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미국의 북한 비핵화 노력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워싱턴에서 나왔다. 전문가들은 북한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를 달성하려면 미국과 한국, 일본 이 세 나라가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는 원론을 강조했다고 VOA가 21일 전했다.

조지워싱턴대 국제대학원이 20일 ‘위기의 한일관계: 동아시아 화해와 안보의 전망’을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최근 한국과 일본 관계는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차 미북 정상회담 합의 결렬로 미북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지금, 세 나라는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데 한국과 일본이 반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패널로 참석한 마이크 모치즈키 조지 워싱턴대 교수는 북한 비핵화의 필수 조건은 3국의 협조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동맹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북한을 움직이려면 일본, 한국, 미국 사이에 매우 긴밀한 협력이 있어야 하며 그것이 근본 요건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과 일본은 과거에도 역사 인식과 교육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었지만 북핵이라는 공동의 위협 앞에 협력했는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지영 아메리칸대학 교수는 과거에도 한일관계는 좋았다 나빴다 했지만 북한의 위협에 맞서 두 나라가 정책 조율을 위해 협조해 왔는데 지금은 그 연결고리가 약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가 정권 지지율 등 한국 내 정치와 직결되는 만큼,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한일 갈등을 해결해야 할 유인책이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 내부의 정치적 이유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게는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정치적 유인책이 없다는 것이다.

타츠미 유키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한국이 진정으로 북한 비핵화를 추구하고 있다면, 일본과의 관계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 비핵화 과정에 일본의 참여는 실용적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며 장기적인 대북 경제 지원과 기술 지원 등에서 일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안보의 중심축인 미국이 한일 양국의 중재를 맡아야 하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그 일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한일 양국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활발히 논의해야겠지만, 이 문제로 안보와 평화를 위한 협력이 중단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