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국회를 통한 법 개정 없이 국무회의 통과만으로 국민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시행령 개정이 급증하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상법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상장기업이 임원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경우 주주총회 소집시 주주들에게 임원후보자의 세금체납 사실과 부실기업 경영진 경력보유 여부,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 전력 등에 관한 정보를 주주에게 제공하도록 강제하려고 하고 있다.
그 밖에도 상장회사의 사외이사가 한 회사에 6년 이상, 계열사에 합산 9년 이상 재직하는 것도 금지하는 내용이 상법 시행령안에 포함되어 있다. 보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시행령도 아닌 심사지침을 통해 대기업이 제3자를 매개로 간접적으로 총수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줘도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밖에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손자회사에 대한 공동출자 금지 명확화,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의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및 공시 강화 및 공시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기준 개선, 자산총액 기준에 미달 지주회사의 지위상실 규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시행령 개정안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지난 4월에 법무부가 마련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시행령 개정안 역시 배임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임직원은 해당 기업에 복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11일 “시행령 및 지침 개정안들은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시행령 또는 지침으로 국민의 재산권과 권리를 제한하는 법령개정안으로서 위헌적 법령개정행위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사회는 “상법시행령 개정안은 임원후보자의 정보제공과 관련해 자본시장법상의 공시의무 규정과 중복규제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당해 상장회사는 법 위반 시 금융위원회와 법무부 양 부처로부터 행정제재나 형사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헌의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장회사의 사외이사의 임기제한에 관한 상법시행령 개정안과 배임죄 유죄판결 받은 임원의 복귀를 금지시키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시행령 개정은 우리 헌법 제1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법령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사회는 또 심사지침을 통해 일명 ‘제3자를 매개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법시행령을 통해 지주회사 지위를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개정은 법률로만 국민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제37조 제2항에서는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명백히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른사회는 “이러한 모든 규정들은 정부에 의한 민간기업의 과도한 통제를 금지하고 있는 헌법 제126조에도 위배된다고 본다”며 법률 개정 없이 시행령 등 하위법령만을 개정해 국민의 재산권과 권리를 침해하려는 위헌적 국회 패싱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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