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고사리 선생 “나는 세종대왕의 아버지다”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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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고사리 선생 “나는 세종대왕의 아버지다”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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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의 인간적인 고뇌와 고독을 그려

^^^▲ 작가 고사리 선생
ⓒ 김동권 기자 ^^^
작가 고사리 선생이 역사소설 “나는 세종대왕의 아버지다”를 문학전문출판사<일월문학(대표 김낭희)>에서 펴냈다.

<제1차 왕자의 난>과 <제2차 왕자의 난>등 피비린내 나는 과정을 거쳐 정권을 쟁취하긴 했지만, 그래도 재위 18년 동안 끊임없이 개혁정책을 펴 조선왕조 5백년의 탄탄한 기틀을 세운, 세종대왕의 아버지 태종 이방원의 인간적인 고뇌와 고독을 그린 휴머니즘 계열의 역사소설이다.

아들을 위해 오명을 짊어진 아버지로 보는 시각, 영상적 기법과 서사적 플롯이 신선하다.

특히나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적 소설 기법과 특이하고 신선한 서사적 플롯이 돋보인다. 군데군데 레스팅 스테이지를 설치하듯 일반 백성들의 다양한 생활상과, 홍수 폭우 우박 지진, 그리고 밤이면 대궐 지붕에서 부엉이나 올빼미가 소름 끼치게 우는 것, 마을에 호랑이가 나타나 사람을 잡아먹는 것, 용이 우물에서 나와 하늘로 날아 올라가는 것, 함흥차사에 얽힌 눈물겨운 슬픈 이야기, 충녕(세종대왕)과 양녕(세종대왕의 형, 당시 세자)과의 두 형제의 미묘한 심리적 대결 등이다.

세종대왕이 충녕대군으로 있을 당시 과연 그는 세자나 왕위에 대한 욕심이나 야망이 손톱만큼도 없었을까?

양녕은 그 아우에 대한 견제와 경계를 왜 조금도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왜 부왕에게 천하의 불효를 저지르면서까지 스스로 폐세자의 길을 택해 가족과 함께 광주(廣州)로 쫓겨났을까?

이런 불행한 일들이 일어날 때마다 절에서 부처들이 땀을 흘리곤 했는데, 전국의 절에서 불상들이 땀을 흘리는 그런 사소한 것까지 이 소설은 빠뜨리지 않고 세세하게 다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별한 사건들을 다루면서도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사의 일부 데스포트들처럼,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천하의 패륜적이고 잔인한 태종 이방원을, 그가 아무리 조선왕조의 기틀을 태조 이성계보다 더 새롭고 탄탄하게 다졌다 하더라도 작가는 그를 결코 <위대한 왕>으로 미화하지 않으면서도, 다만 무엇이 그를 그렇게 정몽주를 죽이고, 이복동생이며 세자였던 이방석을 죽이면서까지 권력에 집착하지 않으면 안 되었으며, 4명의 처남을 차례로 죽이고, 그도 모자라 왕위를 세종에게 물려준 다음에도 아들(세종대왕)의 장인과 장인 동생까지 죽이지 않으면 안 되었던가를.

그의 정치철학에서, 사상에서, 그리고 아들의 안정된 왕권과 치세를 위해 모든 오명(汚名)을 자신이 짊어지고 승하하려 했던 애끓는 헌신적 부정(父情)에서 찾아보려고 애를 쓴 흔적이 강하게 엿보인다.

그리고 이 작품의 중심사상을 보면, 천하의 모든 오명을 자신이 다 짊어지고 가려 했던 아버지의 이런 피나는 희생정신이 없었다면, 세종대왕이 과연 재위 기간 동안에 한글 창제를 비롯한 그 많은 업적을 어찌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순탄하게 다 이룩할 수가 있었을까?

솔직히 세종대왕이 선천적으로 아무리 영명하고 뛰어난 재질을 지녔다 하더라도 아버지의 이런 잔인할 정도의 철권통치가 없었다면 그는 쉽게 세자가 될 수도 없었고, 또 왕위에 오를 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왕위에 올라서도 쿠데타를 같이 일으킨 부왕의 동지들, 즉 <개국공신>들을 위시하여 제1차 왕자의 난 때의 <정사공신>과 제2차 왕자의 난 때의 <좌명공신>들의 뒤치다꺼리를 부왕 대신 하거나, 그들과 사사건건 티격태격 싸우느라고 언제 그 수많은 업적을 쌓을 겨를이나 있었겠는가?

이 책이 뒤늦게나마 새로운 시각에서 크게 외치고자 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태종도 임금이기 이전에 하나의 인간이었기 때문에, 그도 혼자 있을 땐 무척 외롭고 고독했으며, 그리고 모든 생물을 살해하지도 말고, 남을 살해하지도 말며, 또 남이 살해하는 것을 용인하지도 말라는 아힘사(ahi?s?), 곧 비폭력주의를 생각하며 후회하고 괴로워할 때가 그의 일생을 통해서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렇게 그는 강한 인상의 겉보기와는 달리 눈물이 흔한 임금이었다.

그럴 땐 그는 지극히 평범한 아버지였고, 평범한 남편이었으며, 평범한 시아버지였고, 그리고 평범한 사돈지간이었다. 그는 지금 지하에서 어떤 지위에 있으며,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지하에서도 철권통치를 휘두르는 무소불위의 왕위에 올라 있을까? 작가는 이 작품을 끝내고 나서도 가끔 그런 생각에 잠길 때가 많다고 한다.

고사리 선생의 이 역사소설 “나는 세종대왕의 아버지다”는 독자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조선 시대에 등장한 코끼리가 라든가, 개혁파 이방원에 의해 보수파 정몽주가 격살되는 장면이 너무도 끔찍하게 묘사돼 있고, 만약 그때 반대로 이방원이 죽고 정몽주가 살아 있었다면 우리나라 역사가 어떻게 됐을까?

거북선의 문제도 그렇다. 최초의 거북선은 이순신 시대에 나온 것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나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으나,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다.

역사상 최초의 거북선이 등장한 것은 조선 제3대 임금 태종 때이다. 태종은 거북선이 전투하는 광경을 직접 보기도 하였고, <조선왕조실록>에도 거북선이 매우 견고하여 적선들이 감히 해치지를 못한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이 실사구시에 의한 증거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혹시 이순신은 자신이 거북선을 구상하기 훨씬 이전에, 즉180여 년 전에 이미 세상에 존재했고 또 적선들과 해전을 벌이기까지 한 태종 때의 거북선에서 훗날 모종의 힌트를 얻어 군관 나대용으로 하여금 거북선을 건조하라고 시켰던 것은 아니었을까?

몇가지 독자들의 촌평을 취합한 것이지만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를 내재하고 있다.

대하 역사소설의 대가 유현종 선생은 “내밀한 역사적 팩트에다 적절한 픽션을 소금처럼 가미한, 그래서 역사의 한 점이지대를 절묘하게 문학으로 승화시킨 역작이다. 특히 세종대왕에게 남긴 태종의 마지막 유언이 이 책의 백미”라고 밝혔고, 소설가 김병총 선생도 “소설 기법이 여타 역사소설들과는 달리 특이하다. 군데군데 레스팅 스테이지를 깔 듯 백성들의 일상생활과 홍수 폭우 우박 지진, 심지어 절에서 부처들이 땀을 흘리는 것까지 빠짐없이 묘사하고 있다. 질투가 날 정도로 피부에 와 닿는 재미있는 소설이다.”라고 평했다.

이 책은 특히 <잠저?임금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살았던 집> <대총재?이조판서> <직지사?암행어사의 별칭> <시권?과거장에서 글을 지어 바치던 종이> <다방?궁중에서 약을 조제하여 바치던 부서> <익두라진?황색 매> <아파치?짐승을 잡아서 조공을 바치듯 하며 국경 변방에 살던 오랑캐족> 등등 알아듣기 어려운 당시의 낯선 언어들을 쌍점과 줄표를 이용해 본문에 일일이 뜻풀이를 해두었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은 온고지신의 차원에서 많은 지식을 얻을 수가 있고, 학생들은 신선한 흥미와 함께 국사(國史)에 대한 많은 공부가 될 것이다.

작가 고사리 선생은 광주일보 신춘문예와 <현대문학>에 단편 ?이른 비 늦은 비? ?바보의 나라?가 발표되어 문단에 데뷔, 방송대 국문과에서 문학을 전공했고, 대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한 후 칩거해 글만 쓰는 전업작가다.

주요 작품에, 문화관광부의 한국문학특별창작기금 1천만 원 수혜 창작집 [살아 있는 전설]과 [삼국지(전5권)] [산사태] [빠삐용군단] 등 장편 여러 편이 있다.

<월간문학> 신인작품상과 크리스천문학상, 한국기독교문화예술대상 문학 부문을 수상했고, 한국문학평화포럼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日月文學/9,500원]

^^^▲ 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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