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우려에 대해 국제적 공론화 과정을 거치자 일본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일본 정부 대변인)은 17일 한국이 국제원자력기구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검토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국제적인 공론화에 착수하자 ‘극히 유감’이라며 당황했다.
스가 장관은 17일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국제원자력기구 총회에서 우리나라(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관련 대처를 비판하는 정부 연설을 했다”며 “한국 측의 주장은 사실 관계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지 않았다”고 일방적인 주장을 했다.
이어 그는 “(한국 측의 주장은) 풍평피해(소문에 의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극히 유감이다”고 말하고, “한국이 사실관계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 주장을 행하도록 거듭 강하게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만이 사실관계와 과학적 근거로 언행을 하는 것처럼 호도하는 발언이다.
앞서 한국의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총회에서 “(후쿠오카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는 것이 한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세계 각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국제 사회의 관심과 대응을 촉구했다.
그러자 일본 측은 “오염수 처리와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양국 관계자가 공개석상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다케모토 나오카즈 일본 과학기술상은 16일 오전 문미옥 차관에 앞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 일본의 조처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거가 없는 비판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몇몇 국가가 일본산 식품의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후쿠시마 사태를 딛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본이 제공한 자료와 관련된 IAEA의 보고서를 토대로 국제사회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과학기술상은 “일본이 내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참가한 선수들과 방문객이 안전하게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총회 기조연설이 끝난 가진 문미옥 차관의 발언을 포함해 21개국의 오후 연설이 모두 끝나자, 일본 측은 기다렸다는 듯이 문 차관의 기조연설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한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문 차관 측은 이 같은 일본 측의 반박에 대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미래 세대와 글로벌 환경 보호라는 측면에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재반박하는 등 설전이 오갔다.
또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IAEA 총회에서) '처리수(오염수)의 취급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며, IAEA의 보고서에서도 일본의 대처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필요한 반론을 했다”고 강조하고, “한국이 사실관계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 주장을 하도록 재차 요구해 가겠다”며 “앞으로도 국제사회에 투명성 있게 정중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 수소폭발 사고가 난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방사성 물질이 섞인 오염수가 계속 늘고 있다. 오염수는 '다핵종(多核種)제거설비(ALPS)‘ 등을 활용한 처리 과정을 거치지만,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는 그대로 남아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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