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겨울 맞나요?", 계절잃은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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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겨울 맞나요?", 계절잃은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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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엘리뇨' 고온현상 지속, 다음달까지 계속될 듯

 
   
  ▲ 한겨울의 추위를 피해 눈썰매를 타는 어린이들.
하지만 올해는 따뜻한 날씨 탓에 눈썰매를 즐기는 사람마저 많이 줄었다.
ⓒ 뉴스타운 고영일
 
 

한겨울답지 않은 '봄 같은 겨울'이 연일 이어지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민들은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난방비 부담 등을 던 반면, 겨울과 관련된 각종 축제를 계획한 지방자치단체와 스키장, 난방용품 판매업계는 그야말로 울상이다.

철없는 ‘이상난동’ … 원인은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 때문

24일 서울지방의 아침 최저기온은 -2.0도로 평년(-5.7도)보다 3.7도나 높았다. 이 밖에 서귀포 5.6도(평년 3.1도), 울산 3.2도(평년 -2.6도), 부산 5.0도(평년 -0.6도), 강릉 0.8도(평년 -3.6도), 광주 0.8도(평년 -3.2도), 대전 -3.2도(평년 -6.0도) 등 남부지방은 대부분 영상의 포근한 기온 분포를 보였다.

이날 기온이 가장 낮았던 대관령도 -11.3도를 기록, 평년기온(-12.0도)을 웃돌았다. 특히, 1년 중 가장 춥다는 대한 절기인 지난 20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간 곳은 철원, 홍천, 대관령, 제천, 봉화 등 5곳에 불과했다.

실제로 1922년 대한에 영하 21도, 1966년에는 영하 18도까지 떨어졌던 서울의 기온은 이날(20일) 영하 2.7도를 기록했다. 올 겨울이 얼마나 포근한 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예년 같으면 벌써 얼어붙어야 했던 한강도 올해는 아직까지 멀쩡한 상태다.

기상청은 "한강이 결빙되려면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가 3일 이상 지속돼야 하는데 올 겨울은 이런 추위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면서 “이 상태라면 1991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한강이 얼지 않는 겨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겨울철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 온난화와 이에 따른 엘니뇨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원태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최근 포근한 겨울날씨가 계속되는 이유를 “북쪽의 차가운 대륙 고기압이 제대로 확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지구 온난화에 따라 엘니뇨현상이 심해지면서 아열대 고기압이 평년보다 더 강하게 발달하는 대신, 북쪽의 찬 대륙 고기압은 우리나라 쪽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동쪽으로 그대로 흘러나가는 바람에 고온현상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나라 겨울철 날씨의 대표적인 특징인 ‘3한4온’ 현상은 찬 대륙성 고기압과 상대적으로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이 주기적으로 교체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최근에는 이러한 패턴을 거의 따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구 온난화와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데 여름철 기온보다는 겨울철 기온이 더 크게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지구 온난화 등 기상 이변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 계속되는 이상고온으로 각종 겨울축제를 준비 중인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지난 주말 찾은 인제 빙어축제 행사장
ⓒ 뉴스타운 고영일
 
 

따뜻해진 겨울 … 지방자치단체 ‘비상’

봄처럼 따뜻한 날씨로 각종 겨울 축제를 준비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명태축제를 계획하고 있는 강원도 고성군은 올 겨울 명태가 아예 잡히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1986년 2만여 톤에 이르던 명태 어획량이 1995년 4,581톤, 1999년에는 1,147톤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7톤을 잡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속초 앞바다 표층 수온은 평균 9.5도로 예년보다 2도, 지난해 1월보다는 무려 4.5도나 높았다.

26일 빙어축제 개막을 앞두고 있는 강원도 인제군도 행사장 내의 얼음이 두껍게 얼지 않자 축소냐, 연기냐를 놓고 설왕설래하다 안전사고 대책에 만전을 기하기로 하고 개최를 최종 확정지었다.

인제군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상난동으로 행사 개최 여부에 고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축제 개막 전인 요즘에도 행사장을 찾는 시민들의 수가 하루 평균 수 천 명은 넘어서는 데다 성공리에 끝난 화천 산천어축제의 예에서 보듯 지방축제가 완전히 정착하기 위해서라도 개최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온 건조한 날씨는 울릉도에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울릉도 개척령(1882년) 반포 이후 처음으로 마련한 눈꽃축제가 올 겨울 이례적인 눈 가뭄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

울릉군은 당초 지난 10일부터 6일간 개최하기로 한 제1회 눈꽃축제를 다음달 10일부터 15일까지로 연기했다. 그러나 영상의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면서 그동안 쌓여 있던 눈이 모두 녹은 데다 기상청의 장기예보에도 눈 소식이 없어 축제 개최가 불투명한 상태다.

울릉도에 올 1월 내린 총 적설량은 9.0cm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8cm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이다. 울릉기상대는 “원래 울릉도는 겨울에 눈이 오지 않는 날이 며칠에 불과할 정도로 눈이 많은 곳”이라며 “예년보다 4~5도 높은 기상이변이 눈마저 적게 내리게 했다”고 분석했다.

다설(多雪)지역인 울릉도는 1955년 1월21일 하루 최고 적설량 150.9㎝, 1992년 1월에는 누적 최고 적설량 293㎝를 기록하는 등 매년 1월에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했었다.

이상고온 언제까지 … 다음 달에도 고온현상 이어질 듯

다음 달에도 고온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이 23일 발표한 3개월 예보(2월~4월)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의 평균기온은 평년(0~11도)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일시적인 대륙 고기압의 확장으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기습 한파가 찾아올 수는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2월에도 기온이 평년치를 웃돌면서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나타나겠다"며 "다만 한 두차례 기습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강관리에 유의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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