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산계, 독일 금수정책에 손실 우려 ‘왕따’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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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방산계, 독일 금수정책에 손실 우려 ‘왕따’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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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아라비아 향(向) 무기 금수조치로 티격태격
- 첨단 전투기, 미사일 등 수출 제동, 독일의 신속한 결단 요구
독일 대통령의 고문을 겸직했으며 싱크탱크인 저먼 마셜재단(베를린)에 소속된 토머스 클라인 블록코프는 “독일의 신뢰성과 자주성은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하고, “현재의 수출 정책이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독일에 이미 방위 산업이 존재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독일 대통령의 고문을 겸직했으며 싱크탱크인 저먼 마셜재단(베를린)에 소속된 토머스 클라인 블록코프는 “독일의 신뢰성과 자주성은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하고, “현재의 수출 정책이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독일에 이미 방위 산업이 존재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독일이 유럽 방위산업계로부터 왕따를 당할 수 있다. 유럽 방산업계와 사우디 향 무기수출 금지조치를 내린 독일 정부가 충돌하고 있다. 무기개발협력이나 유럽 공통의 방위정책 육성이라는 독일 자국의 야망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저명한 기자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문제와 관련, 독일 정부는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용 군수품 수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군축을 둘러싼 독일과 유럽 각국사이에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던 의견차이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독일의 이 같은 결단에 의해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4개국이 공동 개발한 유로 파이터 타이푼(Euro Fighter typhoon)” 전투기 48대를 사우디에 매각, 100억 파운드(14754억 원) 규모의 거래를 포함한 거액의 군수품 수주(受注)가 독일의 사우디 금수 조치 때문에 공중에서 맴돌고 있다.

나아가 유럽항공기 대기업인 에어버스(Airbus) 등 일부 기업에서는 자사 제품에 독일제 부품을 배제하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유로 파이터 타이푼에 관계되는 영국의 방위산업 대기업인 BAE 시스템즈는 독일에 의한 금수 조치는 자사의 실적을 압박한다며 독일 정부에 경고음을 보냈다. 영국, 프랑스 정부도 사우디 금수조치 철회하도록 독일 설득에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정부 연립 사회민주당(SPD)은 무기 매각에 신중한 유권자 또 다른 여당의 이탈을 피하면서, 사우디에 대한 무기 금수 지속과 보다 엄격한 수출 제한으로 합의를 도출해 내겠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및 영국과의 불화를 잠재우고 싶은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련(CDU)SPD가 독일의 산업과 고용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압박을 가하고 있다. SPD는 그러나 연립여당은 지난해 예멘 내전에 관여할 국가에 대한 무기 매각을 앞으로 중단하기로 합의 했다며 비난과 압박에 반발을 보이고 있다.

여당 내에서 의견이 정리되지 않자 독일 정부는 지난 31일 금수 시한을 현행 39일에서 3월말까지로 미뤄 놨다. 이에 따라 유럽의 동맹국들과 방위산업 내에서 우려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유럽 방산업계는 현시점에서는 문제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다면서 길이 완전히 막혀있다고 푸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 프랑스와의 협력

독일은 최근 다른 국가로의 무기 매각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기 수입 전체에서 독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2%도 되지 못한다는 게 유럽 방산 업계의 지적이다. 타국의 무기에 독일제 부품이 사용되고 있는 관계로 이익이 큰 무기 매각 프로젝트 자체가 기회를 상실할 가능성이 있어 이 같은 갈등이 초래되고 있다.

독일에 의한 대()사우디 금수조치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유로 파이터 타이푼 뿐만이 아니라 유럽 미사일 업체인 MBDA제의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도 추진 시스템과 탄두가 독일제이기 때문에 수출에 발이 묶여 있다. MBDA에는 에어버스, BAE 시스템즈, 이탈리아의 군수 대기업 레오나르도가 출자를 하고 있다.

유로 파이터와 미티어의 거래에 관한 각 계약은 어떠한 나라도 일방적으로 수출을 정지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그것은 구속력이 있는 정식 계약이 아니라 기밀성을 지킨다고 하는 각서이다.

독일 정부가 이들 계약을 준수하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무기 금수로 프랑스와 협력하지 않음에 따라, 프랑스는 앞으로 몇 십년간 독일과 함께 하는 거액의 무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앞서 구속력이 있는 합의를 체결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직접적인 이익이나 국가안보가 손상 된다는 경우에만 서로의 수출을 저지할 수 있다는 양국 간의 합의문서에 기초하고 있다.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사건과 같은 경우는 예외 사항이다.

그러나 독일의 연립 여당 내 균열이 그 같은 기존의 합의문서의 내용 성립을 막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또 양자 합의가 독일 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에어버스 디펜스 앤드 스페이스측은 새로운 전투기나 독일과 프랑스가 연말까지 서명할 예정인 새로운 유럽 드론(Drone) 공동개발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그 같은 합의는 필수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진지한 장기적인 해법을 찾지 못하면, 독일과 프랑스의 파트너십은 장기간 손상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같은 무기 갈등은 또 보다 통일된 유럽의 국방 물자 조달 프로그램, 나아가 유럽군 창설을 위한 독일과 프랑스의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 무기 수출은 공동 개발된 프로그램을 성공시키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며, 경제적 이득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수출 정책은 프랑스가 1970년대 공동으로 개발한 대전차화기의 후계를 개발하는 결정을 내린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독일은 이러한 사우디향 등의 무기 수출 금지 정책으로 유럽에서 고립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 문제가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한 곳에 대한 주제이고, 그래서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정부 내에서도 집중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어, 3월 안에 결단이 내려질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있다.

* 독일 왕따 ?

유럽에서는 무기에 대한 다른 입장(stance)을 어떻게 조절하느냐는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이 지금까지와 다른 것은 기업들이 독일을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 :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전제 부품의 약 1/3을 차지하는 독일제 부품을 유로 파이터로부터 배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에어버스 측은 중형 전술 수송기 C295에 독일제 내비게이션 라이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설계를 착수했다고 밝히고, 이 부품은 C295 전체 부품의 4%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또 공중급유기 A330 MRTT에서 사용되는 부품의 약 15%를 차지하는 독일 제품의 대체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급유기는 사우디를 포함한 12개국에 팔리고 있다.

프랑스는 독일과 공동 개발해 1970년대에 완성한 대전차 미사일 '미란'의 후계자를 독자적으로 개발 중이며, 또한 관계자에 따르면, 동국의 방위 트럭 메이커인 ARQUUS는 중동을 대상으로 저머니 프리(Germany Free : 독일제를 포함하지 않음)”의 트럭을 팔고 있다.

독일 대통령의 고문을 겸직했으며 싱크탱크인 저먼 마셜재단(베를린)에 소속된 토머스 클라인 블록코프는 독일의 신뢰성과 자주성은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하고, “현재의 수출 정책이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독일에 이미 방위 산업이 존재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독일 경제부가 위탁해 실시한 한 조사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산업에서는 2014년 고용자수는 100만 명에 달하고, 판매액은 3700억 유로인 한편 같은 해의 방위 산업에 있어서의 고용자수는 8만 명 정도, 그 매상은 약 250억 유로에 불과, 자동차 산업에 비하면 아주 미미하다.

무기 시스템으로부터 독일제 부품을 배제하는 움직임은 완료까지 2, 3년은 걸릴 것이다. 그것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려면 보다 더 긴 기간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의 거의 일치되는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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