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15일 재개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한국이 더 많이 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의 선거 셈법이 협상 교착의 배경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VOA가 14일 전했다.
15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제 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6차 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한국은 부유하기 때문에 더 많이 내야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8일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측은 방위비 분담 문제 있어 우리가 얼마나 진지하고,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지 조금씩 현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지난해 말 협상 타결 시한을 넘긴 시점에서 미국 측이 당초 요구액으로 알려진 50억 달러보다 낮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미국은 여전히 압박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 무기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론을 고수하고 있는 배경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북한의 잠재적 도발’이 현수준으로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점을 꼽았다.
북한이 협상을 거부하고 있지만 동시에 실험 재개를 위협하지도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에서 북한 상황이 만족할 만하고, 따라서 특별히 분담금협정 문제에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간 분담금 협상의 타협을 이끌어냄으로써 한국에 대한 승리를 재선을 위한 업적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한국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도록 만들었다고 유권자들에게 과시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문재인 대통령은 4월 총선에 앞서 50억 달러라는 과도한 요구를 거부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셈법을 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문 대통령은 한국의 상당한 분담금 인상이 포함된 합의를 4월 총선 이후로 미루기를 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에나 협상 타결이 예상되는 일본 등과는 달리 한국의 경우, 대통령의 공약 과시 사안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과가 향후 동맹들의 협상의 선례가 된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론을 고수하는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양국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협상이 지연될 경우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임금 체불 문제 등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4월 이전에 타결이 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관련 전반적인 업무 차질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국인 노동자들의 일시 해고 사태를 막기 위해 다른 예산으로 전용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이 부담하는 주요 미군 기지 시설 건설 사업이 연기될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동맹관계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는 이미 양국 실무 관리들의 손을 떠난 양국 최고 지도자 간 이른바 톱다운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미 대통령이 상당히 강경한 입장을 피력하는 상황에서 협상 실무진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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