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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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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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속의 나 자신을 내가 기다리고 있다

^^^▲ 페트릭 헨리,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의 서시(序詩) 중에서 -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오래전 어느 정치가의 구호였다. 이것은 자유에 대한 네거티브 강세이다. 자유가 아니면 돈을 달라, 이 카피는 다음(daum.net) 카페의 한 이름이다. 돈이면 뭐든 할 수 있겠다는 포지티브 강세가 돋보인다. “돈=자유”라는 등식 때문인지 잘 모르겠으나, 우리는 어느 듯 돈 때문에 죽고, 죽이고, 때로는 죽여주는 사회에 익숙해진 것 같다.

스페인 남부 휴양지 “태양의 해안” 마르벨라는 세계에서 “한번 나와 봐라”하는 갑부들의 집결지로 유명하다. 유럽에서는 이곳에 별장이나 최소한 콘도쯤은 소유해야 상류층 행세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꿀 병에 파리 끓듯, 돈이 흥청대는 곳에 마피아도 한 목 한다. 한 2년 전 3억 달러가 넘는 돈을 세탁한 다국적 조직원들을 체포하여 지구촌에 큰 충격을 주었던 곳이다.

얼마 전 “하루에 백만 달러 쓰기”라는 프로를 보았다. 한 여성 앵커가 직접 돈을 소비하며 체험담을 풀어나가는데, 뉴욕에서 초일류 급의 호텔, 경호, 마사지, 차량, 카페, 패션, 보석, 요트유람 등을 자연스럽게 광고하는 효과를 내고 있었다. 큼직한 다이아몬드 반지 등으로 치장하고도 결국은 칠십만 달러도 못쓰고 말았는데, 보기에 따라서는 돈에 짓눌린 하루였다.

남자는 돈, 섹스, 권력이 본능이다. 이들 세 가지를 변수 x라 하자.
1. x 로부터 자유 - 심리적으로 받는 해방으로써 수동적 자유이다.
2. x 에의 자유 -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권리로써 능동적 자유이다.
3. x 를 통한 자유 - 법규로 보장된 혜택으로써 제한적 자유이다.
이와 같이 실제적으로 자유는 단순하지 않고 다의적 개념을 갖는다.

자연과학에서는 시간의 방향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쪽으로 잡는다. 이와 같이 인류문화사에서의 시간은 자유가 증가하는 쪽으로 방향 잡는다고 주장해도 좋겠다. 특별히 17세기의 서양은 자유가 종교로부터 해방되어 철학의 중심 과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갈파한 데카르트는 인간 중심의 근대철학 체계를 최초로 펼쳐 세웠다.

컴퓨터는 운영체계가 펌웨어로 내장되어 출하된다. 칸트는 이와 같이 사람에게 자유가 선험적으로 내재하며, 감각된 입력으로 세계를 파악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런 반면, 헤겔의 자유는 필연으로 가는 길목이다. 어떤 자연법칙이 목표를 향해 작용할 때 그 가능성을 자유라고 본 것이다. 유물론자들은 자유를 필연의 수순으로 본 헤겔의 이론에 따라 계급투쟁을 지휘했다.

사르트르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이다. 혁명적 유물론자가 자유를 사회적 차원에서 처리했다면, 사르트르는 개인적 차원에서 자유를 혁명적으로 보았다. 실존은 매순간이 디지털처럼 단절되어 있어서, 거의 모든 상황마다 여러 가지 가능성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며 앞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와 다르다. 그가 파악한 사람은 이처럼 피곤하다.

자유의 구조는 삼각형이다. 한 꼭짓점에 자유를 놓으면, 이것을 중심으로 좌로는 필연(또는 결정론)이, 우로는 우연(또는 임의성)이 펼쳐진다. 이때 필연과 우연의 꼭짓점을 연결한 선분이 자유에서 쳐다보면 지평선을 이루게 된다. 이 지평선을 카오스라 부른다. 자유라는 개념은 포괄적이기 때문에 삼각형의 넓이는 필연과 우연의 끝까지 모두 자유의 확장성으로 파악된다.

지금까지의 유물론적 사상은 필연과 자유의 양립가능성을 놓고 왈가왈부하며 내려왔다. 저들의 “다람쥐 쳇바퀴” 우화는 우연이란 허수부분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두꺼운 책에서 겨우 한 장을 펼쳐놓고 “앞이냐, 뒤냐”를 따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유물론은 실재론 중의 한 가닥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관념론적인 우연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약점이다.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을 빠트렸다. 그것은 자유가 따뜻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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