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북 축구 경기가 ‘깜깜이’로 진행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경기는 북한 당국이 평양 주민들에게조차 알리지 않는 등 내부적으로도 극비리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고 데일리NK가 18일 전했다. 현재까지도 경기 결과는 주민들에게 비밀로 부쳐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17일 “아직도 많은 평양 시민들은 북남(남북) 축구를 했는지,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있다”며 “이제 며칠 있으면 입소문을 통해서 퍼져나가겠지만 (당국으로부터) 통보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북한 체육계 관계자들을 통해 평양 시민들 사이에 남북 축구 경기가 열린다는 이야기가 퍼졌고, 여기에 한국의 유명 축구선수가 온다는 것까지 소문으로 돌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는 모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것일 뿐, 북한 당국 차원에서는 아직도 경기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실제 이번 경기는 초유의 ‘무관중’ 상태로 치러졌다. 북측은 경기 전날 진행된 사전 미팅에서 4만 명 정도의 관중이 김일성경기장을 찾을 것이라고 알려왔지만, 정작 당일 관중석에서 일반 관람객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 당국은 통상적으로 경기가 있을 때마다 기관기업소 별로 표(배정표)를 나눠주고 조직적으로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각 기관기업소에 표가 배급되면 곧 이를 사고파는 암표거래 시장이 형성돼 일반 주민들이 일정 금액의 돈을 주고 표를 구매하는 일도 벌어진다.
그러나 이번 남북전의 경우에는 당국의 경기 일정 통보는 물론, 표 배급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경기가 열린다고 하면 당연히 기관기업소 별로 표를 나눠주고, 이 표를 야매로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면서 “그렇지만 이번에는 어느 날짜에 (경기를) 하는지 통보도 없었고 남측 선수들이 오는 날도 전혀 알지 못했으니, 반응이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0대 0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됐다는 데 대해서는 “평양 시민들은 지금 무승부로 끝났다는 것도 대체로 모르고 있다”며 “가장 아쉬워하는 사람들은 간부들과 대학생들일 것인데, 결과가 비겼다니 차라리 보지 않길 잘했다는 반응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소식통은 “(주민들이) 입 소문으로 무승부로 끝났다는 것을 안다면 잘 못하는 남자축구도 이번엔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주민들은 (남자 축구는) 남조선(한국)이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여자 축구는 우리가 최고라고 여긴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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