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미 합동 군사훈련 연기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시사 발언에도 북한이 지나친 요구로 맞서 나간다면 미북 간 ‘대화의 끈’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지적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19일 전했다.
1994년 1차 북핵위기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로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 낸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특사는 미북 대화 환경 조성을 위한 한미 군 당국의 군사훈련 연기 조치로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외교적 성과로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유지하려면 북한에 추가 양보를 해야 한다는 북한의 판단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누구라도 자신이 북한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생각을 하도록 용인하지 않고 오히려 북한에 더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갈루치 전 특사는 지적했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18일 담화를 통해 ‘미국이 진정으로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북한을 적으로 보는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미북 협상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이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과 ‘곧 만날 것’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인터넷 사회적 연결망 트위터를 통한 발언에 대한 반응이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도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합동군사훈련 연기라는 양보를 얻어낸 후 제재완화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등, 자신들이 협상의 우위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원한다고 여기는 북한은 ‘압박’ 수위를 높이면 제재 완화를 얻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지적이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수 개월 이내에 실무회담도 거치지 않은 채 또 다른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으로 미북 정상회담이 임박했고 이를 위한 막후 준비가 진행되고 있을 지 모른다는 추측이 있었지만,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매우 신속하게 문을 걸어 잠갔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더 실질적인 양보를 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도발과 긴장 고조로 나아갈 것을 북한이 밝혔다는 게 클링너 선임연구원의 주장이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정상회담 이전에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성명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폐기 의지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사례라고 말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미북이 비핵화와 제재 완화에 더 많은 유연성을 보이지 않는 한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 미국의 조치가 대화 조성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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