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열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깜짝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외에 천명한 비핵화 약속처럼 북한 내부에도 일관된 비핵화의 의미와 명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3일 전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 내부적으로 설명할 ‘비핵화’의 명분과 관련해 김정은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와 대북제재에 따른 경제 위기 사이에서 오랜 희생을 대가로 핵 강국을 자부해왔던 북한 주민에게 이제 와서 핵을 포기하는 이유를 설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 탓인지 북한 당국은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양은 물론 지방 도시에서 정치학습을 통해 ‘핵 무력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때도 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를 언급했지만, 미북 간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대북제재도 완화되지 않아 여전히 북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아직 핵을 포기할 단계가 아님을 주장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 이시마루 대표의 해석이다.
북한은 그동안 김정은 정권의 근간이 되는 ‘유일영도사상에 관한 10대 원칙’에서도 핵보유국을 명시하고 주민들에게 핵 보유의 정당성을 설명해왔다.
이시마루 대표는 그동안 핵무기 개발에 많은 투자와 희생이 뒤따랐고 ‘핵이 없으면 죽는다’며 핵 강국임을 자축했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핵을 포기하겠다는 상황을 과연 북한 주민이 받아들이겠느냐는 정치적 부담감도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김정은의 입장에선 권위가 실추될 수도 있고, 북한 주민도 ‘대북제재가 미친 경제적 영향 때문에 빨리 핵을 포기하는 것이 좋은 것 아니냐’,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많이 양보했구나’, ‘미국에 이기지 못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럽게 설명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고, 김정은 정권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적지 않다.
북한은 계속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했지, ‘북한의 비핵화’를 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2005년 9.19 공동성명 합의 당시에도 문서에 ‘북한의 비핵화’가 쓰여있지만, 북한 내부의 당과 군에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조선반도에 대한 비핵화’란 내부 메시지에 변화가 없는 한 김정은이 따로 북한 주민을 설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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