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통령은 대통령의 '베트남전 사과'를 그냥 지나쳐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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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대통령은 대통령의 '베트남전 사과'를 그냥 지나쳐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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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베트남 주석 방문시 김대중 대통령의 베트남참전에 대한 사과의 뜻을 담은 보도를 듣고 정부는 참전자들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적이 있다.

▶ '사과'는 참전용사에게 먼저 해야 한다!
- 베트남 참전이 사과해야 할 부끄러운 역사라면
▶ 보낸 대통령, 사과하는 대통령
- 김대중 대통령의 '베트남전 사과'에 대하여

그 주장을 한 이후 열흘 가까이 잠을 이루지 못했으며, 혈압과 맥박 모두 정상이 아니었다. 파병군인이었다는 사실이 너무도 참담하고 비참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사과 발언을 보는 대부분의 참전전우들이 아마 이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베트남 참전에 대해 사과하는 대통령의 말을 곱씹어 보면 국가는 파월장병들을 다만 이용했다는 뜻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참전을 명령한 대통령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비난의 화살을 그리로 향하게 하여 지난 정권의 부도덕성까지 지적하고 드러내 보이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대통령의 사과발언과 <한겨레21>의 보도 내용 중 상당 부분이 박정희 용병론 등과 박정희 정권의 실책임을 주장하며 파월장병들은 참전을 명령한 박 대통령을 원망하여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보도 태도와 젊은 네티즌들의 비판 견해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묘하게도 일치하는 것이다.

이건 마치 베트남 참전장병들을 가운데 놓고 탁구를 치듯 책임 소재를 핑퐁 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탁구공 신세가 된 사실을 바라보아야 하는 참전자들이 생병이 날 것임은 물론이겠고 병마와 생활고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참전자들로서는 세상 돌아가는 꼴 더 이상 보지 말고 빨리 저승길로 가고 싶다는 비통한 심정을 토로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다 할 것이다. 물론 참전 비판자들에게는 그마저도 마이동풍이요 우이독경일 뿐이겠지만.

대통령의 '사과' 발언 이후 참전자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참전한 사실을 부끄러워하라'는 젊은 네티즌들의 수많은 글을 봐야 했고 그것을 보는 심정은 이 국가가 너무도 원망스럽고 야속하다는 사실이었다. 누차 주장하는 바이지만 정권이 바뀌었다 하여 지난 정권에서 한 일을 이렇듯 정략적으로 뒤집어버리고 그 역사의 현장에서 국가의 명령을 수행한 파월(派越)장병들에게 한 마디 설명이나 해명도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것은 역사의 현장에 파병되어 임무를 수행한 장병들의 임무 자체를 사과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황당한 일이 어디에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한겨레21>의 양민학살 보도와 "아 몸서리 쳐지는 한국군"이 왜곡보도된 것이라고 <한겨레21>에게 정정과 해명을 요구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상황이라면 <한겨레21>은 너무도 당당히 대통령의 시각도 그러한데 하물며 언론의 시각이야 더 말해 무엇하며 <한겨레21> 탓만 한들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할 것이 아닌가?

여태 참전자들은 현 대통령의 베트남전에 대한 인식 자체를 알지 못했다 할지라도, 베트남전을 잘못 참전한 것이라고 사과하면서 참전한 장병들에게는 대통령 명의의 <참전용사증>을 통해

"귀하는 월남전에 참전하여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국가발전을 위해 헌신하였으므로 그 名譽(명예)를 宣揚(선양)하기위하여 이 증서를 드립니다." - 대통령 김 대중

이라는 입장을 보이는 것은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이것은 그야말로 너무도 이중적인 태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지난 해 나는 <한겨레21>의 보도내용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정부에 대해 베트남 참전이 부담이 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통령께 드리는 글과 함께 청와대에 참전용사증과 이에 따른 적으나마 일체의 보훈(報勳)을 받지 않겠다면서 그것들을 모두 국가에 반납(返納)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정부는 참전용사증에 기재된 내용에 이의(異議)나 변함이 있을 수 없다며 국가보훈청을 통하여 모두 되돌려 보내왔다.

그렇다면 대체 어느 것이 이 정부의 진정한 입장이며 대통령의 입장이란 말인가? 참전을 부끄러워하며 속죄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국가발전에 헌신한 명예스런 국군들인지를 분명히 정의해 줘야 할 것이 아닌가? 지난 일 년 반을 <한겨레21>의 보도에 반박하고 항의해온 참전자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맥 빠지고 기막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한겨레21>은 자신들의 업적(?)에 대하여 자기도취에 빠지고 있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제 참전장병들이 모든 포문을 김대중 대통령과 현 정부에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대통령이 스스로 만들어준 것이며 <한겨레21>은 사정권 밖으로 밀려나도록 보호막을 씌워준 셈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그간 <한겨레21>의 베트남전에 대한 캠페인 보도가 실은 정부와 <한겨레21>의 합작품(合作品)임을 믿어 의심치 않을 수가 없다.

대북(對北)정책에 대해 속도조절 등 비판을 해서도 안되고 베트남전에 참전한 사실도 부끄러워해야 하고... 결국 참전자들과 국민들은 어느새 이 정부와 한겨레에 의해 <꼼짝마!> 하는 신세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정부는 참전장병들의 남은 여생이 베트남전 파병 사실로 인해 더 이상 비참해지지 않도록 그 입장을 확실하게 해줘야 할 것이며 참전지휘관들과 장병들은 정부가 이 사안을 대강 흘려보내지 않도록 각별히 주목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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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 2002-12-27 09:55:36
이거 바보아냐..
군인이 그냥 자기가 가서 알아서 전투하냐?
다 상부의 지시를 받고 하는 거지.
그래서 그 "상부"가 사과하는 거아니냐?
어쨌든 군인은 상부인 정부가 시키는대로 전투에 임했으니. 공무를 수행한거고.
정부가 시키는대로 이놈저놈 다 죽였으니..
잘못은 정부가 있다는거 아니냐.
그러니 모든 잘못은 정부에 있는 거고. 월남전 정부를 이어받아 있는 정부가 이전의 정부가 저지른 잘못을 사과하는거 아니냐.
아따 속터져. 이런 흑백논리갖고 먼 언론을 한다냐.
즉.파병된 군인도 피해자, 그 군인한테 죽은 사람도 피해자, 주범은 정부.
그래서 정부가 사과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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