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전사 조국 - 윤미향 이 책 보고 사람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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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전사 조국 - 윤미향 이 책 보고 사람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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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칼럼

며칠 전 나는 이영훈 교수와 그의 그룹이 쓴 책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을 평가하면서 한국인 정신문화의 차원을 한 단계 올려주는 저술이라고 자리매김한 바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이 21세기 가장 균형 잡힌 지식인의 모습이라는 말까지 했는데 많은 이들이 놀랐을 것이다. 그 책은 역사책의 하나일뿐인데 한국인 정신문화까지 언급한 게 너무 과찬 아닐까? 아니다. 그 판단 변함없다. 너무나도 중요한 그 얘기를 더 해볼 생각에서 오늘 방송을 마련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반일 광기가 옳고 그르냐를 떠나 반일종족주의란 게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온갖 거짓말과 지적 사기의 뿌리라고 지적한 대목이었다. 그런 게 결정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끝내 이 나라를 망한다는 가슴 철렁한 지적이었다.

그렇다. 그래서 이 책은 역사서를 넘어 한국인의 정신을 탐구해들어간 철학서가 맞다. 이 책 저자들의 문제의식, 특히 이영훈 논점은 명쾌하다. 거짓말 잘하는 한국인이 큰 문제라는 것이다.

기억하십니까? 첫책 <반일 종족주의> 서문은 ‘거짓말의 나라’로 되어 있다. 한국인의 거짓말 잘하는 풍토는 아주 악명이 높아서 일테면 법정 위증죄로 기소된 사람이 한 해에 1400명인데, 이건 일본의 수백 배에 해당한다. 보험사기 같은 것도 만연해서 사기총액이 미국의 무려 100배다. 당연히 사회적 신뢰가 떨어지고 서로를 믿지 못하니 민사소송 같은 게 난무한다. 놀라지 마십시오. 우리의 1인당 민사소송 껀수는 당당 세계 최고다.

정치도 거짓말이 대부분이다.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가 떨어진 건 김대업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이회창의 아들이 군대 가지 않으려고 체중을 줄여서 장난친 결과라고 떠들어댄 게 결정적이었다. 그런데 그게 거짓말이라는 게 탄로 나지 아니었느냐? 2008년 광우병 파동도 mbc가 만들어낸 거짓말에서 출발했고 4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도 결국 좌파가 만들어낸 거짓말 탓이고, 그래서 사기 탄핵이었다.

그게 전부일 리 없다. 이영훈 교수는 그런 거짓말이 역사학-사회학-철학 같은 학문에 스며들어서 지금 대학 전체가 거짓말 공장이라고 지적했다. 멀리 갈 게 없다. 반일 히스테리의 중심을 이루는 것, 즉 일본이 나쁘다고 하는 말들은 모두 거짓말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일제가 위안부를 모두 강제로 끌어갔다는 것부터 거짓말이고 날조이며, 농지 빼앗고 식량을 수탈했다는 등의 주장 역시 모조리 근거 없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도 아니다. 그걸 차례로 입증한 게 <반일 종족주의> 이고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 아니냐?

정리하자면 우리가 아는 반일, 좌파가 선동질하는 반일은 대부분 거짓과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만들어진 반일 종족주의에 매달릴 경우 끝내 국가적 위기를 부를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런 이유로 저는 이 책을 높이 평가한다.

이 나라 지식인입네 하는 이들이 모두 이런 풍토에 아부하는데 정신없는데 이 책은 “아닌 건 아니다”라고 지적하니 그 자체로 대단한 일이다. 자 그러나 여기에서 한 걸음을 더 나가보자는 게 오늘 방송이다.

이 교수는 한국인은 거짓말 잘하는 나라 사람들이라고 지적했지만, 실은 문명사적으로 본 한국인의 집단정서는 두 개의 세계로 구성돼 있다. 즉 한국인에겐 이중성이 있는데, 우선 못 말리는 순수(純粹)주의가 하나 있고, 그와 동시에 신바람의 에너지가 있다. 좋게 말하면 신바람이고 나쁘게 말하면 광기다.

즉 한국인은 순수와 신바람 사이를 왔다 갔다 하데, 유난 떠는 순수주의 지향부터 살펴보자. 일테면 조선조 시조에서 가장 빈번한 시어가 명월(明月, 밝은 달), 청산, 송림(松林) 등이다. 온통 지조와 절개의 상징어들이다. 그렇다. 우린 전부터 맑음-순수함을 무한 동경해왔다. 그걸 상징하는 게 우리가 예전 국어시간에 배웠던 고시조다.

"梨花에 月白하고 銀漢이 三更인제 一枝春心을 子規야 알랴 마는 多情도 病인양 하야 잠 못들어 하노라" 이화 즉 배꽃도 흰색, 흰달과 은하수도 모두 흰색이다. 우린 순수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해왔던 묘한 나라 사람들이다. 그런 선비가 깊은 밤 봄밤이 깊어가는 와중에 섬세한 센티멘탈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게 이 시조다. 좋다. 순수를 사랑하는 한국인의 심정은 현대에 들어와서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의 애송시에는 윤동주의 '서시'가 빠지지 않는다. 서시가 뭐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고 고백하지 않느냐? 역시 맑음-순수함을 못 말릴 정도로 사랑한다. 문제는 그게 사춘기의 것이라서 어른의 정서가 못된다는 점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한국인의 애송시가 30대~40대의 장년기의 정서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 왜 그러냐? 윤동주의 순수란 어느 순간 편협함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현실에서 묻은 때 같은 것에도 너그럽지 못하다. 그래서 우린 더욱 명분에 그토록 매달리며, 타협이란 걸 모르며, 세상을 흑백논리로 따지는 데는 아주 이골 났다. 조선조 당쟁 같은 것도 그래서 그렇게 난리였지만, 지금도 우린 일상 속의 작은 차이를 참지 못한다. 다시 말하지만 순수에 대한 과도한 사랑이 자칫 비타협적인 광기로 치달을 수 있다. 그게 포인트다.

아까 얘기한 한국인의 잠재의식 중에 신바람의 에너지란 게 있는데, 그게 좋게 말하면 신바람이고 나쁘게 말하면 광기다. 자칫 한(恨)으로 발전할 경우 상대방을 해코지하기도 하며 이웃 일본을 대하는데 보듯 앙앙불락한다. 물론 그 뿌리는 고대 이래의 샤머니즘에서 왔다. 즉 한국사회에 근대를 말해주는 이성의 시대, 계몽의 시대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다. 그걸 명심해야 한다.

한국인이 생명처럼 여기는 순수함이란 이토록 약이자 독이다. 우리 역사에서 그건 아주 분명하다. 60~70년대 박정희 시절처럼 한 번 발동 걸리면 벌떡 일어서는 동력이 분명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에서 보듯 아차 하면 정치적 광란으로 연결된다. 멀리 갈 게 없다. 한국은 남북 모두가 세계에 유례없는 정치적 광기의 표본이 아니냐?

북한은 전체주의 광기가 막장이고 한국 역시 좌파 운동권의 광기가 지배한다. 사실 이 얘기는 몇 해 전에 돌아가신 철학자 김형효 선생의 평소 지론이기도 하다. 이 모두가 자유주의 철학이 없는 탓이고, 우리가 순수와 광기를 합리적 이성으로 다스리는데 매우 서툰 탓이다. 조금 어려우신가? 죄송하다.

어려운 얘기는 여기까지다. 자 오늘 방송의 정리인데, 다시 <반일 종족주의>란 책으로 돌아오자. 그렇게 순수와 광기 사이를 오가던 한국인이 21세기 이후 상태가 특히 나빠졌다고 본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너무도 빠르게 변해가는 와중에 스스로를 성찰해보는 철학하기에 게을러진 탓이고, 또 하나 결정적인 게 결국 좌파의 농간 때문이다. 좌파가 뭐냐? 거짓과 우선의 덩어리가 좌파다. 그런 좌파가 한국인의 일상에 아주 본격적으로 파고들어 정신세계를 더럽힌 게 든 게 지난 20년이고, 30년이다. 아까 언급한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 사건, 2008년 광우병 파동 그리고 3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한국인이 급속하게 망가지는 현상을 보여준다. 그런 좌파의 결정적인 장난의 대상이 바로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반일종족주의란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문제다. 참으로 거짓말과 지적 사기의 뿌리인 그런 정신세계가 결정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끝내 이 나라를 망한다.

그걸 지적한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이란 책은 실로 훌륭하다는 걸 재확인하다. 그리고 이 문제는 아주 거대해서 한국인 특유의 집단정서에 균형을 잡고, 뒤틀린 이걸 바로 잡는 문제라고 나는 본다. 새삼 정리하자면 못 말리는 순수(純粹)주의와 신바람의 에너지, 이 두 개를 어떻게 합리적인 이성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가, 좌파의 선동으로부터 잘 지켜서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가 하는 문제라고 나는 정리했다.

오늘 방송 조금 어려운데, 잘 음미해보시길 바란다.

※ 이 글은 21일 오전에 방송된 "반일전사 조국 - 윤미향 이 책 보고 사람될래?"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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