑해요”

2007년 1월 1일
남편 최 성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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