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이 앞장서 한국 보수 작살내는 소름 돋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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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이 앞장서 한국 보수 작살내는 소름 돋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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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칼럼

이번 총선을 지켜보면서 참기 힘든 것은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는 점인데, 그런 세상을 이끌어줘야 할 신문 특히 조중동의 배신이 참으로 역겹다. 저들이 한국보수의 등에 서슴없이 칼을 꽂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을 꼰대라고 조롱을 하고, 왜 중도 쪽으로 외연 확장을 못하느냐며 말도 안 되는 비판을 하고 있는가 하면, 한국 보수는 1970~80년대 식 반공만 외치고 있다고 보수사회를 온통 매도하고 있다. 

조중동 저들은 그저 떼거리로 미쳐간다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게 상황이다. 솔직하게 요즘 심경을 고백한다면 대한민국이 이렇게 확실하게 안에서부터 무너져내리는구나, 그런 가슴 철렁한 징후로 읽힌다.

저는 신문쟁이 출신이라서 그런지 신문을 유심히 살펴읽는데, 총선 다다음 날 그러니까 금요일 지면이 가관이었다. 총선에서 패배한 미래통합당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만, 놀라운 것은 그게 마치 한겨레나 경향신문이 보수를 비판하는 식이었다. 이해하셨느냐? 조중동 저들은 이미 보수신문이 아니었다. 

최근 20년 한국사회가 좌편향 일색으로 흘러왔는데, 조중동도 이젠 거기에 편승해서 한국보수세력과 보수 정치의 등에 서슴없이 칼을 꽂는데 정신이 없다. 

일테면 금요일 아침 조중동은 한 목소리로 한국보수세력과 보수 정치를 몰아세웠다. 비판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한국보수세력과 보수 정치가 이미 흘러간 물인데, 아직도 자신을 주인공인 척 착각하고 있다는 비아냥이고 동시에 진작에 중도 쪽으로 외연을 확장했더라면 이같은 총선 패배는 없었을 것이라고 저들은 한결같이 외치고 있다는 점이.

자, 말이 필요없다. 조선일보 금요일 2면 분석 기사다. 보라. “아직도 보수가 다수라 착각---강경 지지층에 휘둘려서 중도층을 잃었다” 이게 조선일보 수준이다. 경박하면서도 사실관계가 다른 소리를 내뱉는 것이다. 

사실 바보 황교안과 김종인의 중도 타령이 총선을 망쳤다는 걸 세상이 다 아는데, 그런데도 그런 헛소리를 태연자약하게 늘어놓는 게 요즘 조선일보 수준이다. 그 똑 같은 소리를 동아일보는 그날 1면 중간기사에서 했다. “변화 못 읽는 보수정치, 아직도 주인공인 줄 알아”. 

조선 동아 사이에 무슨 교감이 없지 않고선 그런 지면을 만들 수 없다. 놀랍게도 그런 소리를 중앙일보는 7면 인터뷰 기사에서 이런 제목으로 뽑았다. “보수, 이미 비주류됐는데 그들만 스스로 주류인 줄 알아”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 조선일보는 이런 지면으로 양에 차지 않았는지 이틑날인 토요일 1면 사이드 기사로 한국보수세력과 보수 정치를 마구 짓이겨놨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미래통합당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보들을 모조리 모아놓은 다음 그들 목소리를 인용해 지면을 꾸몄지만, 알고 보면 조선일보의 요즘 논조를 잘 반영한다. 

"청년들 죄다 험지 보내놓고… 꼰대당, 反文만 외치다 폭망“한 눈에 봐도 애정이 없는 기사다. 조선일보란 제호만 가리면 한겨레신문 꼴이다. 당이 구시대적 계파·공천 싸움, 극우적 언행 등을 거듭하다가 국민에게 팽당했다는 것이다. 눈에 확 띄는 건 “극우적 언행”이란 표현이다. 

저들은 스스로를 이른바 중도보수, 개혁적 보수라고 여기니까 미통당 따위를 숫제 극우로 내모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미친 것 맞다. 더욱 기겁할 것은 "통합당이 1970~1980년대 반공(反共) 스타일로 외친 '문재인 좌파 독재'는 유권자를 설득하지 못했다"고 했다는 대목이다. 그러니 극우세력과 바이바이를 해야 하고, 영남중심주의와도 결별해야 한다는 주문도 했다. 이게 말이나 되느냐? 반공이 어때서? 그리고 반문 즉 반문재인이란 구호가 어때서?

악마적 체제인 북한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핵으로 무장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인질로 사로 잡고 있는 국면인데, 반공이 낡았다고? 환장할 노릇이다. 그리고 반문은 당연한 기치가 아니냐? 문재인은 헌법 파괴자이며 동시에 국가파괴자라를 걸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 그런 문재인을 빈대한다는 기치를 내세우는 게 뭐가 문제냐? 

또 영남중심주의가 문제냐? 전라도의 호남공화국문제는 왜 입도 벙긋 못하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자 신문 중 가장 기겁할 지면, 최악의 지면은 바로 중앙일보 차지다. 

그날 1면 톱 제목이 “코로나 속 국가의 재발견, 그게 수퍼야당 만들었다”. 이게 맞는 소리냐? 그냥 개소리다. 민주당이 총선 때 했던 프레임을 그대로 반복한 꼴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글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라는 박원호라는 자가 쓴 원고다. 

이게 무얼 말해줄까? 이 나라 언론계와 학계가 동시에 미친 게 분명하다. 코로나 사태에서 우리가 국가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고 그래서 민주당에게 표를 던졌다는 분석이 어디 말이냐, 막걸리냐?

그랬더니 월요일 아침 중앙일보는 정말 기가 막혔다. 그 신문 주필 이하경이는 자신의 칼럼에서 "통합당이 1970~1980년대 반공(反共) 스타일로 외친 '문재인 좌파 독재'는 유권자를 설득하지 못했다"고 했다는 조선일보 기사를 굳이 인용하면서 다시 통합당이 극우세력과 결별해야 하고 반공보수 간판을 달고 있는 걸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허깨비 같은 훈수를 뒀다. 

어떠시냐? 지면 분석은 여기까지다. 

사실 “조중동이 신문이라면, 우리 집 두루마리 화장지는 팔만대장경이다” 이런 우스개가 나돈 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무렵이 이었다. 

당시 탄핵 소동 자체가 언론의 난(亂)이라는 걸 잘 알던 사람들이 조중동에 대한 환멸을 그렇게 표현했던 것이다. 사실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수호하려는 매체가 전무(全無)하다는 게 이 나라 국가 위기를 새삼 재확인해준다. 

예전 그럼에도 조중동 사이엔 미세한 편차가 있어, 그걸 나는 ‘눈치 보는 조선, 날 뛰는 중앙, 왕바보 동아’라고 규정한 바 있는데, 그 몇 해 사이 세 신문의 제작태도는 개선된 바 없고 점점 나빠지고 있다. 그래서 결국 똑 같은 신문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죄송하다. 오늘은 제가 섣부른 위안이나 희망을 전해드리고 싶은 생각이 없다. 정말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는 사실을 한국보수의 등에 서슴없이 칼을 꽂고 있는 조중동 신문을 통해서 재확인한다. 

솔직하게 제 심경을 고배한다면 아, 대한민국이 이렇게 확실하게 무너져내리는구나, 그렇게 오래 남지 않았구나···

※ 이 글은 21일 오전에 방송된 "조중동이 앞장서 한국 보수 작살내는 소름 돋는 시대"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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