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이 불법 환적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포착해 공개했다고 VOA가 28일 전했다.
드넓은 바다 위, 커다란 유조선 왼편에 작은 배가 나란히 붙어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호스로 보이는 줄 여러 개가 두 선박 사이를 잇고 있다.
일본 외무성이 27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북한 유조선과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소형 선박의 모습을 담은 사진 3장이다.
일본 외무성은 이 선박이 “북한의 유조선 ‘남산8’호로, 자료를 종합해 봤을 때 정황상 불법 환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고 밝혔다.
외무성에 따르면 ‘남산8’호는 지난 16일과 17일 중국 상하이 근해에서 남동쪽으로 290km가량 떨어진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불법 환적으로 의심되는 활동을 이어갔다.
외무성은 이런 상황이 일본 방위성 P-1초계기 등의 정찰 활동을 통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뿐 아니라 관련국들과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북한의 불법 환적 정황을 포착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11번째니다.
주목되는 건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 정황이 포착된 시간이다.
외무성이 공개한 시간은 각각 지난 16일 낮 12시와 17일 오전 9시로, 활동 모습이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되는 시간대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서 전문가패널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북한이 불법 환적 단속을 피하기 위해 주로 어두운 밤이나 동이 트기 전인 새벽녘 환적을 한다고 지적했지만, 이와는 정반대다.
실제로 ‘남산8’호는 앞서 지난해 7월에도 일본 외무성에 의해 불법 환적 정황이 포착됐는데, 당시 공개된 사진을 보면 불법 환적이 어두운 자정 무렵 이뤄졌다.
그러니까, 이번엔 북한이 아예 대놓고 불법 환적을 한 것이다.
‘남산 8호’는 일본 외무성뿐 아니라 안보리 전문가패널이 제출한 지난 3월 연례 보고서와 9월 중간보고서를 통해 불법 환적이 지적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월엔 미국 재무부에 의해 ‘특별지정 제재 대상(SDN)’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편, 선박 추적 사이트인 ‘마린 트래픽’을 통해 확인한 결과 ‘남산8’호는 2017년 9월 이후 2년 넘게 단 한 번도 선박자동식별장치, AIS를 켜고 운항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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