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논쟁 치열할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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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논쟁 치열할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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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정쟁의 대상이나 이권의 도구가 아니라 진실규명과 탐구의 영역일 뿐
2월 8일 5.18 국회 공청회
2월 8일 5.18 국회 공청회

1980년 5월 18일 전남 광주시 일원에서 벌어졌던 극단적 폭력사태를 한쪽에서는 민주화의거로 규정, 신성시하여 성역화를 서둘렀는가하면, 다른 일방에서는 예비군 무기고 탈취, 아세아자동차 습격, 좌익수수감 광주교도소 공격 등 일반시민이나 ‘학생’ 들로서는 엄두도 못 낼 사태가 벌어진 정황을 감안 ‘북한특수군’ 개입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들 문제는 5.18 특별법을 근거로 5.18관련자들에 대한 ‘국가유공자지정’에 따른 명예회복과 보상 등 합당한 조치가 이루어 졌으며, 5.18국립묘지까지 조성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네스코기록물 등재까지 마친 상태이긴 하지만, 5.18 실체관련 2% 부족분이라 할 ‘북한특수군’ 개입사실 규명이나 추적을 금기시하고 범죄시 해 왔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동안 특정 학자와 연구자들의 끈질긴 탐구와 일부 탈북자의 증언 등 간헐적으로 제기 돼 왔던 5.18에 북한군 개입의혹이 사실처럼 드러나기 시작한 것 중 하나가, 함경북도 청진시 소련군 해방군기념탑 인근에 위치한 ‘인민군영웅들의열사묘’ 현장 사진과 비석표면에 새겨진 남파무장공비 명단 등 관련 사실들이 입수 발표되면서 심증이 굳혀졌다고 볼 수 있다.

5.18을 신성불가침 한 민주화의 성역으로 여기는 측에게나 사실이 규명되고 검증보완 돼야 할 미완의 장으로 여겨 북한군 개입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측에게나 무기고탈취 교도소습격 등 상식수준을 벗어난 사건내막과 진실을 사건 가담자의 자백과 관련자의 증언, 명확한 물적 증거를 떠나 설(說)로서 설(說)을 덮겠다는 논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할 것이다.

5.18과 관련해서 두 가지 커다란 쟁점은 5.18당시 무고한 광주시민을 죽인 가해자가 폭력사태 진압과 질서회복을 위해 파견 된 대한민국 국군이냐, 민중봉기를 가장해서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하고 자유민주체제를 파괴하려고 은밀히 남파되어 무질서와 혼란 속에 시민군에 잠입 살상파괴 기습공격 점거 등 ‘유격전’을 시도하던 북한 특수군이냐 하는 것과 5.18특별법제정 시행 이래 지난 20년간 자고 나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5.18유공자’ 결정 및 명예회복 보상 등 일련의 심사과정과 그 결과로 국가로부터 엄청난 보상과 시혜 그리고 가산점 등 우대를 받고 있는 ‘유공자’의 명단을 공개하여 5.18과 무관한 부적격 부적합자가 끼어들었는지 여부를 밝히라는 국민적 요구가 폭발 점에 이르게 된 현실이다.

제반 의혹과 문제점을 말끔히 해소하여 5.18 당시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규명함’을 목적으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2018.3.13)’이 제정됐으며 동법 제3조 6에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개입 여부 및 북한군 침투조작사건을 진상규명의 범위에 포함시킴으로서 김일성 집단의 북한군 남파개입에 대해서도 조사 및 규명토록 규정돼있다.

이를 위해서 상임위원 3명을 포함 한 9명으로 위원회를 구성, 독립하여 업무를 수행하여 정치적 중립과 객관성을 유지토록 하고 있다. 따라서 위원회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정치적 외압, 간섭, 개입 등 일체의 부당해위를 금지함은 물론 조사결과의 객관성 유지를 위해 사건 당자사의 자백과 증언, 관련 자료와 증거에 대해 엄격한 검증과 치열한 논쟁도 불가피해졌다.

그런데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5.18 진상규명 공청회 발제자가 북한군 600명 침투설을 주장한데 대하여, 여야정치권은 물론 5.18관련단체 및 광주광역시장까지 나서서 5.18을 폠훼하고 피해자를 모독했다며, 공청회개최 및 참가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하고 발제자를 엄벌 하라는 둥 압력과 개입이 도를 넘고 있어 진상규명활동 자체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명색이 공청회란 자리에서 자신들의 정치사회적 입장에 반하는 주장이 나왔다고 해서 극단적인 증오와 적개심까지 드러내는 등 살벌한 공포분위기를 조성한다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입법 자체가 무의미 해지는 것이다. 북한군 개입여부는 부질없는 논쟁거리가 아니라 5.18의 역사적 성격과 의미를 재조명 정립하는 데 필수불가결의 요소이다.

따라서 5.18 진상조사활동에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 조사결과의 객관성 보장을 위해서는 정치투쟁이나 지역적 이해의 다툼이란 차원을 넘어서 5.18에 대한 역사적 진실규명과 민주화 투쟁으로서 정체성 및 정통성을 확립하는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말 한 마디 글 한 줄에 분노 격앙하는 감정적 대응보다는 냉철한 이성적 자세가 절실하다.

불쾌하다 괘씸하다 식의 감정적 태도와 접근보다는 반대주장을 경청하고 자신의 논리와 주장을 가다듬는 이성적 태도와 자세가 요구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도 부정 못할 증거와 객관성과 합리성을 보장할 확실한 자료 확보와 이를 통해 탄탄한 논리를 마련하여 가장 객관적이고 합당한 결론을 내기 위해 밤새 토론하고 치열하게 다투는 진리탐구의 장이 돼야한다.

예컨대 1977년 동두천에 근무하던 미군 기술사병 그렉 보웬(Greg Bowen)이 우연히 발견한 돌멩이 하나가 30만 년 전 구석기시대 주먹도끼로 밝혀져 한반도 역사의 상한연대가 일본역사가들이 못 박아 놓은 5억에서 30억년~50억년으로 대폭 상향 수정됨으로서 세계 인류문화사에 일대 파문을 일으켰던 바, 작은 돌멩이 하나가 역사를 바꾼 교훈에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번 5.18 진상규명과정에서 위원회의 노력과 정치권 및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성원여하에 따라서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지 모른다. 아무리 사소한 단서나 황당한(?) 주장일 지라도 묵살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감춰진 역사,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해 적극대처하려는 노력을 경주한다면, 새로운 진실이 밝혀져 코페르니쿠스적 반전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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