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수호불교도총연합,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을 포함한 19개의 우파시민단체가 엊그제 성명을 내서 "미래통합당과 공관위가 태극기세력을 배제하는 등 안하무인의 자세로 공천을 밀어붙이고 있어 총선승리의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 결과 유력한 정치인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공언하는데, 이게 과연 공정하냐는 지적인데,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큰일은 큰일이다. 이번 총선에서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제1당으로 벌떡 올라서고 민주당이 참패한다고 나는 이미 예고한 바 있는데 상황은 점점 비관적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문재인에 등 돌린 사람들이 정권 심판을 할 것이라고 보았는데, 지금 상황은 우습게도 미통당이 더 밉다.
공관위원장 김형오 발 공천 참사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김형오 위원장의 측근 대여섯명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에 공천되는 등 공천의 편파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고, 탄핵반대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되었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도 나돌고 있다.
미래통합당 자체도 문제가 있다. 이미 자유공화당은 100곳의 지역구에 공천한 후 여론조사로 미래통합당과 단일화를 하겠다는 제안을 했는데도 미래통합당은 자유공화당과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다. 황당한 일이다.
며칠 전 박근혜 대통령이 옥중서신을 통해 미래통합당에 힘을 실어주었으면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데도 저 지경이다. 이런 주장은 자유공화당에서 하는 일방적인 것만은 아니다. 자유공화당 조원진 대표의 지역구에도 미래통합당이 공천을 떡하니 하고 말았는데, 그건 자유공화당에 사실상 모욕을 주는 것이지 그게 대체 뭐하자는 짓이냐?
오늘 분명히 해두지만, 지엽적인 게 문제가 아니다. 김형오 자신이 자유우파적 신념이 결정적으로 부족하고 그래서 중도 성향의 사람들을 끌어들인 것 자체가 패착이다. 그는 미통당을 문재인을 때려 잡는 자유우파 정당으로 키우지 못하고 중도 이념의 당으로 찌그러뜨린 것이다.
세상이 알지만 그는 범 김영삼 YS계 사람이다. 원천적 한계가 있다는 뜻인데, 실제로 그는 얼마 전만 해도 백범기념사업 회장을 맡았는데, 그만큼 이승만 건국대통령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결과 이번에 태극기 세력을 그의 이름으로 학살해버린 것이다.
사실 과거에도 ‘아스팔트우파’를 비롯한 우파활동가들이 총선 때마다 정치권 진입을 시도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등은 그들에게 인색했다.
그들은 늘 ‘극우’로 몰렸고, ‘중도’를 외치는 사람이나 ‘좌파’에서 전향한 사람들에게 밀렸다. 그래도 이번에는 2016년 탄핵사태를 겪은데다가 문재인 정권이 정치‧경제‧외교‧안보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위험할 정도로 좌파 행보를 하고 있는 터라, 거기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서라도 자유우파 활동가들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관심을 가져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김형오가 그걸 짓밟고만 것이다.
그 결과 지금 시중에서는 우파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냉소적인 기류가 흐른다. 그걸 월간조선 배진영 기자가 이렇게 정리했다.
“한국 보수(?)정당에서 공천받는 법이 있는데 우선 우파운동 하느라 고생 하지 마라. 좌파운동 하다 들어오면 된다. 또 어려울 때 당 지키지 마라. 탈당 했다가 복당하는 게 더 대접 받는다. 여당과 목소리 높이며 싸우지 마라. 그러다 '막말 정치인'소리 듣느니, 숨 죽이고 점잔 빼면서 '신사'소리 듣는 게 낫다. 또 있다. 젊어서부터 '보수' 내걸고 정치할 생각 마라. 밖에서 스펙 쌓으면서 웰빙하다가 환갑 때쯤 명함 디밀면 '어서 옵쇼' 할 거다.” 어떠시냐? 나는 이게 바로 요즘 싸늘해진 시중 여론이라고 본다.
자, 지금 상황은 미래통합당에서 어물쩡 처리하면 안된다.
당 지도부는 공관위에 다시 검토해달라고 요청하고, 그에 따라 기존에 단수로 공천했던 인천 연수을, 대구 달서갑 등 두 개 지역에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는데, 그걸로 일이 끝날 것 같지 않다. 그래서도 안된다.
우선 황교안의 중대 결심을 요구한다. 김형오의 공관위에 몇몇 곳을 재심사해달라고 하는 거래를 하는 대신 큰 원칙을 세우길 바란다. 우선 미래통합당이 자유공화당의 김문수대표와 우파 시민사회지도자들과 협의하여야 한다는 게 우선이다.
또 모든 지역구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스무 곳의 지역구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경선을 한다는 것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 그게 박근혜 옥중서신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고, 무엇보다 대패 위기의 총선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그 자신이 잘 알아야 한다.
※ 이 글은 13일 오전에 방송된 "엉망진창 통합당 공천 총선 승리 끝났다"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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