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만 모두가 '걸면 걸리는' 나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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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만 모두가 '걸면 걸리는' 나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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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두 총리지명자의 '인사청문회' 결과에 부쳐

^^^▲ 경향신문 그림마당 (7.27)^^^
오늘 오후 국회에서 장대환 총리지명자에 대한 표결이 있을 예정이다. 표결 결과야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최근에 있은 두번의 장-장 총리지명자에 대한 청문회를 통해 나타난 잘못된 현상 하나만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 나라의 지도자층 인사들의 도덕성에 대한 논란이고, 더 정확히는 지도자층에 대한 불신감의 팽배 현상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본질과 유리된 현상에만 집착한 데서 나온 잘못된 현상이다. 두 사람의 장씨가 청문회에 나와 보여준 부도덕성은 이 나라의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지 비단 지도자층이나 상류층에만 한정된 현상이 아닌 것이다.

전체적으로 시스템 자체가 잘못되어 있는 마당에 하나의 잘못된 사례를 집중 성토한다고 해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는 그런 식으로 사안을 몰아가고 있다. 잘못된 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미룬 채 당장의 드러난 현상에만 온통 관심을 쏟고 있다. 전형적인 '냄비근성'의 발현이다. 그러나 이것은 말 그대로 다만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사천만 모두가 '걸면 걸리는' 시스템에서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걸린 사람만 억울해하는 이런 임시방편적 대응논리로는 잘못된 시스템을 바로잡는 일이란 불가능하다. 그건 본질을 호도하는 일일 뿐이며 '센세이널리즘'을 이용한 '대국민 사기극'일 뿐이다. 마치 중세의 마녀사냥에 값하는 이런 놀음을 대체 언제까지 계속하고 있어야 할 것인가?

이에 뉴스타운에서는 새 정부 들어 의욕적으로 출범한 '부패방지특위' 구성을 두고 긴급히 내보낸 바 있는 진보수님의 '사정, 그만 끝내자!'는 글을 다시 전재키로 한다. 비록 지난 기사이기는 하지만, 장총리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아직도 저 기사가 나가던 시점에서 우리가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 편집자 주.


사정, 그만 끝내자! - 부패방지특위구성에 부쳐

- 제이비에스 진보수, jbs@jbs.co.kr


다시 사정 놀음이 시작되고 있다. 사실 이상한 일도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으레 있어왔던 일이 아니던가. 다만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이번에는 IMF라는 상황 때문에 약간 뒤로 미뤄져 진행된다는 것만 다를 뿐이겠다. 정치권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사회가 어수선할 때마다 늘 일어서는 이 사정 놀음을, 그러나 이제는 제발 그만두었으면 한다. 그것은 정말이지 너무나 역겹다.

그것은 언제나 국면 전환용일 뿐이었고, 사정이 사정으로서의 제 기능을 다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사정의 칼날에 맞아 쓰러지는 것은 언제나 힘없고 빽 없는 불쌍한 어린 백성들뿐이었다. 그런 마당에 또다시 이 무슨 얼어 죽을 놈의 사정 놀음이란 말인가? 제발 이제 그만 좀 해두자.

헛소리 말라는 따가운 질책의 소리가 들리는 듯만 싶다. 무슨 책잡힐 일이라도 한 모양이라는 의혹의 눈길도 느껴진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무슨 책잡힐 일이 있어서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헛소리를 하고자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사정을 그만 하라는 데는 그만한 사정이 있고, 시원해야 할 사정을 역겹다고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행해져온 방식의 사정이란 본질적으로 성공할 수가 없는 사정이겠기에 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나 먼저 한번 들어보자. 헛소리인지 아닌지는 그런 다음에 따져보기로 하자.

작금에 불고 있는 사정 바람의 뿌리를 찾자면야 끝도 없이 그 역사를 더듬어 올라가야 하겠지만 그러나, 여기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요점만을 전하는 데는 그리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삼청 교육대까지 갈 것도 없다. 바로 직전 정권이었던, 자칭 ‘문민정부’라는 김영삼 정부의 사정하는 양을 한번 살펴보기만 해도 된다. 그렇다. 그러므로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하기로 하겠다.


가장 오랜 사정을 한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강력한 사정 의지를 표명해오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바로 사정의 칼날을 뽑아든다. 대내외적으로 일고 있는 혁신에의 바램을 그는 사정을 통해 충족시키려 했던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사정을 제일 오래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정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원칙이 결여된 사정이란 말 그대로 사정(私情)에 흐를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토록 오랜 사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상은 부패와 비리로 얼룩져 있는 현실이 이런 사정을 잘 말해준다.

그동안 우리는 실패한 사정에 대한 수도 없이 많은 진단과 사정의 성공을 위한 수도 없이 많은 전문가적 처방을 들어왔다. 이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수백 권 분량의 보고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여기서 우리가 또 하나의 진단과 처방을 더하는 것은 도대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이다. 그리고 사실 우리는 그런 전문가적 식견을 갖고 있지도 못하다. 그러므로 그런 일일랑은 여전히 전문가들 몫으로 남겨두고, 여기서는 다만, 대체 어떤 곡절이 숨어 있었기에 그 사정은 그렇게 매번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사정의 바람에 동승하여 한번 살펴보기만 하는 걸로 만족하기로 하자. 누구라도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방식으로 말이다.

자칭 문민정부를 표방하고 나선 김영삼 정부였다. 민생과 관련한 사정이 우선적인 것임은 당연한 일이었고,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공무원의 부정부패 일소 및 지역 토호 세력의 비리 척결이었다. 의도는 좋았다. 그것을 두고 뭐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곳이 바로 우리 사회에 총체적으로 만연해 있는 부패와 비리의 한 온상일 수 있는 때문이다. 그러나 그 방법론이란 참으로 단순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계획도 없었고 원칙이나 철학도 없었고 비전도 없었다. 그런 사정 작업이 어찌 성공할 수 있는 일이었겠는가?

그 사정은 처음부터 벽에 부딪쳤다. 단적인 이유는 사정의 칼날을 쥔 자들이 결코 사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 지역 유지, 토호 세력이라는 말을 하는데, 주위를 한번 둘러보라. 그리고 사정의 칼날을 쥔 그들이 어울리는 부류들이 과연 어떤 이들인지를 한번 살펴보라. 사정의 칼날을 쥐고 있으면서 동아리를 만들어 그 울타리에서 살아가는 그들이 바로 지역의 유지이고 토호 세력은 아니던가? 이런 사정(事情)은 사실 정부 말고는 누구라도 알고 있을 법한 일이었다.

그리하여 첫 사정은 실패를 맞는다. 그리고 뒤늦게 이런 사실을 눈치 챈 김영삼 정부의 '빌린 머리들'은 잽싸게 움직였고, 그 결과로 나온 것이 바로 전국 지검과 지청의 검사들을 일거에 자리 이동시킨다는 대책이었다. 참으로 단순 명쾌한, 너무 단순해서 한편으로는 무식하게 여겨질 정도의 계책이었다. 그게 왜 무망한 노릇이었는지는 이후에 언급될 것이다. 하여튼 멋지게 치켜든 두 번째의 사정 또한 결국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자 김영삼 정부의 '빌린 머리들'은 다시 제2차로 자리 바꾸기를 단행한다. 이번에는 사정의 선봉에 서 있는 전국 검찰의 수장들을 모두 포함한 대대적인 물갈이였다.


그러나, 사정은 실패로 끝나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아름다운 사정이었는가? 그래서 이제 사회는 아름답게 정화되었던가? 김영삼 정부가 원하는 깨끗한 사회가 되었던가? 아니다. 애꿎은 사람들만이 그 더러운 사정의 오물을 쓰고 사회의 쓰레기로 전락되어 갔고,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사정은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렇게 공을 들인 사정이, 그토록 집요하게 추진했던 그 사정이 왜 아름다운 사정이 될 수 없었는가? 사정이란 본질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던가?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러면 왜 그 빌린 머리들의 사정은 성공할 수 없었는가? 무엇 때문에 실패했는가?

실패의 원인을 찾아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저 빌린 머리들이 취한 사정이 현장에서 진행되는 과정을 조금만 살펴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여기서 그 과정을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그러나 그러기에 앞서 한 마디 하자면, 저 '빌린 머리들'의 발상이란 기실 유치원생 수준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란 처음부터 불가능한 생각이었다. 한번 생각해 보라. 만일 그들 빌린 머리들처럼 이전 책임자를 믿지 못해 사정이 지지부진했던 거라고 한다면, 사정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관계가 의심스러운 것이었다고 한다면, 그것이 자리를 바꿔 앉은 책임자에게서 바로잡힐 거라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자리를 옮긴다고 해서 호박이 수박 된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더란 말인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것을 기대한다. 한 마디로 웃기지도 않는 한 바탕의 코미디일 뿐이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아주 진지하게 그런 일들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를 일이다. 그들은 혹시 그렇게 한번 자리를 바꾸면 이 나라가 서로 영원히 아니 보고 살 수 있는 그런 광대한 나라라도 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건지, 아니면 그런 시스템을 갖춘 훌륭한 나라라고 생각한 것이었는지 그건 모를 일이다. 그러나 어쨌거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디에 있든 그것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 그런 시스템 안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나라에서는 저 빌린 머리들의 기대란 기실 무망한 노릇일 뿐이다. 빌린 머리들 생각처럼 이전 책임자가 정말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그런 정도에 대한 대책 하나 없이 가만히 앉아 있을 거라는 생각은 도대체 얼마나 순진한 발상인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우리의 추적 범위를 보다 좁혀보도록 하겠다. 좀더 구체적으로 그 사정의 현장을 따라가 그 사정이 진행되는 구체적인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사정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결국 몇 번의 소동을 거쳐 이제 전국 지검과 지청에 새로운 수장들이 부임을 하게 된다. ‘역사적 사정의 임무’를 띠고 부임한 그들에게 있어 그 과업이란 지상 명령에 다름 아니다. 대통령의 의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것이 승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마당이니, 그 일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문제는 낯설고 물설은 곳에서 단기간에 사정 과업에 걸맞는 건수를 올려야 하는 일이다. 사실상 그런 일에 건수가 할당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던가. 아니라고 우긴다면 할 말이야 없겠지만 말이다.

에니웨이, 느닷없이 새로운 임지로 부임을 하게된 검사의 입장에서는 참 막막할 노릇이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 아니 보다 구체적으로는 어디서부터 건수를 채워나가야 할 것인가?

그건 그렇고, 여기서 우리가 역할 분담을 한번 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겠다. 모든 이가 선망해마지 않는 검사 노릇을 한번 해보자는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읽는 당신과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함께 말이다. 싫다고? 그렇다면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 당신은 어느 소도시에 새롭게 부임한 지청장 역할을 해라. 나 또한 새롭게 발령 받아온 그 아래 평검사 노릇을 한번 해보겠다.

당신은 오늘 아침, 검사들을 불러 모은 다음 근엄한 표정으로 말한다. 우리는 지금 사정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곳에 부임하였다. 그리고 이제 그 역사적 과업에 착수하려 한다. 내 목이 여기에 걸려 있다는 등의 말은 하지 않겠다. 다만, 한 건도 올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 평생의 은인은 결코 되지 못하리라는 점만은 강조해 두고싶다. 이상.


만만한 사람을 찾아라

수장인 당신도 황당한 건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당신 말을 듣고 있는 나도 참 황당하기만 하다. 정해진 기간 내에 대체 무슨 수로 건수를 채우라는 것인가? 에고, 대체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고,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는 법. 이번 일이라고 해서 어찌 방법이 없겠는가? 우선 잠시 나의 상황을 정리하고, 그리고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리해보도록 해야겠다. 현재 나는 모든 것이 생소한 곳에 갑작스럽게 부임을 받아왔다. 그리고 제한된 기간 내에 역시 배당 받은 건수를 챙겨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이겠는가?

그렇다. 우선은 이곳 경찰의 협조를 받도록 해야겠다. 도무지 생소하기만 한 이곳에서 내가 그나마 ‘목표물’을 낚아챌 수 있으려면 이곳 사정에 밝은 저 경찰들의 협조를 받는 일이 가장 우선적인 일이겠다. 뭐라고? 그 경찰들은 토착세력이 아니냐고? 하참나, 이거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나? 신성한 경찰에 의심의 눈길을 두시다니... 그런데, 이것봐, 당신 누구야? 한번만 더 그따위로 말하면 당신부터 먼저 정밀 사정에 들어가는 수가 있어! 알았어? 음... 그렇지, 그렇게 조용히 엎드려 있는 게 신상에 좋아, 특히 지금과 같은 이런 칼날 사정 상황 아래서는 말이야.

그나저나, 경찰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황금 같은 시간이 벌써 이틀이 지나가 버렸군. 뭐라고? 그 동안 지역 유지들과는 만나지 않았느냐고? 이 양반이... 지금이 때가 어느 때라고 그런 말을 해? 나 아무도 만나지 않았어(물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전해 듣기는 했지). 그나저나, 이것 봐, 내가 조용히 엎어져 있으랬지? 음... 어쨌든 좋아. 이제 경찰들에게 나름대로의 건수를 할당해두었으니 그들이 몇 개 정도는 알아서들 챙겨올 거야. 나는 그저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거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가만히 앉아 있을 수야 있나? 그렇지! 이번 사정의 목표가 지역 토착세력의 비리에 관한 것이었어.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이 없지만은 않겠어. 어이~ 여기 말이야, 이전 사건 기록들 전부 한번 가져와 봐. 바쁘니까 빨리!

역시 나는 머리가 좋아. 학교 다닐 때, 내가 뭐 폼으로 늘 수석 먹었겠어? 분명 이 사건들 중에 조금은 냄새나는 게 없지 않을 게야. 검토하다 보면 분명 엮어 넣을 만한 한두 개의 건수는 있기 마련이라구. 내가 익히 경험해본 터이니 그걸 찾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은 아니지. 어디 보자. 역시 그렇군. 여기 적당한 게 하나 있군. 아니, 이거 봐라. 이거야 뭐, 수두룩 부지기수인 걸. 기소 유예, 기소 유예라... 이거야말로 사정의 목표에 명실상부한 건수일 수 있겠어. 음... 이것들만 요리해도 잘하면 할당된 건수는 모두 채울 수 있겠어. 어이~ 이봐, 여기 이거 말이야. 약간 이상하군. 이 치들 말이야, 가서 한번 데리고 와 봐.


모래시계 검사를 위하여

뭐라고? 무슨 꺼리로 데리고 오느냐구? 이런 등신! 그냥 끌고 오면 되는 거지, 꺼리는 무슨 우라질 놈의 꺼리야? 언제부터 이 나라 검사의 말발이 그렇게 안 통했어? 하여튼 좋아. 껄끄럽게 굴거든 아무거나 몇 가지 덧붙여서 데리고 와? 걸면 걸린다는 법칙도 몰라? 모르면 국회의원 김문수라는 사람에게 한번 물어보고! 뭣이라? 그래도 그쪽이 따지면서 뎀빌 수가 있다고? 이런 덴장~ 꼭 뜨거운 맛을 봐야 한단 말이지? 그렇다면야 뭐 어쩔 수 없지. 뜨거운 맛을 뵈주는 수밖에는. 지금 보니 말이야, 판사가 내 동창의 후배 친구래. 수색 영장 바로 발부 받아 줄 테니까, 가서 그쪽 사무실에 있는 것 모두 모조리 사그리 하나도 남김없이 깡그리 훑어와 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봤어?

뭐라? 그 사람이 당신 사돈의 팔촌의 사돈의 외사촌 되는 사람이라고? 이거 봐, 이거 보셔! 당신 지금 때가 어느 땐지나 알고 그딴 소리 하는 거야? 가서 데리고 와! 그래 그래야지. 데리고 왔어? 뭐라고? 지금 없다고? 오늘 아침에 외국 출장 떠났다고? 이런~ 이봐, 당신 자꾸 이럴래? 당신 혹시 그치한테 미리 얘기해서 몰래 빼돌린 것 아냐? 그런 다음 없다고 하는 거 아니냐고. 아니라고? 음... 어쨌든 좋아, 장사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은 어쨌든 당신 도움이 필요한 게 사실이니니까... 이번에는 내가 참도록 하겠어.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러면 국물도 없을 줄 알아, 알겠어?

그러면 말이야, 이 사람 한번 데리고 와 봐? 뭐라고? 그 사람 집어넣으면 조금 시끄럽게 된다고? 당신 이거 나를 어떻게 보고 하는 소리야? 나 지금 열심히 사정 중인 검사야, 알아? 혹시 말이야. 당신 그 사람하고 무슨 안면 있는 것 아냐? 그래서 그러는 거 아니냐고? 뭐야, 그냥 호형호제 하는 친구 사이일 뿐이라고? 이런~ 그렇다면, 이 사람은 어때? 뭐야, 이 사람도 안돼? 그 사람하고는 함께 하는 사업이 있다고? 이거 봐, 이 사람 족치면 혹시 당신 걸려 들까봐서 그러는 건 아니겠지? 하기사 뭐, 맨날 밤낮으로 얼굴 마주 보고 사는 처지에 조금 껄끄럽기도 하겠구먼.

좋아 좋아, 다 좋아. 그렇다면 그냥 당신이 여기 이것들 대강 훑어보고 말이야, 어디 엮어 넣을만한 만만한 사람 없는지 한번 살펴 봐. 그리고 알아서 대강 몇 사람 데리고 와 보라구. 알았어? 에구, 빌어먹을 진작 이러고 말 것을... 내가 무슨 모래시계 검사라고. 편한 지름길이 있는 거를 애써 둘러 갈 필요는 없는 거였잖아.

여기까지만 하겠다. 아니, 글을 아니 쓰겠다는 것은 아니고, 검사 역할 하는 거는 여기까지만 하겠다는 거다. 내가 뭐, 능력이 있어 실제로 검사가 돼본 것도 아니고 또 계속 하다보면 그거 재밌어져서 이 나이에 검사 시험 봐볼 맘 생길지도 모르겠고 해서. 어쨌거나, 이런 상황에서 이제 검찰과 경찰이 눈에 불을 켜고 그야말로 표적 수사에 돌입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걸려들 사람이 누구일 거같은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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