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아베를 진짜 모르는가?
문재인은 아베를 진짜 모르는가?
  • 손상대 대기자
  • 승인 2019.07.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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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 [손상대의 5분 논평]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는 말이 있다. 싸움의 결과는 겉으로는 어느 한쪽은 승리하고 한쪽은 진 것처럼 보이지만 따지면 둘 다 상처를 받고 피해를 보는 것이다.

싸움에서든 흥정에서든 강자의 위치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아예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흔히 이기고도 상처뿐인 영광을 싸움이라고 하지 않는가.

개인이든 국가든 싸움이란 좋을 게 없다. 싸움의 속성을 알면 될 수 있는 한 싸움은 피해야 한다고 한다. 승자의 경우라도 싸움에 이기기 위해서 출혈을 감수하고 감정에 따라 죽기 살기로 달려들거나 무리수를 두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싸움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일본 정부의 반도체 3대 소재 수출규제 조치를 본다면 감정으로 대응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양식 있고 책임 있는 국가 지도자라면 득보다 실이 더 많은 싸움은 말려야 한다.

특히 국가 지도자들은 빠른 판단으로 대응을 하지 말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점에서 볼 때 문재인 정권이 일본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번 사태는 문재인을 비롯한 여권 성향의 정치권, 그리고 시민단체들까지도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권의 대응을 비판하고, 일본 편을 드는 듯한 발언을 하면 좌파들이 친일로 몰아 갈 것이겠지만 싸움의 판을 보면 이길 승산은 없는 싸움에 문재인이 시동을 걸었다고 본다.

더 위험한 것은 국가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정치인들이나 좌파 일각에서 지금 벌이고 있는 ‘민족주의를 선동하는 발언과 행위’다.

이건 일본이 계획적으로 만들어 놓은 불가마 속으로 휘발유 통을 등에 메고 스스로 뛰어들자고 부추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지금 아베 신조를 보라, 문재인 정권이 민간 여론을 빙자하여 즉흥적이고 입으로만 하는 맞대응 조치를 해 오기를 내심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의 보복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그런데 문재인이 걸려들었다. 이건 일본이 노리는 보복조치의 강도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핑계로 이용하려는데 그런 조건을 스스로 맞춰 준 것이다.

일부에서는 가만있는 것 보다 잘했다는 평가를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가만있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긁어 부스럼이 되기 전에 흔히 하는 말로 쥐도 새도 모르게 외교적으로 꼬인 문제를 풀었어야 했다. 얄팍한 자존심이나 반일감정으로 대응하면 백번 말려드는 싸움이다.

하지만 문재인은 어제 8일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은 양국 모두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한국 기업들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정이 실린 듯한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 발생의 본질이 무엇인지 안다면 실익 적 측면에서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열 받아도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한일 정상이 만나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지, 말 몇 마디로 한판 싸우자고 하는 듯한 주파수를 던지는 것은 “같이 망해볼래”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혹시 이 문제를 문재인 말 한마디로 일본이 들어 줄 것이라 생각한 모양인데 번지수 잘못짚은 것이다.

이건 대법원 징용공 판결 이후 8개월간 상황을 방치한 결과였고, 외교력 부재에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외교로 풀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당장 뾰족한 대책도 없고, 지금까지 내놓은 대책들도 그렇고 그런 대책들인 점을 볼 때 양국 간의 감정적 대응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거늘 문재인 정권은 아베를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아베가 어떤 사람인가. 외할아버지는 만주국을 건설하며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하려는 전략을 세웠던 인물 ‘기시 노부스케’다.

철저하게 중국인과 조선인의 항일투쟁을 무력화시켰던 악독한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지금의 아베 총리 역시 우리 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준 외할아버지의 DNA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인물로 역사인식도 같은 범주에 있다고 봐야 한다.

그 동안의 아베 총리의 정치적 행보나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시각과 행보를 보면 두 할아버지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그대로 이어받아 간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적인 예 하나만 보자. 2013년 11월 14일 일본의 슈칸분슌이라는 주간지에 ‘한국의 급소를 찌른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린다.

이 기사에는 아베 총리가 측근에게 “중국은 싫은 국가지만 아직 이성적인 외교가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은 협상조차 할 수 없는 어리석은 국가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당시 아베 총리 측근들이 제기했던 것이 바로 한국 정벌론이었다. 그러니까 이때부터 일본은 한국에 대한 비공식적인 제재를 검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더 넓게 보면 아베 머릿속에는 태어나면서부터 할아버지 ‘아베 노부유키’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처럼 한국을 무시하고 한국인을 싫어하는 DNA가 내재돼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섬나라에 갇혀 지내는 콤플렉스 때문인지 몰라도 특성 중에는 싸움을 멈추지 않는 피가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사를 굳이 들춰보지 않더라도 아베만 봐도 이웃에게 싸움 걸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일본만 강하면 그만이라는 흑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그것은 또다시 꿈틀거리는 전쟁야욕이다. 지금 아베가 평화헌법 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려 하는데 바로 이 올가미에 한국이 말려든 것이다.

강경화 장관의 미약한 외교력에, 부추기면 들고 일어나는 반일감정, 거기에 정권과 정치권의 대책 없는 싸움까지 예상했던 일본의 판단에 정확하게 한국이 빨려 들어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보통 일본 사람들을 함축적으로 말할 때 ‘한 손엔 국화꽃, 한 손엔 칼’로 대변한다. 이건 변하지 않는 일본인의 특성을 말할 때, 그리고 두 얼굴의 일본을 가장 잘 표현한 말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인류학자 베네딕트가 1946년에 쓴 일본에 대한 연구결과를 담은 책 ‘국화와 칼’을 보면 “미국인이 일본인을 제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이중성격”이라고 방점을 찍고 있다.

성격 표현을 보면 싸움을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얌전하며, 불손하면서도 예의 바르고, 유순한듯 하면서도 화가 나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며, 용감하면서도 겁이 많다. 이런 일본인들에게 누군가 작은 호의를 베풀면 몇 번이나 고개 숙여 감사를 표시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본을 탓하고만 있기에는 문재인 정권과 집권 여당이 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이번 문제는 장기화될 조짐이다. 결국 피해는 한국 기업에 쏠리게 돼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얄팍한 민족주의를 선동하는 정치인들의 언행이다. 내년 총선을 의식해 반일감정을 부추기면 망하는 것은 우리 기업들이다.

이번 보복은 이미 예견된 보복이다. 일본은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감정이 격해지면 어떤 짓을 할지 모른다. 일본은 “삼성도 하루 만에 괴멸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는 나라다.

일본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지혜롭게 싸우지 못하면 결국 배패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거시기가 무서워서 피하는가. 더러워서 피하지.

나는 문재인 정권이 밉긴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위해 국민 모두가 일본과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이건 아니다”며 이 싸움은 말리겠다.

그런 의미에서 대법원 징용공 판결 이후 8개월간 이 상황을 방치해 오던 집권 여당이 뒤늦게 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킨 후 쏟아내는 발언들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민주당이 8일 출범시킨 ‘일본 경제보복 대응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최재성 의원은 “이 정도 경제침략 상황이면 의병을 일으켜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듣기에는 멋지지 않나? 여기에 철없는 아이들이 흥분할 것이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일으키고 반일 시위에 앞장서는 행동으로 옮길 것이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발언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사람이 ‘일본 경제보복 대응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면 문재인 정권에 득이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굳이 손자병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의병을 일으킬 게 아니라 여당 정치인이라면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문재인 정권에 이성과 냉철한 전략으로 일본에 대응할 것을 주문했어야 한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내에는 분명히 일본을 평균 이상으로 특별히 좋아하는 부류가 있어 보인다”고 썼는데, 이 역시 현 사태를 잘 못 보고 있는 것이다.

이건 문재인 정권의 대일 정책을 비판하는 우파들을 한꺼번에 묶어 좌파들이 차기 총선용 프레임으로 만들어 가는 ‘토착 왜구세력’ 바람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지금 좌파들이 반일 대 친일 프레임으로 편 가르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바람직한 주장이 아니다.

우파에게 친일 프레임을 씌워 우리 스스로의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는 오히려 일본을 이롭게 할 뿐이며,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 문제는 당장의 화풀이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과 정치권은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지 민족주의를 선동하는데 골몰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해찬은 어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청은 일본의 비상식적인 수출규제 움직임에 대해 단호하고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문제의 핵심을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이번 문제는 한일 간의 역사 갈등 문제이고, 이것을 강경화가 대책 없이 건드린 것이다.

바로 이 역사 갈등 문제를 외교술로 풀어내지 못하니까 일본이 급기야 경제보복으로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집권여당의 대표가 이를 반일감정으로 되갚겠다는 발언을 하는 것은 나라와 기업은 뒷전이고 감정적 주장을 앞세워 표를 모아보자는 식이 아니고 뭔가.

물론 아베 내각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반한 감정을 자극하고 기용하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하고 위험한 일인 것은 맞다. 그러나 거기에 감정으로 맞서면 결국 말려드는 것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뭔가. 바로 내부적으로는 지도력과 정치력이고, 외부로는 탁월한 외교력이 아닌가.

이런 비상시국에는 여당과 야당은 물론 민과 관이 따로 없을 정도로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부터 꺼놓고 해법을 찾을 때가 아닌가.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 수출 규제로 우리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는데 큰소리치고 국민감정 자극하고 ‘너 죽고 나죽자’ 식으로 나오는 것은 초등생 싸움이나 다를 바 없다.

문재인은 청와대 앉아 30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 열고 할 때가 아니다. 당장 아베에게 전화 걸어 만나자고 해서 정상 간 해결을 해야 한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확대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다. 당장 경제 폭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가 이중 삼중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하루라도 서둘러야 한다.

정상적인 나라라면 기업이 문제를 일으키면 정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일 진데, 어떻게 이 나라는 정부가 문제를 일으키고 기업이 해결하려고 나서는 꼴인가.

문재인 정권으로 본다면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이 정권이 삼성을 죽이기 위해 얼마나 악착같았나. 지금도 삼성 죽이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일본의 반도체 3대 소재 수출규제 조치를 보면 “삼성도 하루 만에 괴멸할 것이다”는 말리 에사롭지 않다.

실제로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을 살펴보면 궁극적으로 삼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포토레지스트 중 극자외선(EUV)용 레지스트는 삼성의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계획’을 위한 핵심 소재다. 그리고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폴더블폰, 갤럭시10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쓰인다.

삼성의 급소를 찌른 셈이다. 그러니까 그냥 내버려두면 이재용 회장 스스로가 이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면 결국 삼성은 일본에 의해 서서히 쓰리질 것이다. 좌파들이 쾌재를 부를 것이다.

일본 정부는 문재인의 수출규제 철회 요구에 대해 한국 측이 개선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 응하지 않겠다며 거부했다.

그리고는 규제 대상을 일부 공작기계와 탄소섬유 등 다른 수출품목으로 확대할 것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사태가 악화되면 어쩌겠다는 말인가. 무슨 대책이 있는가. 일본이랑 전쟁이라도 한번 벌일 생각인가? 아니면 이판사판 무역전쟁으로 같이 망할 생각인가?

일본이 이성을 되찾아 외교적 방식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기를 바라기 전에, 문재인이 먼저 감정적 주장을 접고 외교전문가나 일본통을 일본으로 보내 외교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재차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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