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맹국들, 미국우선주의에 고심만 깊어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창설 70주년을 기념하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과거의 나토(NATO)를 ‘구시대’라고 판단하고, 미국이 탈퇴도 불사하겠다던 입장에서 확연히 달라지면서 ‘나토’ 옹호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나토 리더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다지려 하고 있다.
그러나 나토 회원국 사이에서는 터키에 의한 시리아 북부지역에서의 군사작전을 기회로 표면화된 균열이 원상태로 회복되었다고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동맹국에 대한 앞으로의 결속 과제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 앞머리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이 대통령 취임 이후 NATO 회원국 국방비 지출 총액에서 1300억 달러(약 155조 1,290억 원)로 늘어났다고 강조하며, 특유의 자신의 업적을 과시를 빼놓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나토 방위비 분담금은 아직도 미흡하다”며 각국이 총액으로 400억 달러(약 47조 7,400억 원)를 증액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예정된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독일이 국방비 지출(방위비 분담금)을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끌어 올리도록 압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NATO에 대해서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종래의 옛 소련과 지금의 러시아뿐만이 아니라 이슬람 과격주의 세력에 의한 테러나 중국의 위협, 이란 등에 의한 세계질서 흔들기에 집단적으로 대처해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옆에 있다가, 얼마 전에 영국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는 뇌사상태에 빠져 있다”는 발언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론하면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매우 무례, 위험한 발언” 등을 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고분고분 따르는 입장에서 벗어나 강력한 마크롱의 입장을 견지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뇌사상태”발언은 나토 회원국의 하나인 터키가 일방적으로 시리아 북부지역의 쿠르드족을 향한 군사작전을 감행한 것은 미국을 비롯해 다른 나토 회원국이 이를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 같은 프랑스의 강경한 자세와 더불어 터키도 두통거리가 아닐 수 없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Recep Tayyip Erdogan) 터키 대통령은 나토정상회의에 참석을 계기로 이슬람 수니파 과격조직인 이른바 이슬람국가(IS, Islamic State)'에 대한 소탕작전에서 미군과 함께 싸웠던 시리아민주군(SDF)의 주요 조직인 쿠르드부대인 ‘인민방위부대(YPG)'를 회원국들이 ’테러조직‘으로 인정하도록 요구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만일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나 발트제국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을 방어하는 시스템에 터키는 가담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심이 이 지점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는 NATO의 좋은 일원”이라며 유화적 태도를 보였다. 터키는 미국과 의견 불일치 등으로 미국이 온힘을 다해 러시아산 요격미사일, 방공 시스템인 S-400미사일 구매를 막아보려 했으나 끝내 터키는 러시아산을 구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ATO창설 70주년을 기념하여 터키의 러시아산 무기 구매를 철회시켜보려 했으나, 이번 정사회담을 오히려 동맹국과의 결속이 와해되는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미국의 정통 외교관인 ‘리처드 홀브룩(Richard Holbrooke)’은 “하나의 테마를 다르게 변주하는 것이 외교”라고 말했다.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주창하면서 동맹국이든 아니든 막무가내식으로 ‘돈’을 중심에 놓고 외교를 하는 트럼프 대통령 정권의 외교상의 ‘고립주의’ 현상이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악기 한 두 개만 가지고 “미국우선주의”라는 이른바 단 한곡의 거룩한 노래(Holy Song)만을 연주하면서 순회공연을 하는 장면이 연상된다.
또 ‘피터 자이한(Peter Zeihan)’이라는 국제지정학전략가는 “셰일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라는 저서에서 셰일가스(shale gas)개발로 에너지 자급의 꿈을 이룬 미국은 이제 ‘국제질서’에 관심이 없다면서 미국의 동맹은 ‘각자도생(各自圖生 : 제각기 자기 살길을 꾀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 같은 주장은 “미국은 이제 세계 경찰의 역할을 안 할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낳는다.
‘허리케인 트럼프(hurricane Trump)’라는 말이 있듯이, 마치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대혼란에 빠지듯,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으로 앞을 점치기가 매우 어려운 현재와 미래에 직면한 동맹국들의 고심은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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