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자력갱생’, 트럼프 ‘FFVD’, 문재인 ‘우리 정은이’
김정은 ‘자력갱생’, 트럼프 ‘FFVD’, 문재인 ‘우리 정은이’
  • 손상대 대기자
  • 승인 2019.04.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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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손상대의 5분 논평]

오늘 드디어 김정은의 본색이 들어났다.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김정은의 주재로 9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10일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하며 처음으로 이틀연속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자력갱생을 앞세워 제재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드디어 김정은의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이 뒤의 말을 보면 그 모습이 더 확연하게 보인다. 김정은은 전원회의에서 “최근에 진행된 조미(북미)수뇌회담의 기본취지와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해 밝히면서 “우리나라의 조건과 실정에 맞고 우리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한 자립적 민족경제에 토대하여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당최 알 수가 없다. 청와대가 밝히기로는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갖고, 미·북 대화 재개를 위한 중재안을 제시할 예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고 했다.

그런데 방미 일정을 보면 청와대가 너무 큰 꿈을 꾸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국민들이 생각하는 큰 노력 없이 쉽게 다시 미북회담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10~12일 3일간 지는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실제 정상회담을 비롯한 외교활동은 11일 반나절에 한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오후 미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아무 외부 일정이 없으며, 정작 방미의 목적인 정상회담은 11일 오후 총 2시간 남짓으로 계획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시간 남짓으로 이번 방미 목적을 100%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청와대가 과연 정상회담 브리핑을 어떻게 할지 아주 기대가 된다.

사실 5월 문 대통령의 방미 때도 정상 간 소통 부족 문제가 제기되었다. 당시 30분으로 예정되었던 단독 회담은 기자단의 모두 발언만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약 34분 가량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으면서 정상 간 단독 회담은 20여 분으로 줄어들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1989년 10월 노태우 대통령 방미 이후로 30년 만에 각 측 퍼스트레이디가 단독 오찬을 가질 예정이라며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을 보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 급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과 텔레파시가 통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당최 알 수가 없는 일정을 가지고 방미를 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와 미국의 목소리를 보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확연하게 보인다. 청와대는 비핵화의 목표만 확인되면 단계적으로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를 이행하는 ‘굿 이너프 딜’ 방안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말도 참 잘 지었다. ‘굿 이너프 딜’

그런데 사실 현재 미국에서는 제재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과 협상 동안에도 최대 경제적 압박은 유지할 것이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했으며 ‘궁극적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유엔 안보리 제재는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대북 외교 목표에 대해서 ‘FFVD’ 즉,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의 원칙을 고수하며 지난 하노이 회담 때 김정은에게 제시했던 핵·탄도 미사일과 생화학무기, 대량살상무기 제거 등 '빅딜' 방안이 유지되고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게다가 미 국무부는 10일 최근 갱신한 '북한의 불법 선적 행위에 대한 지침 갱신'이라는 대북 제재 주의보를 한국어·일본어·중국어·프랑스어·러시아어 등 5개국 언어로 번역해 국무부 사이트에 게시까지 했다.

게다가 한발 더 나아가 미 재무부는 북한 이란 등의 불법 금융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재무부 테러·금융 정보국과 금융범죄단속반의 내년도 예산을 1460만달러(약 166억원) 더 늘렸다.

즉, 그나마 북한이 하고 있던 사이버 공격과 금융기관 해킹에 대해서도 미국은 더 장벽을 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있는 것이다.

김정은은 ‘자력갱생’, 미국은 ‘FFVD’ 문재인은 ‘굿 이너프 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정상회담은 단 2시간 남짓.

이 모습을 보면 우리 정부가 얼마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 안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것 같다. 이러니 안보파탄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이 있다. 그나마 있는 이 2시간의 단독회담에서도 양측 부인이 동석한다는 것이다. 사실 1박3일이라는 초단기 실무방문에 대통령 부인을 동행한 것도 이례적이니만 한·미 정상회담을 부부 동반으로 하는 것은 제 기억으로는 지금까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좋게 말해서 이례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 지금 이 방송을 보는 국민들께서는 어떤 생각과 어떤 말을 하고 계실지가 제 귀에 다 들리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이 일정을 우리가 짜서 미국에 전달해 주었다면 청와대가 어떤 말을 할지 뻔히 알기 때문에 놀랍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이 소식을 여러분께 전하면서 심각하게 생각할 것은 이 일정을 미국에서 제안했다고 하는 점이다.

사실 김정은에게 속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적으로 모두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만 줄곧 ‘우리 정은이 그런 아이 아니다. 우리 정은이가 분명히 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한 번 믿어주세요’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번 하노이 회담을 통해서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음을 분명하게 확인하였고, 문 정부와 만나도 하노이 회담 전과 같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하노이 회담 후에도 줄곧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보면 미국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 문 정부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게 될 지에 대해서는 외교 전문가가 아닌 저도 예상이 간다.

어쩌면 이번 문 정부의 방미 일정을 보면 미국이 문 정부를 생각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일정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북핵, 한·미 동맹 등 굵직한 이슈에 대해서 두 시간 내내 이야기를 해도 모자랄 시간이라는 것을 미국이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정을 짜서 청와대에 전달한 것을 보면 언제나 그랬듯이 대북 제재 완화만을 말하고 있는 문 대통령과 실질적 논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예상이 된다. 즉, 분명히 북핵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리 국민에게 정말 중요한 현안을 청와대의 그동안의 잘못된 언행으로 인하여 이제는 제대로 목소리조차 낼 수 있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외 전문가들은 그렇게 말했다. 김정은에게 속고 있는 것은 우리뿐이라고. 이제는 청와대에 그 속임수를 알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더욱 문제인 것은 알면서 속아주든, 정말 모르던 간에 이제는 한·미 동맹마저 파열음이 들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늘 분명히 김정은은 이야기했다. ‘자력갱생’ 더 이상 우리가 김정은을 싸고 돌 이유가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권이 계속해서 ‘우리 정은이를’ 외친다면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설 자리가 점차 줄어들 것임을 이번 방미를 통해서 분명히 인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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