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가 켜진 줄도 모르고 나눈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밀담이 언론에 그대로 공개됐다.

김 정책실장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틀 전 새로 선출된 이 원내대표를 찾았다. 이 원내대표는 마이크가 켜진 것을 모른 채 김 정책실장과 “정부 관료가 말을 덜 듣는 것, 이런 건 제가 다 (이야기)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정책실장은 반색하며 “그건 해주셔야 한다. 진짜 저도 (정부 출범) 2주년이 아니고 마치 4주년 같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12일 “국민들이 모를 것이라 생각하며 나누는 그들의 대화는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겉다르고 속다른 오만하고 위선적인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아 씁쓸하다”고 논평했다.

한국당은 “모든 것을 지난 정권 탓, 야당 탓 하더니 이제는 공무원 탓을 한다”며 “잘못은 무조건 남 탓을 하는 DNA를 가진 청와대에 스스로 돌아보는 반성의 DNA는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4년차 레임덕 같다는 청와대 실세의 고백 아닌 고백을 들으면서 안쓰럽기까지 하다”며 “왜 민심이 대통령과 집권여당으로부터 떠나고 있고 공무원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지 정녕 모르는가”라고 물었다.

한국당은 “정책이 잘못되었으면 바꾸어야 한다”며 “잘못된 정책을 계속 고집하고 있는 청와대에 대해 공무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나”고 지적했다.

또한 “공무원들이 말을 안 듣는다고 뒤에서 불평하면서 군기 잡을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이 무엇인지 스스로 돌아보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