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등을 탄 일본기업의 빠른 변화와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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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등을 탄 일본기업의 빠른 변화와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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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이들, 저녁이 있는 삶 추구
- 장시간, 잔업근무, 연공서열 문화는 역사적 유물화
- 기업전사, 산업전사 산업 역군 : 장시간 노동 미화 수단, 20세기 기업 문화의 상징
- 상사 환심사기, 눈치보기에 고객은 더 멀어져 가고, 기업은 시들고...
- 직원은 젊은데 “기업주는 30~40년 전 그 때 그 사람 그대로” : 인식의 불일치 불가피
- “많은 회의(會議)는 회의(懷疑)다”는 인식으로 바뀌어야 : 귀한 시간 살려내기
한국이나 중국으로부터 때로는 비야냥을 당하는 일본의 아베신조라는 정치인은 일본 경제 살리기에 진력을 다해 일손 부족이라는 우리로서는 부러운 경제 상황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인이나 재벌 기업은 “그 때 그 사람, 그 정신, 그 인식”이 날마다 새롭게 자라나는 한국 젊은이들의 새로운 인식, 창의성 등을 도외시하거나 무시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9년 현재의 한국 정치지도자들의 인식은 30~40전의 재벌 총수의 인식과 같을까 다를까? 곱씹을수록 답답해진다.
한국이나 중국으로부터 때로는 비야냥을 당하는 일본의 아베신조라는 정치인은 일본 경제 살리기에 진력을 다해 일손 부족이라는 우리로서는 부러운 경제 상황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인이나 재벌 기업은 “그 때 그 사람, 그 정신, 그 인식”이 날마다 새롭게 자라나는 한국 젊은이들의 새로운 인식, 창의성 등을 도외시하거나 무시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9년 현재의 한국 정치지도자들의 인식은 30~40전의 재벌 총수의 인식과 같을까 다를까? 곱씹을수록 답답해진다.

일본은 최근 취업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과감하게 받아들이는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고, 일손 부족에 대처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한국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기업 문화는 한국과 일본이 상당히 다르다. 일손이 매우 부족한 일본 기업으로서는 다양한 변신을 하지 않으면 영속적인 기업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지기 시작했고, 앞으로 계속 그러한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한 여성 직장인은 영업을 하는 부서에 근무하고 있다. 그녀는 일본 은행에서는 매우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은행에 취직했다. 그러나 번번이 자신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채택되지 않았다. 나아가 서류작성 등 해야 할 잡무들이 많아 늦게까지 야근을 해야 했다. 이른바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없게 된 것이다. 한국의 손학규 현 바른미래당 대표가 과거 선거전 캠페인 구호로 내건 것이 바로 저녁이 있는 삶'이다.

30세 전후의 그녀는 이러한 나날이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자신이 다니고 있는 은행에서 시야를 다른 곳으로 돌려보니 다른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제약회사에서 영업을 했던 자신의 아버지도 자신과 비슷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녀는 시간이 멈춰 있는 생활이라고 느끼며 살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그녀는 소프트웨어 기업 사이보우즈에서의 영업 일을 찾아냈다. 지금은 자기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회사에 제시하면 회사는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준다. 출근도 과거처럼 일정시간을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오전 중에는 자택에서 일하고, 거래처를 방문하기도 하며, 회사를 반드시 들러야 하는 것도 아니다. 어쩌다 꼭 회사를 출근해야 하는 날에만 출근하면 만사 오케이다. 그녀는 남은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요가를 시작했다.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원래 은행의 분위기는 역시 연공서열이다새내기들은 앞길이 까마득하다. 아무리 신선하고 기발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어도 커다란 기계의 한 부속품에 불과하다는 윗분들의 사고방식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새내기들의 앞길을 꽉 막아서고 있는 느낌을 준다. 그러니 끓어만 가는 냄비 속의 개구리 신세처럼 젊은이들은 좌절하기 쉽다. 처음에 그 뜨거움을 모르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시들시들해지며 죽어가는 참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예를 든 것이 좀 끔찍하기는 하다.

* 악명 높은 일본 기업, 혹사당하는 직원

일본은 현재 실업률이 26년 만에 최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극심한 인재 확보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력이 되는 젊은 세대의 상당수는 세계적으로 평판이 좋지 않은 일본기업에서 일하는 방법에 혐오감을 가지고 있다. 가끔 한국 기업들의 오너들이 갑질(Gapjil)'이라는 세계적인 고유명사를 새롭게 만들어 대며, 직원들을 못살게 닦달을 하는 기업이 있기는 하다. 일본 기업이라고 해서 선한 기업, 착한 기업, 좋은 기업이라고 일괄적으로 말하기에는 그렇지 못한 기어들도 꽤나 많다.

장시간 노동, 매우 어렵기만 한 상하관계, 기업에 대한 충성심이나 연공서열로 정해지는 보수체계 등이 요즘 젊은이들이 모여들지 않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이 젊은이들이 날카롭고 따가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기존의 일본 기업들의 악명 높은 노동문화에 변화가 일기 시작하고 있다.

최근 들어 상당수의 일본 기업들이 상사(윗사람)보다 고객을 바라보라혹은 지시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라는 등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재택근무와 더불어 더 많은 휴가 즐기기를 허용하면서 잔업 처리를 없애도록 장려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움직임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경제 성장이나 노동생산성에도 좋은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들여 끊임없이 일을 해야만 한다는 수많은 기업주들의 노동관(勞動觀)은 이제 기업역사박물관의 옛 유물로 전락하는 시대에 와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시행된 근로방식 개혁 관련법은 그 변화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잔업시간 상한 규제나 유급휴가 취득 의무화를 위반한 기업은 과태료를 물도록 했다.

그동안 기업들은 장시간 근로가 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 인사제도를 만들어 시행해 왔다. 장시간 일하는 것으로 인정되어 잔업비 혹은 특근수당을 받아가면서 승진하는 인사구조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무조건 장시간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간당 생산성을 중요시 한다. 시간당 생산성은 업무의 창의적이고 집중도로부터 나올 수 있다. 얼마나 작은 자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기존의 시간 죽이기 노동문화를 바꾸는 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이 부문에서는 일본이나 한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12년 총리 취임 이후 단계적으로 노동관련 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육아 중인 여성이 파트너로서 일하기 좋게 해 근로시간을 줄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대폭 줄였다.

평균 근로시간은 주요 선진 7개국(G7)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격차가 줄어들고 있으며, 경제협력새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을 밑돌게 됐다. 생산성 개선도 G7 회원국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 변화되는 기업문화

사이보우즈의 경우, 이 같은 기업의 변화가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을 가져다 줬다. 이 회사에서 장기간 근무한 한 사원에 따르면, 이전에는 종업원을 혹사시키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혹사당하는 일을 이유로 한때 연간 이직률이 28%에 이르렀다. 현재는 5%까지 떨어지고 외부 웹 사이트에서 구인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이 회사에 근무하는 또 다른 직원은 자신도 과거 기존의 일본 기업에서 나인 투 식스(9 to 6) 즉 아침 9시에 출근, 오후 6시에 칼 같이 퇴근 못하는 전형적인 회사에 근무했었지만, 지금 이 회사에서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일본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 서방 국가에서 노사분규가 빈발하는 가운데 일본기업은 기술면만 아니라 높은 기능을 가진 노동자의 헌신과 규율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었다. 일본의 기업 문화는 규모의 크고 작음을 불문하고 어떤 일에도 전력을 다할 것, 명령에는 토를 달지 말 것등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때로는 고객보다, 소비자 보다는 사내 윗사람 눈치 보기로 이어지는 행동양식으로 연결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생명보험 대기업인 스미토모생명은 이전에는 많은 사내 회의를 열거나 국내 각 지점의 보고를 상세하게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보다 알기 쉬운 고객 전용의 팸플릿을 만든다. 개인 정보 보호를 강화한다등의 유익한 업무를 충분히 할 수 없었다. 물론 퇴근 시간이 오후 9시나 10시가 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일은 사라졌다.

한국 기업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과거 한 때 삼성그룹에서는 회의(會議)는 회의(懷疑)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쓸데없는 회의를 과감히 내던져야 한다며 변화를 시도한 적이 있다. 회의적(懷疑的)인 회의(會議)귀중한 시간 죽이는 기계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인사부 근무하는 한 직원은 퇴근시간이 정확하게 지켜지자 그동안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게 됐다. 3년 동안 퇴근 후나 주말 시간을 넉넉하게 보낼 수 있었고,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자신을 위한 시간을 충분하게 활용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 회사를 대하는 인식은 물론 업무의 집중, 업무의 효율화 등 창의적인 근무자세를 갖추게 됐다고 말한다. 스미토모생명 전체로 2016년보다 잔업 시간이 5%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 연공서열은 이제 역사의 유물로

경제가 성장하던 시절 늦은 밤 사무실 빌딩에서 나오는 피로가 가시지 않은 직장인은 일본이라는 나라의 자존심의 원천으로 근로정신과 근성(일본어로 곤조)을 상징했다. 한국에서도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라는 TV광고문구도 이제는 잠을 자야 하는 야간에는 불이 꺼져 있어야 한다로 바뀌고 있다. 꼭 필요하다면 직원의 교대 시간 시스템으로 운용하면 된다.

일본 경제가 20년 이상 침체되고 자살, 산재가 증가하면서 그러한 기업전사상은 일본의 발목을 잡는 시대에 뒤떨어진 연공서열제도의 상징이 됐다. 한국에서는 기업전사라는 말 대신 산업역군, 혹은 산업전사라는 말로 장시간 노동을 미화시켰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른바 월급쟁이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신규 대학졸업자 전용의 취직 세미나에 출석해보면 이들은 물론 돈은 갖고 싶지만, 휴일도 취하고 싶다. 일이 즐겁지 않으면 오래 갈 수 없다는 인식을 가진 많은 젊은이들을 볼 수 있다.

일본은 일손 부족에 따른 변화 없는 기업은 생존이 어렵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그러기를 바라지만, 재벌(ChaeBeol)'이라는 독특한 한국 기업문화는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다.

한국이나 중국으로부터 때로는 비야냥을 당하는 일본의 아베신조라는 정치인은 일본 경제 살리기에 진력을 다해 일손 부족이라는 우리로서는 부러운 경제 상황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인이나 재벌 기업은 그 때 그 사람, 그 정신, 그 인식이 날마다 새롭게 자라나는 한국 젊은이들의 새로운 인식, 창의성 등을 도외시하거나 무시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9년 현재의 한국 정치지도자들의 인식은 30~40전의 재벌 총수의 인식과 같을까 다를까? 곱씹을수록 답답해진다.

한국에서는 늙은 주인(정치인/재벌총수)’젊은 직원(국민)’사이의 인식의 일치는 불가능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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