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광장, 크레믈린의 모스크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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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광장, 크레믈린의 모스크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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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트로이카의 진원지

^^^▲ 모스크바의 상징 성聖 바실리사원,클레물린 궁, 붉은광장 주변
ⓒ 박선협^^^


페레스트로이카! 이처럼 당대의 심금을 뒤흔든 어휘가 또 있을까? 1985년 고르바쵸프의 입을 통한 이 한 마디가 쏘아 올린 폭발력은 가히 경천동지 그것이었다. 그것이 공산주의를 무너뜨리는 원동력이 될 줄이야! 얼마나 놀랐고 보기에 좋았으며 그럴사 했으면, 1990년 노벨의 꽃 평화상이 주어지기에 이르렀을까? 우중충한 철의 장막을 걷어 부치고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모스크바는 동토凍土의 세계에 다름 아니었다.

그때만 해도 적어도 그때까지만 해도 모스크바는 우리에겐 단순한 적성국가의 한곳,<붉은 도시>에 불과했다. 눈을 비비고 들여다보면, 엄연히 거기 그렇게 도사리고 있었는데도 아랑곳하지 말자던 세계 제일의 큰 땅 도심, 모스크바가 확연히 가시권에 나타난 것이다. 아무리 담을 쌓고 금제禁制의 말뚝을 박아도 자유의 바람은 막을 수 없었던 것일까?

해가 다시 뜨고 봄의 그 계절이 다시 돌아오듯, 이는 분명 침묵의 광장에 분출된 새 생명의 분수가 아닐 수 없다. 톨스토이의 카츄사가 네프류토프를 기다리던 그 무대, 혹은 토스토예프스키의 소오냐가 살던 후미진 뒷골목하며, 루파시키를 입은 닥터.지바고처럼 사람들이 설원雪原속에 묻어 두었던 사랑을 구경할 수도 있는 곳,

솔제니친이 떠난 자리에 아르바뜨의 아이들이 문학과 음악과 미술을 펼쳐내 보이는 곳 모스크바. 말만 들어도 어딘가 음산한 추위를 느끼는 땅이지만 챠이코프스키의 후예들이 사랑하고 꿈꾸고 노래하는 젊음으로 자라나고 있는 땅.

그렇다. 대소 15개의 공화국으로 이뤄졌던 옛 소비에트연방의 수도이자, 러시아공화국의 수도이기도 한 모스크바. 유럽러시아의 거의 중심권에 자리잡고 있으며, 오카강의 지류를 탄 모스크바 강 양쪽 기슭에 발판을 구축한 모스크바는 실로 거대한 도시다.

인구약 900만, 유동인구를 합쳐 1천2백만의 대인구가 뿜어내는 파노라마를 말하지 않더라도 모스크바는 세계적인 대도시다. 크레물린Kremlin궁전과 그걸 둘러싸고 있는 <붉은광장>을 중심으로 하여 동심원형同心圓形을 그려내고 있다. 이름이 처음으로 역사에 밝혀진 것은 1147년으로 그후 해를 거듭함에 따라 발전의 템포를 가속시켜 왔다.

1328년에는 이반.칼리타 후候가 모스크바 후국候國의 수도로 정했다. 후에 칼리타의 손자 드미트리.돈스코이가 성벽을 돌로 쌓음으로써 발전은 한층 빛을 발했다. 15세기에 이르자 대후大候의 거성 크레물린의 경계가 결정되고 상업의 중심지는 <거래광장>이라 불렸다. 이것이 현재의 <붉은광장>의 전신이다. 소련말로 "붉은"은 아름답다는 뜻이고 "크레물린"은 성채를 가리킨다.

붉은 광장과 크레물린은 모스크바의 주요한 역사적 사건이 벌어진 한 마당이다. 모스크바에 침입한 타타르 인이나 폴란드와의 싸움도 여기에서 벌어졌으며, 또한 중세重稅, 압정에서 허덕이는 민중이 몇 번이고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1812년 9월16일 나폴레옹은 이 광장에서 크레물린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결국 계속되는 불火의 공세와 혹독한 추위로 인해 패주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17년 10월27일의 혁명발발 당시 가장 중요한 전략거점인 크레믈린의 점거를 둘러싸고 치열한 시가전이 붉은광장에서 벌어졌다. 혁명파의 적군赤軍이 적을 제압하여 크레물린의 일부, 역사박물관, 시의회건물등을 점령한 것은 11월2일의 일이었다. 이 전투로 쓰러진 적군병사의 무덤은 크레물린 성벽 옆에 있다. 당시 수도는 현재의 페테르부르그였으나 1918년에 모스크바에 옮겨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모스크바를 돌아보는 일은 <붉은광장> 주변에서부터 시작하게 마련이다.

이곳은 모스크바의 심장부일뿐만 아니라, 크레물린을 비롯한 여러개의 역사깊은 건물들이 남아있어, 흔히들 모스크바의 상징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성벅으로 둘러싸인 삼각형의 서안에는 소련 최고회의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사원, 탑, 박물관, 궁전등 소련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건물들이 많으며 1954년 이후 부분적으로 일반인에게도 개방되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가장 큰 상설박람회인 민족경제박람회는 1959년에 개관되었다. 오늘 날의 소련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관광의 명소이기도 하다. 넓은부지에 통 78개의 본 건물과 300여개의 부속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광장은 마치 공원과 같이 다양하게 꾸며져 있다. 그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건물은 인공위성 제1호 스프트니크등이 전시되어 있는 우주관으로 특히 정면벽에 그려진 <유리 가가린>의 모습이 압권이다.

^^^▲ 높이96미터의 우주정복자 기념 오벨리스크
ⓒ 박선협^^^


입구광장에 세워져 있는 <우주정복자 기념비>는 높이 96미터나 되는 은색 오벨리스크로서 그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한편, 레닌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모스크바대학도 반드시 찾아볼만한 곳. 학부수 14, 학생의 수 약 3만을 헤아리며, 1953년에 완성된 새 교사는 본관이 30층, 양쪽 부속건물이 17층, 중앙의 뾰족탑의 높이가 240미터나 되는 장대한 규모이다. 90년말 복방정책의 기수 노태우 대통령이 방문, 페레스트로이카를 실감시킨 강당엔 여전히 "공사주의자는 과학적인 지식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레닌상像과 휘호가 나란히 걸려 있다.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비록 애호가가 아닐지라도 꼭 한번은 둘러 볼만한 곳으로서 트레챠코프Tretyakov 미술관이 있다. 크레물린 가까이 있으며 <붉은광장>에서는 걸어가도 1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모스크바 최고의 미술관은 페테르부르그의 에르미타즈Hermitage 박물관과 쌍벽을 이루는 소련 최대의 미술관으로, 에르미타즈가 주로 서구 각국의 미술품을 수장收藏하고 있는데 반하여 트레차코프는 주로 러시아의 미술품을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특색이 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트레챠코프 형제가 19세기 중엽부터 수집한 미술품 약 4천점을 모스크바시市에 기중한 것이 그 기원이며, 현재의 수장품목은 약5만점. 그러나 그 미술관 아퓨에 세워놓은 동상은 어딘지 정치적인 냄새를 풍겨 눈에 거슬린다. 발길을 옮겨, 모스크바에서 가장 오래된 오페라와 발레의 극장으로서 세계적으로 그 이름이 알려져 있는 볼쇼이극장도 관광스케쥴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곳.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모스크바 역시 시민과 사귀고 그들의 생활을 엿보기 위해서는 번화가의 소핑센터나 백화점을 찾는 것이 좋다. 모스크바 제1의 번화가로는 백러시아역에서 <붉은광장>에 이르는 고리키Gorky거리를 들수 있다. 모스크바 최대의 백화점으로는 <붉은광장>을 사이에 두고 크레물린과 마주보는 국립<굼>백화점. 이밖에 1천9백만권의 장서와 근대식 시설을 자랑하는 세계적 수준의 레닌도서관이나, 웅장한 규모와 화려한 시설을 갖춘 지하철 또한 모스크바의 명물로 손꼽을만 하다. 모스크바의 겨울은 길고도 춥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추위에 익숙한 듯, 혹 겨울날씨가 지나치게 따뜻하면 <썩은 겨울>이라고 이맛살을 찌푸린다.

그리하여 영하 20-25도를 오르내리는 겨울 날에도 눈덮인 공원의 벤치에 나와 앉아 독서를 하거나 일광욕을 즐긴다.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노천 수영장에서 몸을 풀기도 하고, 모스크바의 멋은 누가 뭐라든 모자에 있다. 실용위주의 외투나 구두는 멋을 부릴래야 부릴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보이는 모든 것, 저~ 공항이며 역, 공원, 대로大路, 기념비나 교회의 첨탑, 공전절후空前絶後의 묘지등이 모여이룬 강심장의 도시 모스크바, 페레스트로이카의 위력이 그래서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현장에 서는 사람은 누구나 한결같이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 다음은 코펜하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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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2007-02-03 21:08:24
게시글 잘보고가요.
오늘하루도 보람차게 보내시길....

글은 인터넷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유일한 모습입니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보다 같이 즐거워 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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