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비무장지대에서 미북 정상의 만남이 “사실상 미북 적대관계의 종식”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체로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라고 VOA가 4일 전했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인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문 대통령의 ‘미북 적대관계 종식 선언’ 발언이 미북 외교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나온 “희망에 찬 해석”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 간 외교가 미북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고가 줄 수 있다고 진정으로 믿고 있으며, 그것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이런 발언을 한 것 같다는 관측이다.
다만, 개인적 열망을 담은 긍정의 메시지 이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치어리더의 역할을 하는 것은 나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그 발언을 객관적인 분석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오핸런 연구원은 이어 북한이 여전히 핵무기를 만들고 있고, 국가예산의 20%를 국방에 쓰고 있으며, 자국민을 강제수용소에 가두는 등 ‘평화적인’ 나라들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아직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고, 그런 문제들이 지속되는 한 북한과의 ‘위장된 평화’에 기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국방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계속 핵 개발을 하는 상황에서 적대관계 종식을 논의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오히려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었고, 지금까지 단 한 개의 핵무기도 포기하지 않았으며, 핵 개발 시설을 중단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베넷 연구원은 그러면서 어느 한쪽만이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한다고 해서 그것이 저절로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군사적 관점에서 북한이 남쪽을 향해 전진배치한 대규모 군사력을 후방으로 빼지 않는 한, 적대관계가 종식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북한이 서울을 사정권에 두고 있는 전방 포대를 후방으로 돌린다면 적대관계 종식에 의미 있는 조치가 되겠지만, 아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대령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번 DMZ 만남이 비핵화 협상의 중대한 단초이긴 하지만, ‘적대관계 종식’의 시점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하는 북한의 위험요소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북한 전력의 70%가 DMZ 근처에 공세 태세로 배치돼 있는 등 위협이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맥스웰 연구원은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은 것이 의미는 크지만, 한국전쟁 종전 선언이나 평화협정 등을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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