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와의 만남(6)-고경태기자의 1차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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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와의 만남(6)-고경태기자의 1차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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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태기자의 재답변입니다.

간단하게 심광웅씨의 질문에 답변하겠습니다.

저는 이 토론실에 정식으로 참여할 의사가 없습니다. 이것 때문에 넷츠고 회원으로 등록할 이유도 별로 없는 듯 하고..

이 토론실을 둘러보게 된 것은 아주 최근입니다. 제가 12월15일 금요일 한국군사학회와 베트남전 진실위원회가 공동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했었고, 그 뒤 참전군인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여기저리 인터넷을 떠다니다가 vietvet.co.kr 에 링크돼 있는 이 토론실을 발견했지요.

근데 토론은 1000여건이 들어왔는데 논의의 수준은 처음과 별 다른 바가 없는 듯 하군요. 심광웅씨가 말하는 '참전전우회는 배제되었다'는 등의 말은 더 이상 반박할 필요성조차 못 느낍니다. 대단히 실례되는 말씀이지만, 심광웅씨와는 정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심광웅씨, 다음부터 남의 말을 공적 자리에 옮기실 때는 반드시 녹음기를 지참하시고 녹음을 하십시오. 그런 다음 두번 듣고 세번 듣고 해서 남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도록 하십시오. 저는 참전군인들 취재할 때 반드시 녹음을 했습니다. 한국말은 '어'다르고 '아'다릅니다.)

하여간 그 문제에 관해 콩이니 팥이니 이야기하는 게 '왜곡의 확대재생산'만 부를 듯 합니다. 그리고 99년5월6일자 <한겨레21>에 구수정씨가 쓴 '아 몸서리쳐지는 한국군'의 네가지를 말씀하시는데

1. 한국군의 대대적인 독가스 사용(이건 심광웅씨의 표현이고, 본문에는 정확히 '주민들을 땅굴로 몰아넣고 독가스를 분사해 질식시킨다'는 생존자의 증언이지요)
2. B52에 의한 융단폭격 후 한국군 투입(본문에는 'B52'라는 말이 안 나옵니다. 그냥 "융단폭격으로 마을을 공격한 뒤 한국군 투입"이라고 나오지요. 'B52'라는 건 도대체 어디서 찾아내셨습니까. 구수정씨는 전투기 이름을 쓴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3. 불도저로 시체를 매몰.
4. 구덩이에 몰아넣고 소총 난사.(정확하게 이런 말이 나왔나요? 나왔다고 칩시다)

이 모든 것은 베트남 문화통산부 산하 '베트남전 전범조사위'가 한국군의 학살양상을 기록한 것과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쓴 것입니다. 단정한 것은 아니지요. 이것의 사실 여부는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대량학살이 있었느냐 없었느냐 와 함께 논의돼야 할 문제입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사실이 과장됐다면, 바로잡을 수 있겠지요.

아시겠지만 <한겨레21>의 숱한 보도에도 국방부는 요지부동입니다. 이건 함께 베트남의 생존자들과 전투기록, 당시 전투에 참여한 참전군인들의 증언을 종합해, 진상조사해야 할 문제이지요. 그 과정에서 함께 규명돼야 할 문제이지, 불도저를 썼느냐, 안 썼느냐. 독가스를 썼느냐 안 썼느냐, 그 독가스가 어떤 독가스냐만 따로 분리해서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종합적인 진상조사 뒤 <한겨레21>이 보도한 이런저런 내용이 과장된 측면이나, 그럴 소지가 있었다면 바로잡아야 하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그 내용들이 전부 근거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심광웅씨의 질문에 여러가지 답할 게 많지요. 이미 위의 네가지 중에는 <한겨레21>을 통해 참전군인의 증언으로 나간 사실도 있습니다. <한겨레21>지면에 나가지는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 들은 내용도 있고요. 저는 사실 피해자들의 증언보다 가해자들의 증언을 더 신뢰합니다. 참전군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비슷한 내용이 분명히 있지요. 그러나 심광웅씨가 제기한 네가지만 따로 떼어놓고 시시콜콜 따지는 건 문제의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거라고 생각합니다.

심광웅씨.

<한겨레21>에만 요구하지 마시고, 국방부에다가도 요구를 하십시오. "내가 보기엔 <한겨레21>이 말도 안되는 베트남전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소설 쓰듯 기사를 쓰고 있는데, 이건 꼭 바로잡아야 한다. 근데 정확히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다. 국방부가 나서서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진상조사단을 민관합동으로 꾸려 베트남에 가자. 그래서 독가스가 사용됐는지, 미군이 융단폭격을 한뒤 정말 한국군을 투입했는지, 정말 불도저로 시체를 매몰했는지 한번 과학적으로 따져보자." 이렇게 말입니다. <한겨레21>은 여러차례 요구를 했는데 국방부가 들은체도 안하는 군요. 이것이야말로 진실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 아닐까요?

더 자세한 것은 <한겨레21>에서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에 관한 저의 생각과 취재 뒷이야기를 담은 사이트를 만들 생각입니다. 그게 만들어지면 초청하겠습니다.

모든 분들이 늘 건강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한겨레21 고경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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